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시험우주선 폭발에도···라이벌 베이조스가 축하한 까닭

중앙일보

입력 2020.12.11 05:00

업데이트 2020.12.11 10:30

일론 머스크가 세운 스페이스X의 스타십 우주선 시제품인 SN8이 9일(현지시간) 텍사스의 스페이스X 기지에 착륙하던 중 폭발했다. [CNBC 캡처]

일론 머스크가 세운 스페이스X의 스타십 우주선 시제품인 SN8이 9일(현지시간) 텍사스의 스페이스X 기지에 착륙하던 중 폭발했다. [CNBC 캡처]

"필요한 모든 데이터를 얻었다. 스페이스X팀 축하한다"

9일(현지시간) 스페이스X의 시험 우주선이 착륙 과정에서 폭발한 뒤 나온 CEO 일론 머스크의 반응이다. 그리고는 "화성, 우리가 간다"고 다짐하듯 덧붙였다.

지상으로의 착륙 과정은 매끄럽지 않았지만 머스크의 눈은 이미 우주 저편의 화성을 보고 있다는 얘기다. 현지 매체들 역시 실험이 성공적이었다면서 머스크가 '인류의 화성 이주'라는 꿈에 또 한발 다가섰다고 평가했다.

스페이스X는 9일(현지시간) 텍사스주 보카치카 발사 기지에서 높이 50m, 직경 9m의 대형 우주선을 발사했다. 스타십(Starship) 우주선의 초기 모델인 SN8, 여덟 번째 시제품이다. SN8은 탄두 모양의 우주선 머리 부분인 '노즈콘'을 비롯해 표면 제어장치인 '플랩'과 엔진 3개를 처음으로 장착했다.

스페이스X의 첫번째 거대 스타십 유인우주선인 SN8이 9일(현지시간) 텍사스 보카치카 발사 기지에 착륙 하는 모습.[로이터=연합뉴스]

스페이스X의 첫번째 거대 스타십 유인우주선인 SN8이 9일(현지시간) 텍사스 보카치카 발사 기지에 착륙 하는 모습.[로이터=연합뉴스]

이날 SN8은 6분 42초간 비행을 마치고 착륙하다 땅에 충돌해 폭발했다. SN8에는 아무도 탑승하지 않았다.

머스크는 자신의 트위터에 "착륙 중 연료탱크의 압력이 낮아 접지 속도가 빨라졌다"며 폭발 이유를 설명했다. 매끄러운 착륙을 위해서는 로켓이 땅에 닿기 전 역추진력을 확보하며 천천히 내려와야 하는데, 이날 로켓 엔진이 재점화할 때 연료통의 압력이 낮아 속도 조절에 실패했다는 얘기다.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CEO.[AFP=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CEO.[AFP=연합뉴스]

사고 직전까지 비행 계획대로 이뤄져

폭발이 있었음에도 실험은 성공적이었다는 게 현지의 평가다. 폭발 상황도 예견하고 있다는 것이다. 머스크는 지난 10월 말 이번 SN8 시험 발사와 관련해 "빠른 예기치 않은 해체, 즉 폭발도 가능하다"고 트위터에 언급했다. 그는 이어 "다행히 SN9가 거의 준비 됐다"고 밝혔다.

스페이스X의 스타십 유인우주선 SN8이 9일(현지시간) 텍사스 보카치카 발사 기지에 착륙하면서 땅에 부딪혀 폭발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스페이스X의 스타십 유인우주선 SN8이 9일(현지시간) 텍사스 보카치카 발사 기지에 착륙하면서 땅에 부딪혀 폭발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스페이스X는 모든 비행이 계획대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목표치인 12.5㎞ 상공(성층권) 까지 솟구쳐 올라 스타십 로켓 중 첫 고고도 비행 기록을 세웠다. 

앞선 세 차례의 시험 비행에서는 150m가량 저고도 비행이 이뤄졌다. 지난 8월에는 깡통 모양의 우주선 SN5가 152.4m 상공까지 수직으로 발사돼 45초간의 비행을 마치고 무사히 수직 착륙에 성공했다.

이는 스타십 프로젝트가 계획대로 이뤄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지난 10월 국제화성학회 설립자 로버트 주르빈은 온라인으로 열린 국제화성학회에서 "스페이스X는 화성에 인류를 운송한다는 가장 큰 단일 과제를 책임지고 있다"며 "개인적으로는 올해 스타십 우주선을 성층권으로 보내고 내년 지구 궤도로 올리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스페이스X의 경쟁사인 블루오리진을 설립한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도 트위터에 쓴 글에서"오늘 실험이 얼마나 어려운 내용이었는지 아는 사람이라면 감동했을 것"이라고 축하의 뜻을 전했다.

26개월마다 열리는 '화성 발사창' 

지난 8월 4일 지상 152m까지 수직으로 올라갔다가 수직으로 착륙하는 데 성공한 스페이스X의 스타십 로켓 SN5의 모습. [EPA=연합뉴스]

지난 8월 4일 지상 152m까지 수직으로 올라갔다가 수직으로 착륙하는 데 성공한 스페이스X의 스타십 로켓 SN5의 모습. [EPA=연합뉴스]

스페이스X는 향후 스타십 크기를 122m까지 늘여 최대 탑승인원 100명에 달하는 대형우주선을 개발, 2050년까지 인류의 화성 이주를 완수하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화성 탐사는 태양과 지구, 화성이 일직선이 되는 해에 이뤄진다. 주기는 26개월마다 돌아온다. 일직선이 되는 해를 '발사창이 열렸다'고 표현한다.

올해 발사창이 열린 데 이어 2022년과 2024년, 2026년에 다시 열린다. 각국의 화성 탐사 시간표도 이에 맞춰 이뤄지고 있다. 올해 7월에만 미국, 아랍에미리트(UAE), 중국이 잇따라 화성으로 우주선을 발사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머스크는 지난 1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미디어 그룹 악셀 슈프링거 어워드에서 2022년에 무인탐사선을 화성에 보내고, 적어도 6년 안에는 사람을 화성에 보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는 "2026년까지 인간을 화성에 착륙시킬 것이라고 자신한다"면서 "운이 좋으면 4년 만에도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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