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트렌드

[라이프 트렌드&] 지구온난화·빈곤 … 난제 해결 위한 ‘글로벌 혁신생산기지’로 도약

중앙일보

입력 2020.12.08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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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면

올해로 5주년을 맞이한 서울혁신파크에는 현재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서울시청년허브·서울혁신센터를 비롯한 250여 개 혁신단체와 1300여 명의 ‘혁신가’가 모여 다양한 프로젝트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 서울혁신파크]

올해로 5주년을 맞이한 서울혁신파크에는 현재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서울시청년허브·서울혁신센터를 비롯한 250여 개 혁신단체와 1300여 명의 ‘혁신가’가 모여 다양한 프로젝트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 서울혁신파크]

서울 서북부 끝자락, 북한산 아래 자리한 서울혁신파크는 도시재생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2015년 조성된 복합문화공간이다.

5주년 맞은 서울혁신파크
서울혁신센터 등 250개 단체 상주
무포장 가게, 플라스틱 자원 순환

환경 문제 대안 찾는 프로젝트 진행
다음 5년 키워드는 ‘나눔과 키움’

2010년 당시 질병관리본부(현 질병관리청)가 오송보건의료행정타운으로 옮겨간 뒤 남겨진 30여 개 건물을 허물지 않고 다양한 분야의 사회 혁신가가 모여 시민 공유지로 탈바꿈시켰다. 올해로 5주년을 맞이한 서울혁신파크에는 현재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서울시청년허브·서울혁신센터를 비롯한 250여 개 혁신단체와 1300여 명의 ‘혁신가’가 상주하고 있다.

‘사회혁신’이란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문제들을 풀어나가는 혁신 활동이다. 지구온난화·빈곤·평등·자원순환·난민 등 이윤이 되지 않고 단기적 해결이 어려운 과제를 주요 대상으로 한다.

시민 혁신가 모여 다양한 사업 추진

황인선 서울혁신센터장. 오른쪽 사진은 서울혁신파크 내 쓰레기 없는 삶을 실천할 수 있도록 만든 ‘없는 가게’ 전경.

황인선 서울혁신센터장. 오른쪽 사진은 서울혁신파크 내 쓰레기 없는 삶을 실천할 수 있도록 만든 ‘없는 가게’ 전경.

서울혁신파크의 미션은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글로벌 혁신생산기지’다. 기후 위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하나가 아닌 여러 위기가 맞물려 이전과 다른 삶의 방식과 시스템 변화가 필요한 상황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사회를 바꾸고자 하는 시민 혁신가가 모여 다양한 프로젝트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혁신파크는 개소 이래 꾸준히 환경 문제의 대안을 찾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시민이 생활 속에서 직접 경험하고 실천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없는 가게’다. 서울혁신파크 내에서 제로웨이스트 라이프에 대한 이야기를 담는 매거진 ‘쓸(SSSSL)’이 운영하는 무포장 가게로 판매 중인 모든 물건이 포장되지 않은 채 진열돼 있다. 서울혁신파크는 시민에게 포장 없이도 물건을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쓰레기 없는 삶을 실천할 수 있도록 경험을 공유하는 장을 만들었다.

전기와 화학물질을 쓰지 않는 ‘지구를 생각하는 카페’도 있다. 나무·볏짚·황토로 만들어져 자연의 정취가 배어든 카페는 외부에서 에너지를 공급받지 않고 최소한의 전기를 생산한다. 필요한 만큼 생산해 소비하는 삶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탄생한 공간으로 올해는 이곳에 자연 재배 방식의 시민 참여형 ‘퍼머컬처키친가든’을 포함한 ‘지구를 생각하는 마을’을 조성하고 있다.

메이커 문화로 자생력 갖춘 도시 전환

세계적으로 기술이 대중화되고 접근이 쉬워지면서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만들기 문화인 ‘메이커 문화’가 확산되는 추세다. ‘만드는 사람’이라는 의미를 가진 메이커(maker)는 DIY(Do It Yourself)와 달리 최신 기술과 제조를 결합해 원하는 것을 직접 만들어 쓰는 개념이다.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메이커들이 서로 모여 교류하고 소통하며 커뮤니티를 조성하는 문화의 확산은 도시 전환에도 영향을 미치게 됐고 ‘팹시티(Fab City)’ 프로젝트의 원동력이 됐다. 한국은 서울혁신파크 제작동에 위치한 서울이노베이션팹랩이 중심이 돼 메이커 네트워크에 참여하고 있다.

올해 서울이노베이션팹랩은 도시 내 플라스틱 문제에 주목했다. 지난 9월에는 서울혁신파크 입주 단체를 대상으로 폐플라스틱을 수집해 새로운 쓸모를 되찾는 ‘프레셔스 플라스틱 프로젝트(Precious Plastic Project)’를 진행하기도 했다. 심각한 도시 문제 중 하나인 플라스틱 문제를 자원 순환을 통해 도시 자체에서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해법을 모색하는 계기로 평가받았다.

팹랩 외에도 서울혁신파크 내에는 메이커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공간이 조성돼 있다. 사람을 이롭게 하는 기술인 ‘적정기술’랩, 공동체 문화를 강조하는 공용 목공 작업장인 ‘목공동’ 등 시민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제작 공간을 선보이고 있다.

서울혁신파크에서는 시민이 더 나은 미래 식문화를 고민해볼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16년 시작돼 해마다 1만 명 이상이 찾는 국내 대표 비건(Vegan·채식주의자) 축제 ‘비건페스티벌’도 서울혁신파크에서 열린다.

페스티벌의 중심에는 상상청 1층에 자리한 비건 카페 ‘달냥’이 있다. 비건카페달냥은 비건 푸드를 판매하는 음식점을 넘어 비건을 위한 커뮤니티이자 파크 구성원이 ‘비거니즘’을 삶에 자연스레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는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업사이클링 등 공생·공존의 문화 이끌어

서울혁신파크 내에는 달냥을 비롯해 지구 반대편의 자원과 노동력을 착취하지 않는 ‘공정무역’, 버려진 자원의 새로운 쓸모를 고민하는 ‘업사이클링’ 등 공생·공존의 문화를 이끌어 나가는 입주단체의 활동이 두드러지고 있다.

서울혁신파크는 최근 교육과 연구를 통해 사회혁신을 이룩하기 위해 ‘집현전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다. 사회혁신을 보다 널리 알리고 파크를 혁신의 메카로 만들기 위해 관련 책자와 자료를 보관·관리하고 공유하는 프로젝트다. 사회혁신아카데미를 세워 매년 최소 30명 정도의 사회혁신 강사를 양성할 계획도 갖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학교 교육에 정규 수업으로 들어가게 하는 것이 목표다.

황인선 센터장이 제시한 서울혁신파크 다음 5년의 키워드는 ‘나눔과 키움’이다. 축적한 혁신 노하우를 나누고 키워 한국에서 사회문제에 대한 논의가 더욱 활발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바람이다.

황 센터장은 “이제 아시아의 리더로 성장한 한국이 지구를 파괴하고 인간의 존엄을 훼손하는 성장이 아닌 보다 건강한 성장을 전파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대한민국 곳곳이 혁신파크의 실천기지가 되어 아시아는 물론 세계에 기여하는 결과를 이루게 되는 날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중앙일보디자인=송덕순 기자 song.deoks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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