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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명이 뺨 때리고 라이터 위협" 중1들의 2시간 잔혹폭행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피해 부모 “촉법소년, 처벌 경미할까 억울”

세종시에서 여중생들이 동급생을 집단 폭행한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피해 학부모는 “가해 학생들이 촉법소년(만 10세 이상~만 14세 미만)이라 경미한 처벌을 받지 않을까 우려된다”는 취지의 글을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렸다.

청소년 폭행 일러스트. 연합뉴스

청소년 폭행 일러스트. 연합뉴스

 8일 세종지방경찰청과 세종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4일 오후 4시쯤 세종시의 한 골목에서 중학생들이 여중생 1명을 집단 폭행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폭행을 당한 A양(13)을 보호조치 한 뒤 1차 조사를 마쳤다.

“지난 4일 상가·골목 끌고 다니며 폭행”

 경찰은 A양이 심리적으로 불안한 점을 감안해 안정을 취한 뒤 추가로 피해자 조사와 부모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어 폭행 가해자로 알려진 중학생 14명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가해 학생 14명 중 12명은 여학생, 2명은 남학생이며, 이들은 모두 1학년인 것으로 파악됐다.

“중학교 1학년 딸, 2시간동안 폭행당해”

 폭행을 당한 A양의 부모는 지난 7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여자중학교 1학년 동급생 집단 폭행 구타사건’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8일 오후 5시 현재 청원에는 9000여 명이 동의했다. 국민청원 글은 한 달 내에 20만명의 동의를 얻으면 청와대의 답변을 들을 수 있다.

 학부모는 청원에서 “집단 구타사건의 피해자가 우리 딸이 될 줄은 정말 상상도 못했다”며 “중학교 1학년 딸이 지난 4일 동급생들에게 약 2시간 동안 집단 폭행을 당했다”고 썼다.

지난 4일 세종시에서 발생한 여중생들이 집단폭행 사건과 관련, 7일 피해 학부모가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린 글. 8일 오후 5시 기준 9000여 명이 청원에 동의했다. [사진 청와대 국민청원]

지난 4일 세종시에서 발생한 여중생들이 집단폭행 사건과 관련, 7일 피해 학부모가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린 글. 8일 오후 5시 기준 9000여 명이 청원에 동의했다. [사진 청와대 국민청원]

 이어 “당시 (폭행) 현장에는 14명이 있었으며, 주요 가담자 5명이 돌아가며 딸의 얼굴과 정강이 등을 때리고 바닥에 넘어뜨리는 행동을 반복했다”며 “일부는 스마트폰으로 이 장면을 촬영했다”고 주장했다.

 청원 글에는 여학생들이 “왜 험담하냐”며 돌아가면서 A양의 뺨을 때리고 침을 뱉는가 하면 라이터에 불을 붙여 위협했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폭행은 상가 지하와 인근 학교 골목에서 이뤄졌으며, 일부는 폭행 장면을 휴대전화로 촬영했다는 게 청원인의 주장이다.

경찰 “피해자 보호 뒤 엄중하게 수사”

세종경찰서는 지난 4일 세종시의 한 상가에서 발생한 여중생 집단폭행 사건을 수사 중이다. [중앙포토]

세종경찰서는 지난 4일 세종시의 한 상가에서 발생한 여중생 집단폭행 사건을 수사 중이다. [중앙포토]

 청원인은 “딸은 몸에 멍이 드는 등 전치 2주의 상처를 입었고, 정신 치료·상담도 받고 있다”며 “앞으로는 이런 일들이 발생하지 않길 바란다”고 썼다. 또 “가해자들이 촉법소년이라 경미한 처분을 받지 않을까 억울한 마음에 글을 올린다”고 호소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 학생을 보호하는 게 우선이며, 안정을 되찾는 대로 부모와 함께 피해자 조사를 이어갈 것”이라며 “(수사 중이라) 자세한 내용은 알려줄 수 없지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중하게 수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세종=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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