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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디지털 세상 읽기

광고 vs 구독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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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박상현 ㈔코드 미디어 디렉터

박상현 ㈔코드 미디어 디렉터

1990년대 많은 언론사가 앞다투어 웹사이트를 만들었다.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때 서로 다른 결정을 내렸다. 뉴욕타임스는 웹사이트에 들어오면 무료로 기사를 읽을 수 있게 했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돈을 내는 구독자들에게만 웹사이트를 이용할 수 있게 했다.

뉴욕타임스는 종이 신문으로 구독료를 벌고 있으니 웹사이트에서는 광고를 통해 돈을 벌면 된다고 생각했다. 방문자를 많이 늘려서 광고 수익을 극대화하자는 전략이었다. 반면 월스트리트저널은 고급 정보를 무료로 뿌릴 수 없다고 버텼는데 당시만 해도 인터넷을 이해하지 못한 고루한 사고방식이라는 비판이 많았다.

하지만 2000년대에 들어오면서 뉴욕타임스는 자신들의 수익 모델에 문제가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독자들이 종이 신문의 구독을 끊고 온라인 무료 기사만 읽으면서 구독료가 줄었고, 온라인 광고는 소셜미디어 플랫폼이 싹쓸이했기 때문이다. 이후 뉴욕타임스는 10년 넘는 실험 끝에 온라인에서 구독모델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최근 네이버와 카카오가 유료 구독형 ‘지식 콘텐트 플랫폼’을 준비한다는 소식이 큰 관심을 끌고 있다. 그동안 포털 사이트를 통해 무료로 기사를 공개하고 전재료를 받던 매체들이 유료 콘텐트를 만들어 구독료를 받는 것이 건강한 미디어 경제를 만드는 방법이라고 판단하게 된 것이다. 물론 포털이 다시 그 플랫폼 역할을 한다는 단점과 그동안 무료 기사에 익숙해진 독자들의 행동을 바꿔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지만, 변화의 방향은 옳다. 콘텐트는 제값을 받아야 하고, 제값을 받는 콘텐트가 좋은 콘텐트이기 때문이다.

박상현  (사)코드 미디어 디렉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