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라임 돈 271억 들어간 오피스텔, 분양대금 환수 가능할까

중앙일보

입력 2020.12.08 05:00

업데이트 2020.12.08 10:02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투자금을 투입해 개발한 제주의 오피스텔이 현재 일반인에게 분양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오피스텔 분양이 완료될 경우 분양 대금을 라임 사태의 피해 복구에 사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본지는 익명을 요청한 A 회장이 김영홍 메트로폴리탄 회장의 후배 B 사장과 통화한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7일 단독 입수했다. 김영홍 회장은 메트로폴리탄을 실소유한 인물로 알려져 있고, 메트로폴리탄은 다수의 페이퍼컴퍼니를 라임 돈을 투자받은 회사다. 녹취록에서 이들은 또 도피 중인 김영홍 회장의 키는 180㎝이고 머리는 스포츠머리에 백발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라임 돈 271억 들어간 오피스텔 분양 중 

3개 동을 삼각형으로 배치한 제주 트리플시티 조감도 모형. 사진 한화건설

3개 동을 삼각형으로 배치한 제주 트리플시티 조감도 모형. 사진 한화건설

녹취록에서 B 사장이 “삼각형처럼 생긴 오피스텔 건물”을 언급하자, A 회장은 “(그 오피스텔 분양 사업에) 연결됐으면 (검찰) 조사받았지”라고 말한다. 검찰은 이들이 언급한 오피스텔은 제주시에 소재한 트리플시티 오피스텔로 보고 있다. 10층 건물 3개 동에 사무실 441실을 갖출 이 오피스텔은 2021년 11월 준공 예정이다. 메트로폴리탄이 애초에 개발사업을 한국자산신탁에 위탁했고, 한국자산신탁과 도급계약을 맺은 한화건설이 건설을 맡고 있다.

금융감독원의 의뢰로 삼일회계법인이 작성한 ‘라임 실사 보고서’에 따르면 김영홍 메트로폴리탄 회장은 라임자산운용에서 271억원을 끌어와 이 오피스텔 개발 사업을 추진한 것으로 보인다. 라임 실사 보고서에는 라임이 비상장사에 투자하겠다며 모집한 ‘플루토FI-D1호’ 펀드 자금 271억원이 제주 주상복합 사업에 투입됐다고 적시돼 있다. 메트로폴리탄은 이 돈으로 현재 오피스텔을 건립 중인 제주시 연동 1494외 4개 필지 약 1만1200㎡(약 3360평)를 매입했다.

트리플시티 분양에 따르면 오피스텔 외형은 모두 올라갔고 현재 내부 인테리어를 진행 중으로 준공 예정일(2021년 11월)이 지연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한다. 트리플시티 관계자는 “오피스텔은 주로 기업 고객들이 세제 혜택을 기대하고 많이 분양받았다”며 “441실 중 현재 70%의 분양이 완료됐다”고 말했다. 이 오피스텔의 분양이 완료될 경우  한국자산신탁은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외한 대부분의 분양 대금을 메트로폴리탄 측에 전달하게 된다.

“분양대금 피해자 위해 환수해야” 

제주도에서 분양 중인 오피스텔 사업. 하단에 메트로폴리탄 로고가 있다. 사진 트리플시티 홈페이지 캡쳐

제주도에서 분양 중인 오피스텔 사업. 하단에 메트로폴리탄 로고가 있다. 사진 트리플시티 홈페이지 캡쳐

현재 한국자산신탁은 분양대금을 받으면 메트로폴리탄 측에 전달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자산신탁 관계자는 “오피스텔 준공 시점이 되면 사업을 정산하면서 계약서상 우선수익자인 메트로폴리탄 측에 수익을 제공한다”며 “계약상 하자를 발견하더라도 한국자산신탁이 자체적으로 수익금을 환수한다거나 계약서상 우선수익자가 아닌 곳(라임 피해자)에 임의로 수익금을 넘길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메트로폴리탄의 실체와 소유주는 명확하지 않다. 메트로폴리탄의 법인 등기부등본상 주소지에는 사무실이 실존하지 않는다. 또 메트로폴리탄과 감사계약을 체결한 독립감사인은 감사를 거절한 상태다. 게다가 메트로폴리탄의 실소유주로 알려진 김영홍 회장은 현재 도피 중이고 검찰은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해놓고 행방을 쫓고 있다.

이에 대해 김정철 법무법인 우리 변호사는 “한국자산신탁이 오피스텔 분양대금을 메트로폴리탄에 지급하지 못하게 하고 라임 사태 피해 복구를 위해 환수 조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라임자산운용의 자산을 인계받은 웰브릿지자산운용이 한국자산신탁을 상대로 채권 지급 중지 소송을 내는 방법이 있다”며 “법원에서 승소하면 분양대금을 메트로폴리탄이 아닌 웰브릿지자산운용이 수령하고 라임 피해자들에게 이를 지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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