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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교수 10명 “검찰총장 징계는 법치주의에 대한 도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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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조영달

조영달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들의 지지 세력 간에도 치열한 장외 성명전이 벌어지고 있다. 조영달 서울대 사회교육과 교수는 7일 ‘민주주의 퇴행을 염려하는 서울대 교수 10명’의 명의로 온라인 화상 기자회견을 열고 “법무부와 검찰의 대립과 관련해 민주주의의 후퇴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조 교수 등의 비판은 추 장관과 문재인 정부에 집중됐다.

정의구현사제단은 검찰 개혁 촉구 #윤석열 징계위 앞두고 장외성명전

조 교수는 “현재의 대립은 그 본질이 검찰을 권력에 복종하도록 예속화하겠다는 것이다. 임기가 보장된 검찰총장에 대해 중대한 위법 행위인가에 대한 명백한 확인도 없는 데다 내부에 다수의 이견(異見)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징계를 하겠다는 것은 법치주의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고 비판했다. 조 교수는 이어 “선출된 권력이 모든 통제를 하겠다는 발상은 민주주의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된 것이다. 어떠한 경우든 권력의 전횡을 견제와 균형의 원리로 제어하는 것이 우리 헌법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라의 미래에 책임 있는 시민으로서 방관만 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사람다운 삶을 누리기 위해 다 같이 민주주의 감시자로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서울대 내 3개 단과대학에서 총 10명이 뜻을 모았다”고 밝히면서도 나머지 9명의 실명을 공개하지 않았다. 그는 “아시다시피 매우 이상한 일들이 일어나는 상황이라 실명은 언급하지 않는 게 적절하다고 생각했다”며 “다만 이 성명을 토대로 다른 서울대 교수들을 상대로 2차 호소문 발표에 관한 의견을 모을 때 (실명 공개 등에 대해) 다시 협의를 거치겠다”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김대중 정부 시절 대통령비서실 교육·문화 수석비서관을 역임했고, 지난 대선 때 안철수 당시 바른미래당 후보의 교육 공약을 설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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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에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은 이날 대검찰청 앞에서 ‘검찰 개혁을 촉구하는 천주교 사제·수도자 3951인 선언’을 발표했다. 사제단은 윤 총장을 검찰 개혁의 ‘걸림돌’이라고 정의한 뒤 “남의 허물에 대해서는 티끌 같은 일도 사납게 따지면서 자신에게는 한없이 관대해지는 검찰총장의 이중적 태도는 검찰의 고질적 악습을 고스란히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신의 이해와 맞지 않으면 어떤 상대라도, 그것이 국민이 선출한 최고 권력이라도 거침없이 올가미를 들고 달려드는 통제 불능의 폭력성을 언제까지나 참아줄 수 없다”며 “검찰은 이 순간까지 자신이 걸어온 시간을 돌아보면서 참회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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