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술접대' 검사 1명 기소…‘김영란법’ 끼어맞추기 논란

중앙일보

입력 2020.12.08 14:00

업데이트 2020.12.08 14:59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연합뉴스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연합뉴스

라임자산운용 환매중단 사태의 핵심 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46·구속)이 폭로한 ‘검사 술 접대 의혹’에 연루된 현직 검사 1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檢, 술접대 받은 현직 검사 3명중 1명만 기소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의 모습. 뉴스1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의 모습. 뉴스1

8일 서울남부지검(검사장 이정수)은 김 전 회장이 제기한 ‘검사 향응수수 의혹 사건’에 대한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검찰은 이날 “검사에 대한 술 접대 사실은 객관적 증거로 인정된다”며 “김 전 회장과 술자리 참석자 2명을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이 기소한 인물은 김 전 회장이 접대했다고 주장한 검사 3명중 한 명인 B부부장검사와 검사 출신 A변호사, 김 전 회장 등 총 3명이다.

검찰에 따르면 B검사는 지난해 7월 18일 오후 9시30분부터 다음날 오전 1시까지 서울 강남구의 한 유흥주점에서 김 전 회장과 A변호사로부터 100만원을 초과한 술과 향응을 받은 혐의다. 검찰은 김 전 회장에게 B검사를 소개한 A변호사, 또 술값 총 536만원을 결제한 김 전 회장을 향응을 제공한 공모자로 봤다. 김영란법에 따르면 100만원 이상 금품을 수수한 공직자는 대가성 유무와 상관없이 형사처벌 할 수 있다. 향응 제공의 당사자 역시 처벌 대상이다.

檢, 검사 2명은 향응수수액 100만원 안 넘어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술 접대를 했다고 주장하는 서울 강남구의 한 유흥주점. 뉴스1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술 접대를 했다고 주장하는 서울 강남구의 한 유흥주점. 뉴스1

검찰은 하지만 술자리에 함께 있었던 다른 검사 2명은 기소 대상에서 제외했다. 검찰은 “해당 검사 2명은 오후 11시 이전에 귀가해 그 이후에 추가된 밴드비용·유흥접객원 비용 55만원 등을 향응수수액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이들의 향응수수액이 각각 100만원 미만이어서 기소는 어렵고 검찰 내부의 징계 대상일 뿐이라는 얘기다.

검찰은 또 “서울남부지검 라임 수사팀은 지난 2월 초에 구성됐다”며 “지난해 술 접대와 직무 관련 대가성을 인정하기는 어려워 B검사에게 뇌물죄를 적용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김 전 회장은 지난 10월 옥중 입장문을 통해 검사 술 접대 의혹을 폭로하면서 “(A변호사가) 라임 수사팀을 만들면 합류할 검사들이라고 했는데 실제로 한 명은 수사팀에 참여했다”고 주장했다.

“술자리 7명 참석”일 경우 1인당 100만원 미만 

하지만 검찰이 이날 B검사를 김영란법 위반 혐의로 기소한 데 대해서는 논란이 일 전망이다. 우선 A변호사와 B검사는 여전히 “술 접대는 없었다”며 접대 자리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또 참석 인원이 문제다. 검찰은 지난해 7월 18일 술 접대 자리에서 향응을 제공하고 수수한 인원을 총 5명으로 봤다. 하지만 김 전 회장은 당초 검찰 조사에서 "당시 술자리에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과 김모 전 청와대 행정관이 있었다”고 말해 참석 인원이 7명이라고 진술했다.

보통 1인당 술 접대 비용은 술값 총액을 술자리에 참석한 인원으로 나눠 계산한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의 진술과 달리 김 전 회장 등 5명이 참석했고 각각 100만원 이상의 향응을 받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김 전 회장의 진술대로 이 전 부사장과 김 전 행정관이 참석한 7명의 술자리였을 경우 B검사의 향응수수액은 100만원을 넘지 않아 형사처벌이 아닌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된다. A변호사 측은 벌써부터 “검찰과 술 접대가 있었다고 판단한 객관적 증거와 접대 인원 산정을 놓고 법리적 다툼을 벌일 수밖에 없다”고 법정 공방을 예고했다.

김봉현 전 회장이 제기했던 로비 대상 17인과 로비스트로 지목된 인물.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김봉현 전 회장이 제기했던 로비 대상 17인과 로비스트로 지목된 인물.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한편 검찰은 이날 김 전 회장이 그동안 제기했던 정관계 로비 의혹과 이에 대한 검찰 측의 회유·협박 의혹에 대한 수사결과도 함께 발표했다. 검찰은 “정관계 로비 사건은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라며 “수사 과정에서 검찰 측의 회유나 협박, 짜 맞추기, 은폐가 있었다는 주장은 뒷받침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이가람 기자 lee.garam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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