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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능후 "코로나백신 확보는 해놓되 해외 부작용 본뒤 접종"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정부가 4400만 명분에 해당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확보한 가운데 내년 2~3월부터 시작해 늦어도 연말까지 해당 백신을 모두 들여오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접종 시기는 해외 부작용 등을 어느 정도 살펴볼 시간을 가진 뒤 최대한 신중하게 결정할 방침이다.

8일 백신 브리핑, 박능후 장관 "해외 부작용 본 뒤 접종"

“서둘러 접종 필요성 크지 않아”

8일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코로나19 백신 도입 계획 브리핑에서 접종 시점을 묻는 질의에 “일단 물량은 조기에 확보하더라도 접종에는 신중하자는 것이 기본전략”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도입 시기를 이르면 2~3월이라고 밝혔을 뿐 구체적인 접종 시기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도입 계획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도입 계획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박 장관은 “유럽이나 미국처럼 확진자 수가 급속히 늘어나서 백신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하면 위험을 안고서라도 접종을 강행할 수 있다”면서 “우리나라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코로나19에 대처하고 있기 때문에 위험성이 제대로 규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백신을 서둘러 접종할 필요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외국에서 접종하고 난 뒤 2~3개월 정도 여러 가지 부작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접종하는 것이 올바른 순서라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확보는 해두되 백신 특성에 맞게 안전성 검사를 거친 뒤 접종을 시작하겠다는 것이다.

박 장관은 또 “국내 자체적으로도 안전성시험연구소 같은 곳에 안전성을 검사할 수 있는 기재와 장치가 있다”며 “독자적으로 안전성을 재검토한 과정을 거치고 난 다음에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안전성 검사와 승인, 더 부가적인 안전성 검사를 거쳐 접종하는 것이 맞다”고 재차 강조했다.

18세 미만 임상결과 나와야 접종

특히 18세 미만의 경우 임상 결과가 나오는 대로 순차적으로 접종 대상으로 확대해가겠다고 밝혔다. 노인과 의료진 등 접종 필수 인력에 대해선 접종비를 무료로 하고, 나머지 대상자는 부처 간 협의를 거치겠지만 접종 비용 부담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접종 비용 부담 관련해 “모두 무료로 하면 백신 선호도가 한쪽으로 몰릴 수 있기 때문에 비용을 부담시켜 자연스럽게 통제할 수 있다. 이를 고려해 부처 간 적정한 비용 협의를 하겠다”고 말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본사. AFP=연합뉴스

아스트라제네카 본사. AFP=연합뉴스

정부는 확보한 백신은 내년까지 모두 들여오겠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늦어도 내년 연말까지는 다 들어온다. 그것은 확약할 수 있다”며 “이전에라도 빠른 시기 안에 물량이 다 들어올 수 있도록 여러 방면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초저온 백신 센터 검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안전성 우려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브리핑에 배석한 가톨릭대학교 의생명과학과 남재환 교수는 “국가별 선구매 현황을 파악해보면 아스트라제네카가 가장 많은 국가가, 가장 많이 선구매를 한 백신 중에 하나”라며 “모든 백신은 부작용이 있고,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이 다른 기존 백신보다 특별한 부작용이 더 심각하게 있다고 얘기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가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먼저 구매한 것은 전략적으로 옳은 결정”이라고도 덧붙였다. 당국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의 경우 마지막 임상 결과를 일주일 정도 후 제출할 계획이다.

러시아 모스크바의 한 병원에서 의료진이 러시아가 제차 개발한 ‘스푸트니크 V’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러시아 모스크바의 한 병원에서 의료진이 러시아가 제차 개발한 ‘스푸트니크 V’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일부 백신이 영하 70~80도의 초저온 상태에서 보관돼야 한다는 것과 관련해, 이를 위해 접종센터를 따로 구축하는 걸 고려하겠다고 정부는 밝혔다. 박 장관은 “미국이나 독일 같은 경우 그 백신만을 위한 별도의 센터를 만들어 보관 설비를 구축하고 그 센터를 통해서 접종을 시행한다”며 “우리도 별도의 접종센터를 만들거나 기존의 시설을 개조해 쓰는 것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중국 백신 제외?…“임상결과 정확히 공개 안 돼”

임상 3상에 들어간 모든 백신을 검토 대상에 올려뒀지만, 러시아와 중국 백신 관련해 정부가 계약을 진행하고 있는 건은 아직 없다. 임인택 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장은 “러시아 백신은 최근 러시아 국부펀드로부터 정부에 협의하자는 요청이 있었고, 실무 차원에서 한 번 화상을 통한 회의가 있었다”며 “다만 스푸트니크 백신 임상 결과가 아직 정확히 공개가 안 되어 있고, 신뢰성 검증이 다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구매를 검토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제약사들이 모든 국가를 대상으로 계약 조건으로 ‘부작용 면책’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진 것과 관련해서 박 장관은 “비록 불공정 계약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공통된 현상”이라며“우리만 기피·거부하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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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백신 확보가 선진국과 비교해 계약이 늦거나 물량이 적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브리핑에 배석한 이환종 서울대 의대 명예교수(전 예방접종전문위원장)는 “안전성이 적게 검증된 것을 급하게 도입할 필요는 없다”며 “내년 상반기부터 접종할 수 있기 때문에 아주 늦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물량에 대해서도 “(인구의) 2배 내지 5배의 선구매를 하겠다는 외국도 실제 최종적인 구매는 인구 범위 내에서 하게 될 것”이라며 “우리가 확보한 물량은 결코 백신을 필요로 하는 대상에 비해 적은 비율이 아니고, 필요한 양은 충분히 확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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