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세장에 증권주, 앗 뜨거!…증시 랠리 '끝물' 신호?

중앙일보

입력 2020.12.09 16:44

'강세장엔 증권주'라는 증시 격언이 있다. 코스피나 코스닥 지수가 고공 행진할 땐 증권사 주가도 뛸 것이란 전망이 반영된 말이다. 증시가 활황을 맞으면 투자자의 돈이 유입되고, 그 과정에서 브로커리지(주식매매) 수수료를 받는 증권사의 수익도 늘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9일 코스피가 전일 대비 2.02% 상승한 2755.47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 최고치다. 한국거래소

9일 코스피가 전일 대비 2.02% 상승한 2755.47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 최고치다. 한국거래소

코스피 랠리 타고 거래대금 3.5배로

최근 이런 공식이 다시 작동하는 모양새다. 강세장을 맞아 증권주가 큰 폭으로 뜀박질하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된 13개 증권주로 만든 KRX 증권지수는 752.55를 기록했다. 지난달 이후에만 21% 올랐다. 개별 종목으로는 키움증권 주가가 같은 기간 35.9% 뛰었다. 지난 4일엔 역대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삼성증권(28.8%)과 NH투자증권(23.2%), 미래에셋대우(21.3%)도 20% 넘게 올랐다.

올해 KRX증권업 지수 주가 추이.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올해 KRX증권업 지수 주가 추이.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급등 배경은 국내 증시 호황이다. 지난 10월 2300선을 오르내리던 코스피는 지난달 이후 21% 넘게 급등해 2755.47(9일 종가)까지 뛰어올랐다. 연일 최고치를 고쳐 쓰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 1457.64까지 떨어졌던 3월과 비교하면 9개월 만에 1300포인트 가까이 상승한 셈이다. 코스닥 역시 2년 8개월 만에 900선을 뚫었다. 주식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증시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 이달 들어 9일까지 코스피·코스닥 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32조원이 넘는다. 지난해 12월(9조1635억원)의 3.5배에 달하는 수치다.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투자한 자금인 신용융자도 18조원대로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주식 거래가 급증하면 증권사 수익도 늘어난다. 거래에 따른 수수료가 증권사 주머니로 들어가는 구조여서다. 위탁매매 수수료는 증권사의 전통적인 수익원이다. 과거 증권사 수익의 20~30% 정도가 수수료 수입이었지만, 올해는 40% 전후로 추정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9월까지 국내 증권사 56곳의 수탁수수료 수익은 5조240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1% 급증했다. 그 덕에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17.5% 증가한 4조5076억원을 기록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키움증권 본사. 최근 키움증권 주가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뉴스1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키움증권 본사. 최근 키움증권 주가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뉴스1

"시황 꺾이면 증권주도 하락" 주의

전문가들은 당분간 증권사의 주가가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본다. 미국 등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에 주식 같은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일어나고 있고, 코스피 역시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상승세를 타고 있어서다. 이런 점이 증권업종에 대한 투자심리를 북돋을 것이란 분석이다. 4분기 실적 전망도 밝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개인 자금의 증시 유입이 재개되고 있어 4분기 브로커리지 수익이 3분기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 완화에 따른 잉여 유동성을 고려할 때 브로커리지뿐 아니라 IB(기업금융), 자산관리 등 증권업 호황이 적어도 내년까지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증시 격언 중엔 '증권주가 뜨면 시세는 끝물'이라는 말도 존재한다. 장세만 믿고 증권주에 투자하는 건 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증권주는 시황과 연관돼 있기 때문에 변동성이 큰 편"이라며 "시황이 꺾이면 주가도 내려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내년에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에 대한 기대감이 소진되면 장이 조정받을 가능성도 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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