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내일 조두순 온다, 초긴장 안산..."불안해서 이사간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4면

미성년자 성폭행범 조두순 출소를 이틀 앞둔 10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의 한 방범초소 주변에서 경찰들이 순찰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성년자 성폭행범 조두순 출소를 이틀 앞둔 10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의 한 방범초소 주변에서 경찰들이 순찰하고 있다. 연합뉴스

“나 이 동네 무서워. 이게 무슨 날벼락이니…”

10일 오후 1시 경기도 안산시의 한 주택 앞. A씨는 다른 지역에 사는 아들과 통화하다 울먹였다. 집 근처에 방범초소와 폐쇄회로TV(CCTV)가 설치되자 ‘혹시 조두순 집이 근처에 있나’라는 걱정에 휩싸였다. A씨는 “불안해서 못 살겠다. 일단 이사부터 갈려고 한다”고 말했다.

조두순 출소 앞둔 안산 긴장  

10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한 주택가에서 경찰이 순찰을 강화하고 있다. 뉴시스

10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한 주택가에서 경찰이 순찰을 강화하고 있다. 뉴시스

아동 성폭행 혐의로 징역 12년을 복역한 조두순(69)이 오는 12일 출소하면서 안산시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이날 한 60대 남성은 조두순 부인이 이사했다고 알려진 동네에서 “내 손주가 이 동네에 산다. 내가 그 XX 죽여버릴 거다. 발도 못 붙이게 할 거다”라며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안산시와 경찰은 조두순의 출소 후 방범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조두순은 출소 후 7년간 전자발찌를 착용하고 지정된 전담 보호 관찰관으로부터 24시간 1대1 밀착감시를 받게 된다. 안산시는 조두순 아내가 최근 새로 전입신고를 한 거주지 근처에 폐쇄회로TV(CCTV) 8개소 15대 이상을 설치했다. 올해 안산시는 CCTV 247대를 새로 설치했고 연말까지 20여대를 추가한다.

안산시는 또 신규 채용한 무도 실무관 6명을 포함한 청원경찰 12명을 24시간 순찰조로 투입할 계획이다. 경찰은 조두순 거주지 인근에 방범초소를 설치하고 11일부터 24시간 운영한다. 경찰서 여성청소년 강력팀 5명도 조두순 대응팀으로 지정했다. 안산시 관계자는 “경찰 등 유관기관과 협력해 안산시민 누구도 피해받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10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의 한 방범초소 주변에서 경찰들이 순찰하고 있다. 연합뉴스

10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의 한 방범초소 주변에서 경찰들이 순찰하고 있다. 연합뉴스

시민 불안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시민 B씨는 “지역 특성상 어린이나 학생이 많이 산다. 불안하다 보니 이사밖에 답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조두순 예상 거주지 반경 100m 이내에는 어린이집이 1곳, 500m 안에는 초등학교와 고등학교 각 1곳이 자리해 있다.

경찰, 사적 보복 엄중 처벌   

전문가들은 CCTV와 방범초소가 근본적인 대안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승재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대책은 그를 둘러싼 환경에 치중하고 있다”며 “‘조두순’이라는 사람에 집중해 대책을 세워야 한다. 출소자 준수 명령에 ‘특정범죄 치료 프로그램의 이수’ 내용에 성 충동 약물치료가 포함되도록 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사람에 집중한 대책이 사회에 잠재해 있는 수많은 ‘그놈’(성범죄자)을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 유튜버 사이에서는 사적 응징 예고까지 나오고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조두순의 구체적인 이동 방법에 대해선 사적 보복 등 돌발 상황 등을 고려해 담당 보호관찰소, 경찰 등과 여러 가지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개인을 향한 폭행 등 현행법에 어긋나는 행위는 처벌 대상”이라며 “불상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치안 활동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안산=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