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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호가 알을 낳는다? 호주서 포착한 20년 새 최대 규모 산란 장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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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4~6일 호주 대보초에서 20여년만에 최대 규모 산호 산란이 관찰됐다. [사진 호주 퀸즈랜드 주 관광청]

12월 4~6일 호주 대보초에서 20여년만에 최대 규모 산호 산란이 관찰됐다. [사진 호주 퀸즈랜드 주 관광청]

세계 최대의 산호 군락인 호주 대보초(그레이트 배리어 리프)에서 지난 4~6일 산호가 엄청난 양의 알을 낳는 진귀한 풍경이 목격됐다. 호주 해양당국은 이번 산호 산란이 20여 년 새 펼쳐진 최대 규모라고 밝혔다.

대보초는 호주 퀸즈랜드 주 앞바다에 남북 2300㎞ 길이로 펼쳐진 거대 산호 군락이다. 우주에서도 뚜렷이 보이는 대보초는 최근 지구 온난화로 인한 수온 상승으로 홍역을 치렀다. 2016년부터 심각한 ‘백화 현상’이 발생했다. 산호가 하얗게 변색하면서 죽는 현상으로, 대보초 산호의 절반이 폐사했다. 산호가 어류의 서식지와 산란지 역할을 하고 있어 바다 생태계 전반이 위협받는 상황이었다.

호주 대보초는 우주에서도 보일 정도로 거대한 산호 군락이다. 몇 년 새 수온 상승으로 산호 절반 가까이 폐사했지만 최근 적극적인 산호 보호 활동으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사진 호주 퀸즈랜드 주 관광청]

호주 대보초는 우주에서도 보일 정도로 거대한 산호 군락이다. 몇 년 새 수온 상승으로 산호 절반 가까이 폐사했지만 최근 적극적인 산호 보호 활동으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사진 호주 퀸즈랜드 주 관광청]

그래서 이번 대규모 산란 장면은 더욱 반갑다. 퀸즈랜드 관광청 경성원 실장은 “휴양지로 널리 알려진 케언스에서 배로 2시간 거리인 무어 리프, 대보초 남단인 헤론 섬과 리자드 섬에서 뚜렷한 산호 산란이 관찰됐다”며 “호주 해양당국뿐 아니라 스쿠버다이버, 관광업체들도 산호를 살리기 위해 다방면으로 활동을 펼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산호 산란은 11월 말부터 12월 초 보름달이 뜨는 한밤중에만 관측된다. 전 세계에서 이 광경을 보기 위해 스쿠버다이버가 몰려들지만 운이 좋아야만 볼 수 있다.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소수의 호주인만 진풍경을 관찰했다. 많은 사람이 식물로 알고 있는데, 산호는 암수가 한몸에 있는 자웅동체 동물이다. 올해는 산호 무리가 1조가 넘는 숫자의 정자와 난자가 바다로 방출하며 새 생명의 탄생을 예고했다. 영상을 보면 휘날리는 좁쌀만 한 산호 알이 눈보라처럼 휘날린다.

산호는 꽃처럼 화려해 식물로 착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산호는 암수가 한몸에 있는 자웅동체 동물이다. [사진 호주 퀸즈랜드 주 관광청]

산호는 꽃처럼 화려해 식물로 착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산호는 암수가 한몸에 있는 자웅동체 동물이다. [사진 호주 퀸즈랜드 주 관광청]

12월 4~6일 호주 대보초에서 20여년만에 대규모 산호 산란이 관찰됐다. [사진 호주 퀸즈랜드 주 관광청]

12월 4~6일 호주 대보초에서 20여년만에 대규모 산호 산란이 관찰됐다. [사진 호주 퀸즈랜드 주 관광청]

대보초 해양당국 데이비드 와친필드 팀장은 “이번 관측을 통해 대보초의 생태계가 건강하게 회복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며 “모두가 기후변화에 따른 지구 환경에 관심을 갖고 아름다운 자연을 후손이 공유할 수 있도록 노력했으면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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