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전 ‘실미도’ 진실 재규명한다…진실화해위원회 출범

중앙일보

입력 2020.12.10 13:25

업데이트 2020.12.10 14:25

10일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2기가 출범했다. 이날 오전 정근식 위원장은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연합뉴스

10일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2기가 출범했다. 이날 오전 정근식 위원장은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연합뉴스

‘실미도 사건’ ‘형제복지원 사건’ 등 진상 규명이 완료되지 않은 인권 유린 사건의 진실을 규명할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원회)가 10일 출범했다. 진실화해위원회는 과거사정리법에 기초해 여·야가 합의하고 만든 한시적인 독립 국가기관이다. 2005년부터 2010년까지 1기 진실화해위원회가 활동한 이후 10년 만에 2기가 출범한 것이다. (중앙일보 디지털 기획 『#그날의 총성을 찾아…실미도 50년』 참고)

2022년 말까지 진실규명 신청받아 

2기 진실화해위원회는 항일 독립운동 시기, 한국전쟁 전후, 권위주의 정권 당시 일어났던 인권침해 사건 등의 진상을 조사한다. 최초 조사 개시일부터 3년(1년 연장 가능)간 활동한다. 이날부터 2022년 12월 9일까지 2년 동안 피해자나 유족 등으로부터 진실규명 신청을 받는다. 서울 중구 남산스퀘어빌딩 5층 민원실을 직접 방문하거나 우편으로 신청할 수 있다. 전국의 지방자치단체에서도 방문·우편 접수를 한다. 신청서가 접수되면 검토를 거쳐 90일 이내에 조사 개시 여부가 결정된다.

1호 진실규명 신청은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자 170명가량이 냈다. 피해자 대표 2명이 오전 9시 진실화해위원회 민원실을 방문해 정근식 위원장(서울대 사회학과 교수)에게 직접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너무 먼 ‘길’을 걸어왔는데 가슴이 뭉클하다”며 울먹였다.

“국방부와 협력해 실미도 사건 재조사” 

진실규명 신청을 하지 않더라도 진실화해위원회가 자체적으로 판단해 직권으로 조사를 개시할 수 있다. 50년 전 발생한 실미도 사건 등이 주요 사건으로 꼽힌다. 2000년대 들어 관련 영화가 만들어지고 국방부가 자체적으로 조사했지만, 여전히 풀리지 않은 의혹이 많기 때문이다. 국방부는 진실화해위원회에서 실미도 사건을 재조사하도록 추진해왔다. 다음은 정근식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1971년 8월 23일 실미도 공작원들이 집단 탈출한 뒤 서울 한복판에서 수류탄으로 자폭했다. 이후 생존 공작원 4명은 비밀리에 사형당한 뒤 암매장됐다. 중앙포토

1971년 8월 23일 실미도 공작원들이 집단 탈출한 뒤 서울 한복판에서 수류탄으로 자폭했다. 이후 생존 공작원 4명은 비밀리에 사형당한 뒤 암매장됐다. 중앙포토

진실화해위원회 2기가 출범한 배경은 
“1기 활동으로 상당한 문제를 해결했지만, 해결 못 한 문제도 있다. 또 1기 활동 이후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발전하고 국민의 인권 감수성이 높아져 1기 때 인식하지 못한 사건이 다수 나타났다. 여·야 합의를 거쳐 2기가 출범한 배경이다. 과거사 정리를 통해 미래 세대가 더욱 자유롭고 창의적인 정치 공동체를 만드는 데 기본 토대를 만들겠다.”
1기와 비교해 2기에서 달라진 점은
“조사 권한이 강화됐다. 비공개 청문회 제도가 새롭게 도입된 게 특징이다. 주요 참고인 등에게 청문회를 출석하도록 할 수 있다. 고의로 진실화해위원회 조사를 방해하거나 협조를 하지 않는 부분에 대해 처벌 규정이 강화됐다. 조사 대상을 보면 1기 때처럼 신청 사건을 중심으로 조사하겠지만, 그때보다 좀 더 과감하게 직권으로 사건을 발굴해 조사하려고 한다.”
위원회 구성은 언제쯤 완료되나
“위원장은 대통령이 임명하고 여당과 야당에서 위원들을 4명씩 보내게 돼 있다. 내가 알기로는 여당 위원 4명은 확정됐는데 야당 위원 4명은 미정이다. 다른 현안이 많아 그러는 것으로 생각한다. 필요하면 야당 대표와 원내대표 등을 찾아뵙고 협조를 부탁드릴 예정이다.”
정권이 바뀌면 활동 동력이 떨어지는 것 아닌가
“섣부른 우려다. 진실의 문제를 여·야, 진보와 보수를 넘어서는 문제라고 인식하는 국민이 훨씬 늘었다. 이를 바탕으로 업무 수행을 잘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실미도 사건 재조사는 언제 착수하나
“위원회가 구성되고 조사관들이 충원되면 충분히 중요성을 인식하고 신중하게 검토할 것이다. 진실화해위원회와 국방부가 협력을 잘해야 진실에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김민중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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