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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테스하는 남자, 복싱하는 여자…건강 관리도 '성별 파괴'

중앙일보

입력

배우 김영광은 MBC 예능 '나 혼자 산다'에서 체력 단련을 위해 필라테스 배우는 모습을 공개했다. 사진 유튜브

배우 김영광은 MBC 예능 '나 혼자 산다'에서 체력 단련을 위해 필라테스 배우는 모습을 공개했다. 사진 유튜브

최근 MBC 예능 ‘나 혼자 산다’에서는 배우 김영광이 필라테스를 배우는 장면이 나왔다. 고난도 동작을 척척 소화하던 그는 “액션신 촬영 도중 체력이 떨어진 것을 느껴 필라테스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김영광뿐 아니라, 배우 송중기, 정일우 등도 필라테스를 통해 체력 관리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피트니스 시장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강화로 헬스장·수영장 등 단체 체육 시설이 문을 닫으면서, 소비자들이 집에서 혼자 하는 운동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엔 성별 고정관념을 깬 운동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관련 용품 매출도 덩달아 치솟는다.

올해로 필라테스 7년 차인 스타일리스트 김우리는 지난 4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필라테스 운동 중인 사진을 올리며, “7년간 감기 한 번 안 걸렸다. 남자한테 더 좋은 운동”이라고 썼다.

남성 필라테스·요가복 구매 2배 증가   

가정용 필라테스 용품 리포머. 사진 G마켓

가정용 필라테스 용품 리포머. 사진 G마켓

이커머스업체 G마켓에 따르면 올 1월부터 11월까지 남성 소비자의 필라테스·요가 의류 구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배 넘게 증가했다. 상의와 하의가 각각 150%, 103%씩 늘었다. 의류뿐 아니라, 필라테스 운동에 사용되는 반구 형태의 보수볼, 폼롤러, 요가 스트랩 등에 대한 남성 소비자 구매량도 80% 늘었다. 필라테스 링 구매는 1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옥션에서 남성의 요가복 구매는 94% 늘었고, 필라테스 링을 포함한 필라테스 용품 판매는 2배 이상 증가했다.

올해 필라테스를 시작한 김모(37)씨는 “허리와 목 통증으로 정형외과를 찾았는데, 정형외과에서 도수치료와 함께 필라테스를 권했다”며 “처음엔 생소하고 어색했지만, 실제로 통증이 줄어드는 효과를 느껴 앞으로도 계속 배울 생각”이라고 말했다.

필라테스, 알고보니 남성이 만든 운동 

균형을 잡는데 도움을 주는 보수볼. 사진 G마켓

균형을 잡는데 도움을 주는 보수볼. 사진 G마켓

필라테스는 잘못된 자세를 바로잡고 몸의 유연성을 키우는 운동이다. 국내에서는 ‘여성의 전유물’로 인식됐지만, 허리와 굽은 어깨, 거북목 등을 교정하는 데도 도움이 돼 남성뿐 아니라 아이들에게도 좋은 운동이다.

필라테스 전문가 구율림 율리너 대표는 “국내 필라테스 시장은 여성 강사와 수강생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실제 필라테스를 창립한 조셉 필라테스도 남자다”라며 “여자만 하는 운동이라는 선입견을 바꾸기 위해 남성을 위한 다양한 필라테스 콘텐트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 복싱 샌드백 구매 76% 증가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집에서 복싱을 즐기는 여성이 늘고 있다. 사진 G마켓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집에서 복싱을 즐기는 여성이 늘고 있다. 사진 G마켓

장기화된 집콕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복싱에 도전하는 여성 고객도 많아졌다. 최근 ‘환불원정대’ 그룹 결성으로 화제가 된 가수 엄정화는 지난달 tvN ‘온앤오프’에서 복싱 실력을 뽐내기도 했다.

올 1월부터 11월까지 G마켓에서 여성 소비자의 복싱 글러브 구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8% 증가했다. 샌드백은 27% 더 팔렸다. 같은 기간 또다른 이커머스 사이트인 옥션에서 여성 소비자의 복싱 글러브와 샌드백 구매량은 각각 6%와 76% 늘었다.

G마켓 관계자는 “최근 미디어를 통해 남성 연예인들이 필라테스를 하는 장면이 자주 노출되고 있고, 실제로 복싱 선수로 스파링까지 도전한 여성 연예인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성별 고정관념을 탈피하려는 사회적 분위기에 더해 자신에게 맞는 운동을 선택해 건강을 챙기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배정원 기자 bae.ju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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