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보험금 많이 타면 보험료 최대 3배 오르는 상품 나온다

중앙일보

입력 2020.12.10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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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제2의 건강보험’으로 불리는 실손의료보험이 세 번째 ‘대수술’에 들어간다. 국민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진료로 실손보험에서 보험금을 많이 타간 사람에게 불이익을 주는 게 핵심이다.

내년 7월…의료 과소비 차단 목적
비급여 보험금 0원일 땐 깎아줘
건보 예외 진료는 특약으로 보장
갱신 주기 단축, 자기 부담금 늘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9일 이런 내용의 ‘4세대 실손보험’ 개편 방향을 내놨다. 일부 실손보험 가입자의 ‘의료 과소비’로 실손보험 손해율이 높아지고 형평성 문제가 불거진 게 이번 개편의 배경이다. 새로운 실손보험 상품은 내년 7월에 출시된다.

금융당국은 비급여 진료의 보험금을 많이 받아갈수록 비싼 보험료를 내게 하는 보험료 차등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대신 비급여 보험금을 한 푼도 받지 않은 고객에겐 보험료를 깎아준다.

가입자 전체의 손해율이 반영된 실손보험료

가입자 전체의 손해율이 반영된 실손보험료

우선 실손보험 상품의 기본 틀을 뜯어고친다. 현재는 국민건강보험을 적용하는 급여 진료와 그렇지 않은 비급여 진료의 보험금을 모두 실손보험의 주계약에서 보장한다. 새로운 실손보험에선 국민건강보험의 적용 여부에 따라 주계약(급여 진료)과 특약(비급여 진료)으로 구분한다.

비급여 진료 특약의 보험료는 다섯 단계로 나눠 할인 또는 할증을 적용한다. 1등급은 비급여 보험금이 0원인 경우다. 이때는 다음해 특약 보험료에서 5%를 깎아준다. 2등급은 비급여 보험금이 100만원 미만이다. 이때는 다음해 특약 보험료에 변동이 없다.

문제는 3~5등급이다. 비급여 보험금이 100만~150만원이면 다음해 특약 보험료가 100% 인상된다. 비급여 보험금이 150만~300만원이면 특약 보험료 인상률은 200%, 비급여 보험금이 300만원 이상이면 인상률은 300%가 된다. 비급여 진료를 많이 이용하는 고객이라면 특약 보험료가 기존의 네 배로 오를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암·심장질환과 장기요양 1~2등급 판정자 등 지속적이고 충분한 치료가 필요한 가입자에겐 보험료 할증을 적용하지 않는다.

금융당국은 전체 실손보험 가입자의 72.9%에겐 보험료가 싸지고 1.8%에겐 보험료가 비싸질 것으로 추산했다. 나머지 25.3%의 고객에겐 보험료 변동이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할인·할증을 적용하는 시점은 2024년부터다. 충분한 통계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최소 3년의 준비기간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새로운 실손보험은 기존 상품과 비교해 보장범위와 한도가 비슷하면서도 보험료는 10%가량 싸진다는 게 금융당국의 설명이다. 기존 실손보험 가입자는 원하는 경우 새로운 상품으로 갈아타기를 할 수 있다. 갈아타기가 싫으면 기존 실손보험을 유지해도 된다.

새로운 실손보험은 가입자의 자기 부담금 비율이 높아지는 것도 특징이다. 현재 실손보험 가입자가 급여 진료를 받으면 진료비의 10~20%, 비급여 진료를 받으면 20%를 자기 부담금으로 내야 한다. 예컨대 병원비가 100만원이라면 급여 진료는 10만~20만원, 비급여 진료는 20만원을 가입자 본인이 부담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새로운 실손보험에선 자기 부담금 비율이 급여 진료는 20%, 비급여 진료는 30%가 적용된다.

실손보험의 갱신 주기는 짧아진다. 기존 실손보험은 15년마다 한 번씩 갱신을 해야 했다. 새로운 실손보험에선 5년마다 한 번씩 다시 가입하는 절차를 거치도록 했다. 고객이 같은 보험사의 실손보험에 재가입한다면 보험사가 특별한 이유 없이 가입을 거절하지 못한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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