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법 충돌한 날 민주당 “내년 국회 일부 세종 이전” 발표

중앙일보

입력 2020.12.09 17:27

업데이트 2020.12.09 17:36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범계 행정수도추진단 부단장, 우원식 단장, 이해식 간사(왼쪽부터)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민주당 국가균형발전 및 행정수도완성 추진단 브리핑'을 갖고 있다. 오종택 기자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범계 행정수도추진단 부단장, 우원식 단장, 이해식 간사(왼쪽부터)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민주당 국가균형발전 및 행정수도완성 추진단 브리핑'을 갖고 있다. 오종택 기자

“세종의사당을 시작으로 국민 동의와 여야 합의를 얻은 후 국회 세종 이전을 전면 추진하겠다.”

더불어민주당 행정수도추진단(이하 추진단) 단장을 맡은 우원식 의원이 9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말이다. 우 의원은 “우선 1단계로 행정 비효율 극복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며 “세종에 소재한 부처 소관 상임위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이전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전대상은 기획재정·행정안전·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정무·보건복지·환경노동·국토교통·교육·문화체육관광·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예결위 등 총 11개 상임·특별위로 내년부터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2단계는 국회의 완전 이전이다.

다만 청와대는 이전하지 않는다. 우 의원은 “여론조사 결과 국민은 청와대 이전에 동의하지 않았다”며 “‘역시 서울이 수도다’ 이런 인식이 있는 거다. 지금 추진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추진단은 ▶여의도·상암·마곡·창동 경제수도 벨트 ▶여의도 동북아 금융허브 ▶광화문 유엔(UN) 및 아시아스포츠수도 육성안도 내놨다.

전제는 여야 합의다. 추진단은 이날 정식으로 야당에 ‘국회 균형발전특별위원회’ 설치를 제안했다. 여론 수렴과 여야 합의를 위한 기구다. 우 의원은 이날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상임위 이전을 위한 기본 설계비(127억원)가 여야 합의로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된 건 여야 합의의 첫 단추를 끼운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의 반응은 있나.
“아직은 없다. 오늘은 공수처(고위공수처범죄수사처)법 개정안 때문에 야당과 얘기하기 어려운 분위기다. 그간 야당에 ‘같이 논의하자’ 제안을 안 한 건 아니지만, 답이 없더라.”
국회 세종의사당 부지 전경으로 여의도의 2배 면적이다. 추진단 계획대로라면 11개 상임·특별위와 국회사무처와 예산정책처, 입법조사처 등이 이전한다. 연합뉴스

국회 세종의사당 부지 전경으로 여의도의 2배 면적이다. 추진단 계획대로라면 11개 상임·특별위와 국회사무처와 예산정책처, 입법조사처 등이 이전한다. 연합뉴스

즉시 이전 할거란 보도도 있었다.
“즉시 이전은 어렵다. (국회 세종의사당이 명문화된) 국회 이전 근거법인 국회법(홍성국 민주당 의원 발의·운영위 계류)이 통과돼야 한다. 다른 걸 떠나서 국회를 이전하는 문제는 여야가 같이 결정하는 수밖에 없다.”
청와대 이전은 향후 검토될 수 있나.
“국민 여론도 그렇고 그 부분은 안 하기로 판단한 사항이다. 상황을 가정하긴 어렵다.”

추진단은 지난 7월 말부터 4개월간 활동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가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16년 전과 달리 과반이 넘는 여론이 행정수도를 지지한다”며 행정수도 이전을 공언한 직후다. 2004년 헌법재판소는 청와대·국회(본회의장 및 의장 집무실) 이전을 위헌이라 판단했다.

국회 완전 이전은 개헌하거나 헌재 판단을 다시 받아야 한다.
“그래서 국회 차원의 특위를 만들어서 여야가 대승적으로 논의하자는 거다. 상임위를 옮기는 건 분원이다. (개헌·헌재 판단 여부는) 야당과 함께 논의해봐야 한다.”

“아파트 짓자는 윤희숙엔 반대”

부분 혹은 완전 이전 후 남은 국회 부지엔 과학·창업 클러스터를 만들겠다는 게 추진단 계획이다. 국회 본관과 부속 건물은 각각 4차산업 글로벌 아카데미(국회 본관), 벤처창업혁신센터(의원회관), 데이터거래소(국회도서관), 벤처공원(국회 앞마당) 등으로 바뀐다.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이 부동산 대책 중 하나로 “여의도 국회 부지에 아파트를 짓자”고 한 것에 대해선 반대했다. 우 의원은 “국회는 그렇게 쓰면 안 된다”며 “아파트 공급도 늘려야겠지만, 국회는 대한민국 상징적 위치에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윤희숙 국민의당 의원은 최근 부동산 대책으로 "국회를 전부 옮기고 10만평은 서울의 주택수급 괴리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계획의 일환으로 활용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현동 기자

윤희숙 국민의당 의원은 최근 부동산 대책으로 "국회를 전부 옮기고 10만평은 서울의 주택수급 괴리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계획의 일환으로 활용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현동 기자

추진단은 수도권·동남권(부산·울산·경남)·충청권 등 3개 권역을 ‘그랜드 메가시티’로 만들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행정통합형 메가시티(대구·경북 및 광주·전남) 2곳과 강소 메가시티(전북·강원·제주) 3곳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그러나 무게는 동남권에 실렸다. 추진단은 “부·울·경 지역의 가덕도 신공항과 (경남권의) 남부광역철도를 비롯해 권역별 기반 구축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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