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검찰 조사 받는 아들 헌터…"법무부 독립" 약속했던 바이든 첫 시험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아들 헌터 바이든이 지난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아버지에 대한 지지 연설을 하고 있다. 그는 9일(현지시간) 세금 문제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아들 헌터 바이든이 지난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아버지에 대한 지지 연설을 하고 있다. 그는 9일(현지시간) 세금 문제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아들 헌터 바이든이 세금 문제와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고 9일(현지시간) 밝혔다. 검찰 소환이 불가피하고 자칫 당선인 본인에게도 불똥이 튈 수 있어, "법무부 독립"을 약속했던 바이든이 첫 시험대에 올랐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헌터 바이든 "검찰이 세금문제 조사중" #CNN "중국과 사업에서 세법 위반 혐의" #"나의 법무부가 아니라 국민의 법무부" #"법무부 독립" 약속했던 바이든, 첫 시험대

헌터 바이든은 이날 성명을 통해 "델라웨어주 연방 검찰이 세금 문제를 조사 중이라는 것을 어제 알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 문제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면서도 "전문적이고 객관적인 검토를 통해 (세금) 문제를 적법하고 적절하게 처리했다는 것을 증명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성명은 세무 조사와 관련한 CNN의 취재가 진행되면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CNN이 복수의 수사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헌터가 받는 혐의는 외국과의 거래, 특히 중국 사업 과정에서 세법과 자금세탁법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중국과 사업을 할 때 흔히 발생하는 일'이라는 전제를 달았지만, FBI는 방첩 문제와 관련된 인물도 연루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델라웨어 연방 검찰은 조만간 헌터 바이든을 소환하는 등, 국세청(IRS) 범죄수사국, 연방수사국(FBI)과 함께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수사가 처음 시작된 것은 2018년이다. 대선 전에도 구체적인 실마리가 나왔지만,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건에 대해 법적 조치를 금지하는 법무부 규정 때문에 최근 몇 달간 수사를 미뤘다고 CNN은 보도했다.

헌터의 해외 사업 관련 의혹은 대선 전에도 한차례 불거졌다. 사업과 사생활 자료가 담긴 노트북 내용이 유출되면서 지난 10월 보수성향 뉴욕포스트 등이 관련 내용을 크게 보도했다.

바이든 당선인 측은 선거인단 투표(14일)를 닷새 앞두고 수사의 여파가 커지는 것을 경계했다. 인수위원회도 이날 성명을 내고 "바이든 당선인은 최근 몇 달 동안 이뤄진 잔인한 공격을 포함해 어려운 일에 맞서온 아들을 아주 자랑스러워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3년 12월 5일 중국을 방문한 조 바이든 당시 부통령(오른쪽)이 아들 헌터 바이든(왼쪽)과 함께 중국 베이징 거리를 둘러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주 언론 인터뷰에서 "정치적 영향력에서 독립된 법무부를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EPA=연합뉴스]

2013년 12월 5일 중국을 방문한 조 바이든 당시 부통령(오른쪽)이 아들 헌터 바이든(왼쪽)과 함께 중국 베이징 거리를 둘러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주 언론 인터뷰에서 "정치적 영향력에서 독립된 법무부를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EPA=연합뉴스]

지난주 바이든 당선인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정치적 영향력에서 독립된 법무부를 유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들에게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말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A, B 혹은 C를 기소하라고 말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또 "그런 것은 자신의 역할이 아니다"라며 "나의 법무부가 아니라 국민의 법무부"라고 강조했다.

현재까지 바이든 당선인은 이 사건에 연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통령이 된 뒤 중국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이해충돌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공화당 측에서 계속 나올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아직 정해지지 않은 바이든 정부의 첫 법무장관에도 관심이 쏠린다.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부터 이 문제에 대한 질문이 쏟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CNN은 "이번 수사가 법무부의 독립성을 유지하겠다고 약속했던 바이든 당선인의 즉각적인 시험대가 됐다"고 보도했다.

워싱턴=김필규 특파원 phil9@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