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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전으로 밀린 가습기 참사… 사참위 부위원장 사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세월호 참사의 특별조사위원회 활동 기한을 연장하기 위한 사회적 참사의 진상규명 및 안전 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과 공정거래법 개정안 등에 관한 정무위 안건조정소위원회가 8일 국회 정무위에서 각각 열렸다. 최예용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 부위원장(오른쪽)이 답변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세월호 참사의 특별조사위원회 활동 기한을 연장하기 위한 사회적 참사의 진상규명 및 안전 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과 공정거래법 개정안 등에 관한 정무위 안건조정소위원회가 8일 국회 정무위에서 각각 열렸다. 최예용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 부위원장(오른쪽)이 답변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최예용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 부위원장이 9일 사퇴를 표명했다. 국회가 사참위 업무에서 가습기살균제 참사 진상규명을 제외하는 법안을 상임위에서 통과시킨 것을 항의하는 뜻에서다.

최 부위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옥시레킷벤키저(RB)와 김앤장의 가습기살균제 참사 축소·은폐 의혹에 관한 조사결과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에 참석해 사퇴 의사를 밝혔다.

국회 정무위 안건조정위는 '사회적 참사 특별법' 개정안을 수정 의결하면서 사참위 활동 기간을 1년 6개월 연장했다. 이 과정에서 가습기 살균제 참사의 진상규명은 사참위 업무에서 빠졌다. 앞으로 사참위에서 가습기 관련 업무는 피해자 구제와 제도개선, 종합보고서 작성에 한정된다. 이같은 수정안이 전날 정무위 전체회의에 이어 이날 오전 법사위를 통과했다.

실제로 가습기살균제 참사 진상규명국이 조사하는 직권조사 사건과 신청 사건 30여개 가운데 완성도 있는 수준으로 조사가 마무리된 건 30%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참위는 이날 회견에서 대규모 가습기살균제 피해를 일으킨 '옥시 싹싹 가습기 당번' 제조사 옥시RB가 본사 차원에서 팀을 만들어 조직적으로 대응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옥시RB는 2011∼2014년 서울대와 KCL(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등 국내와 미국·인도 연구소에 흡입독성실험을 의뢰했는데, 이들 중 미국 WIL연구소와 인도 IIBAT연구소 실험이 옥시RB에 의해 중단된 사실이 사참위 조사에서 새롭게 파악됐다.

사참위는 옥시RB의 법률자문을 담당한 대형 로펌 김앤장에 대해선 "소속 변호사들이 서울대, KCL, WIL, IIBAT가 진행한 흡입독성실험 결과보고회에 참석하거나 최종보고서가 나오기 전 실험보고서를 여러 차례 검토했다"고 밝혔다.

김유정 조사1과장은 "옥시RB가가습기살균제 참사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매우 많은 흡입독성실험을 진행했고 폐 손상을 확인했으나 관련된 민사·형사소송에선 김앤장과 함께 독성이 없다는 주장을 펴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부위원장은 "옥시 영국 본사 관계자와 외국인 임원, 김앤장 변호사들의 사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조치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김앤장 법률사무소는 사참위의 조사결과에 대해 "가습기살균제 관련한 국내외 실험이나 보고서 작성에 관여한 바 없다. 전문가가 작성한 보고서에 근거해 변론 업무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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