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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세트 주세요"가 암호...손님이 돈 더 내고 가는 中착한식당

중앙일보

입력

중국 베이징 산위안치아오에 "세트 A 주세요" 한마디만 하면 22위안(3600원)짜리 우육면을 공짜로 먹게 해주는 '착한 가게'가 등장했다. 단, 정말 어려운 처지에 놓였을 때만 그렇게 해달라는 게 가게 측의 부탁이다.

최근 중국 신화사와 CCTV 등에 따르면 국수 등을 파는 가게 '더순쟈이'의 점장인 위청하오는 두 달 전 '세트 A'라는 특별메뉴를 만들었다. 어려운 이들에 공짜로 주는 음식이지만 이름만 들어선 그런 느낌이 들지 않는다.

음식을 시킬 때도 자신이 처한 상황을 일일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 "세트 A 주세요" 한 마디면 도움이 필요하다는 '암호'로 여기고 바로 군말 없이 우육면을 내준다.

위는 세트 A를 만든 이유에 대해 "나 자신이 받았던 도움을 다시 사회에 환원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에서 ″세트 A 주세요″라고 하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공짜로 우육면을 주는 식당이 등장해 화제다. 주인 위청하오가 과거 소매치기를 당하고 핸드폰도 없이 막막했던 자신에게 쌀국수를 내주었던 식당 주인을 떠올리며 만든 것이라고 한다. [신화사 위챗]

중국에서 ″세트 A 주세요″라고 하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공짜로 우육면을 주는 식당이 등장해 화제다. 주인 위청하오가 과거 소매치기를 당하고 핸드폰도 없이 막막했던 자신에게 쌀국수를 내주었던 식당 주인을 떠올리며 만든 것이라고 한다. [신화사 위챗]

지난 2012년 윈난 쿤밍의 한 대학에 합격했던 그는 길을 걷다 지갑을 소매치기 당하고 핸드폰까지 도둑맞았다. 돈 한 푼 없이 터덜터덜 걷고 있는데 마침 근처 쌀국수집 주인이 위청하오를 보았다.

가게 주인 위청하오는 가게에 다음과 같은 게시물을 내걸었다. 그는 "사람은 밖에서 어려움에 직면하는 것은 피하기 어렵다"면서 "우리 가게는 무료로 식사를 제공하며 보답을 바라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단지 당신이 능력이 생겼을 때에는 다른 사람을 도와달라"고 적었다. [신화사 위챗]

가게 주인 위청하오는 가게에 다음과 같은 게시물을 내걸었다. 그는 "사람은 밖에서 어려움에 직면하는 것은 피하기 어렵다"면서 "우리 가게는 무료로 식사를 제공하며 보답을 바라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단지 당신이 능력이 생겼을 때에는 다른 사람을 도와달라"고 적었다. [신화사 위챗]

쌀국수집 주인은 위에게 쌀국수 한 사발을 내줬다. 한 그릇을 다 비우니 이번에는 차비로 쓰라며 5위안을 쥐여줬다.

그때 위는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쌀국수집 주인처럼, 나중에 자신도 어려움에 부닥친 다른 사람을 돕겠다고 마음먹었다.

위청하오는 "사람은 누구나 살다 보면 어려움을 겪기 마련"이라면서 "(도움을 받은 사람은) 나중에 능력이 생기면 그때 다른 사람을 도와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가게를 찾은 한 손님이 공짜음식을 주는 주인의 따뜻한 마음에 감동했다며 엄지를 치켜 올리고 있다. [신화사 위챗]

가게를 찾은 한 손님이 공짜음식을 주는 주인의 따뜻한 마음에 감동했다며 엄지를 치켜 올리고 있다. [신화사 위챗]

'세트 A'의 사연이 알려지자 온라인상에는 중국 네티즌들의 상찬이 잇따랐다. 한 네티즌은 "중국인들은 체면을 매우 중시하는데 그런 면에서 세트 A라는 '암호'는 아주 적절하다"고 댓글을 달았다.

공짜음식을 시키는 이들이 너무 많아져 점장이 곤란해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위청하오는 "그렇지 않다, 출시된 지 두 달이 됐지만, 세트 A를 시킨 고객은 아직 많지 않다"고 말했다.

오히려 음식값을 더 내고 가는 방식으로 선행에 동참하는 손님들도 생겼다고 한다. '세트 A'를 주문하는 이들의 음식값을 자신이 미리 내겠다면서다. 신화사는 "점장의 선한 마음이 알려지며 가게를 찾는 손님들도 늘었다"고 전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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