포스코 이사회, 최정우 회장 차기 CEO 단독 후보로 의결

중앙일보

입력 2020.12.11 18:26

최정우 포스코 회장. 사진 포스코

최정우 포스코 회장. 사진 포스코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사실상 연임을 확정했다. 포스코는 11일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이사회를 열어 최 회장을 차기 최고경영자(CEO) 후보로 추천하는 안건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이에 따라 최 회장은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연임이 최종 확정된다. 임기는 2024년 3월까지다.

내년 3월 연임 확정

포스코 이사회(의장 정문기 성균관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날 오후 사외이사 7명으로 구성된 후보추천위로부터 최 회장이 차기 CEO 후보로 적합하다는 내용의 자격심사 결과를 보고받았다. 포스코 후보추천위는 정 의장 외에 박병원 전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김주현 전 파이낸셜뉴스 사장, 김신배 전 SK그룹 부회장, 장승화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박희재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 김성진 전 한경대 총장으로 구성돼 있다.

2018년 7월 취임한 최 회장은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지난달 6일 이사회에서 연임 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CEO 후보추천위원회가 한달 동안 대내외 평가, 인터뷰 등 자격 심사를 진행했다. 2000년 민영화 이후 포스코 회장 선출은 이사회에서 이뤄진다. 회장이 임기 도중 물러날 경우 이사회가 승계협의회(Council)을 설치해 회장 후보를 추린 뒤, 다시 후보추천위 자격 심사를 통해 최종 후보를 추천한다. 이번처럼 연임하는 경우엔 후보추천위가 바로 가동된다.

포스코 로고

포스코 로고

정문기 이사회 의장은 “최 회장이 구조조정을 통해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구축했고 어려운 경영 여건 하에서도 철강 사업 회복, 신성장 동력 발굴로 미래 기업 가치 향상에 기여한 점을 평가했다"고 말했다.

새 성장동력 발굴 성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극심한 경영환경 악화에도 포스코 실적이 선방했다는 점이 최 회장 연임을 가능케 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 2년여 동안 비(非) 철강 분야 새 성장동력 발굴에도 힘을 쏟아온 점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대표적인 새 성장동력은 전기차용 배터리 소재 사업이다. 포스코케미칼은 배터리 핵심 부품인 양극재와 음극재를 모두 생산한다. 지난해 8월 광양공장에 연간 3만t 규모의 차세대 배터리용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양극재 생산라인 증설에 2895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포스코케미칼 광양공장.포스코는차세대 배터리 소재 생산라인 증설에 2895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사진 포스코케미칼

포스코케미칼 광양공장.포스코는차세대 배터리 소재 생산라인 증설에 2895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사진 포스코케미칼

지난 7월엔 경북 포함 동해면에 인조흑연 음극재 생산공장을 착공했는데, 2177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배터리 수명과 주행 거리를 늘릴 수 있는 차세대 배터리용 음극재로 꼽힌다. 이밖에 포스코는 액화천연가스(LNG) 사업과 해외 곡물터미널 운영 등 트레이딩 분야 사업도 확대 중이다. 철강 분야에선 고부가 제품을 통해 이윤을 늘리고, 장기적으로 비철강·신성장 사업 수익비중을 60%까지 늘리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안전사고 예방이 최우선  

최 회장은 취임 이후 ‘기업 시민’ 이념을 도입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밝혀 왔다. 이른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통해 주주들의 신뢰를 더욱 높여가겠다는 복안이다.

지난 임기 중 잇따른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일은 반드시 이뤄야 할 과제다. 지난해 6월 광양제철소에서 폭발 사고로 1명이 숨진 것을 비롯해 2018년에도 유독가스 질식으로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지난달에도 광양제철소에서 폭발사고로 4명이 숨졌다.

지난해 7월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정전이 발생해 제철소 측이 폭발을 막기 위해 가스를 배출했고 검은 연기가 일대를 뒤덮으면서 시민들이 크게 놀랐다. 뉴스1

지난해 7월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정전이 발생해 제철소 측이 폭발을 막기 위해 가스를 배출했고 검은 연기가 일대를 뒤덮으면서 시민들이 크게 놀랐다. 뉴스1

포스코는 지난 2일 안전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향후 1년간 1조원을 추가 투자해 위험하거나 낡은 시설을 개선하겠다고 밝혔지만, 지난 9일 또다시 포항제철소에서 하청업체 직원이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탄소 중립 등 과제 산적”

포스코는 민영화 이후 회장 임기 3년에 연임할 수 있도록 제도화했지만, 정치권 등의 압박으로 지금까지 연임 임기를 채운 회장은 없었다. 이구택 전 회장은 연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사퇴했다. 정준양 전 회장도 연임 후 1년 8개월 만에 사퇴했고, 권오준 전 회장도 두 번째 임기를 1년 반 가량 남긴 상황에서 떠났다.

포스코는 난제가 산적해 있다. 정부의 ‘2050년 탄소 중립 비전’에 따라 포스코도 탄소 배출량을 제로(0)로 만들겠다는 ’넷 제로(합이 0이라는 의미)' 계획을 이날 이사회에서 확정했다. 철강 산업은 대표적인 탄소 배출 산업이다. 지난해 국내에서 가장 많이 이산화탄소를 배출한 회사도 포스코(8148만t)였다. 포스코는 탈(脫) 탄소에 1조원을 조기 투자해 공정 개선과 친환경 기술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포스코는 올해 광양제찰소 3고로 개수작업을 통해 스마트, 친환경 용광로를 선보였다. 최정우 회장이 다시 가동하는 고로에 불을 넣고 있다. 사진 포스코

포스코는 올해 광양제찰소 3고로 개수작업을 통해 스마트, 친환경 용광로를 선보였다. 최정우 회장이 다시 가동하는 고로에 불을 넣고 있다. 사진 포스코

민동준 연세대 신소재공학과 교수는 “2050년 탄소중립 비전에서 볼 수 있듯, 철강업계는 전에 겪어보지 못한 변화의 한가운데 있다”며 “최 회장이 연임 이후 포스코 앞에 놓인 산적한 숙제를 얼마나 해결해 나갈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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