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도 카드사도 '계좌' 만든다…점점 흐려지는 금융업 경계

중앙일보

입력 2020.12.11 16:32

업데이트 2020.12.11 21:30

카드사와 빅테크(대형 정보통신) 기업이 종합지급결제업에 진출할 수 있게 된다. 종합지급결제업의 핵심은 계좌 발급이다. 은행이 아닌 일반 기업도 계좌를 만들어 소비자의 돈을 보관할 수 있게 돼 금융업권 간 경계가 허물어질 전망이다.

모바일뱅킹 이미지.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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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페이도 신한카드도 ‘계좌’ 만든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0일 ‘제5차 디지털 금융 협의회’를 열고 빅 테크 기업과 신용카드사에 종합지급결제업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종합지급결제업은 현금 보관을 비롯해 결제, 송금, 금융상품 중개 등을 제공할 수 있는 플랫폼 사업이다. 종합지급결제업자는 은행처럼 계좌를 만들 수 있고, 이 계좌로 카드값 납부와 급여 이체 등 은행 업무가 대부분 가능해진다.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페이 같은 빅 테크 기업들은 종합지급결제업 라이선스를 취득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들 기업은 이미 현금 보관, 결제, 송금, 금융상품 중개 사업을 하고 있지만, 자체 계좌는 개설할 수가 없어 소비자들은 은행 계좌를 페이 계정에 연결해야만 했다. 페이 계정에 보관할 수 있는 현금 액수도 200만원으로 제한됐다. 앞으로는 페이 업체들도 자체 계좌를 만들 수 있게 되며 은행에 준하는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단, 소비자에게 예금 이자를 줄 수 없으며 대출도 취급할 수 없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카오페이를 통해 계좌 이체를 하고 보험·펀드 등 금융 상품 가입을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카카오페이 계좌로 급여를 받고 카드비가 빠져나가도록 하는 것도 가능해진다”며 “소비자 입장에선 예금 이자를 못 받을 뿐 은행 서비스와 별 차이가 없다고 느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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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종합지급결제업’이라는 새로운 라이선스를 만들어 낸 이유는 그간 은행이 독점한 계좌 발급 권한을 카드사와 IT 기업에 열어줌으로써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서다. 서정호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5일 ‘종합지급결제업 도입과 향후 과제’ 보고서에서 “종합지급결제업 도입은 금융업계와 플랫폼 사업자 간 협업하는 환경을 만들고 핀테크 기업이 온라인 전문 금융 기관을 거쳐 정식 금융 기관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카드 결제 이미지. 셔터스톡

카드 결제 이미지. 셔터스톡

카드사 숙원 해결…경쟁 가속화

그동안 카드사는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등 빅테크 기업이 종합지급결제업에 진출해 고객 계좌 기반의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카드 결제 정보만 보유한 카드사가 불리하다고 주장하며 종합지급결제업을 허용해 달라고 요구해왔다.

금융위는 이를 반영해 지난달 27일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전자금융거래법(이하 전금법) 개정안에 종합지급결제사업자의 겸업 가능 업무를 포괄적으로 제시했다. 향후 전금법 시행령을 개정할 때 카드사와 핀테크의 겸업 가능 업무 범위를 구체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전금법 개정안으로 카드사들도 종합지급결제업에 참여하게 되고 은행이 독점했던 수신 기능이 약화하는 만큼 금융업계의 신사업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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