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깜한 거리 대신 '홈파티'·'랜선콘서트'…연말 新풍속도

중앙일보

입력 2020.12.07 17:50

서울 강남구에서 직장을 다니는 조모(28)씨는 연말마다 만나는 대학 동기들과의 송년 모임 장소를 자신의 집으로 바꿨다. 정부가 오는 1월 3일까지 '특별방역 기간'을 선포해 수도권 음식점과 술집 등이 오후 9시면 문을 닫기 때문이다. 조씨는 7일 "두 달 전 약속 잡을 때만 해도 송년회는 할 수 있을 줄 알았다"며 "상황이 이렇게 됐으니 집에서 재밌게 연말을 보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지난 4일 서울의 한 백화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로 '집콕'과 홈파티가 인기를 끌면서 홈파티용 상품 수요가 증가 추세다. 연합뉴스

지난 4일 서울의 한 백화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로 '집콕'과 홈파티가 인기를 끌면서 홈파티용 상품 수요가 증가 추세다. 연합뉴스

오는 8일부터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 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되자 연말 모임을 취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 대신 깜깜한 거리를 피해 가족이니 친구들과 집에서 즐기는 '홈파티'나 '랜선 콘서트' 등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깜깜한 거리 대신 홈파티나 랜선공연 관람  

경기도 안양시에 거주하는 이모(26·여)씨는 "이번 연말에는 밖에 나가지 않고 친구들과 방탄소년단 콘서트를 온라인으로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허모(30·남)씨 역시 직장 동료들과 집에서 만나는 송년회를 계획 중이다. 허씨는 "집에서 모이는 게 불편하기는 하지만 코로나라고 그냥 연말을 보내기도 섭섭해서 가까운 동기들을 아예 집으로 초대했다"고 말했다.

화상회의 프로그램 줌(zoom)으로 기업 비대면 행사에 참여하는 모습 [더팀컴퍼니 제공]

화상회의 프로그램 줌(zoom)으로 기업 비대면 행사에 참여하는 모습 [더팀컴퍼니 제공]

유통가에서는 홈파티 용품이 인기다. 백화점에서는 와인, 케이크, 크리스마스 인테리어 등 매출이 올랐다. 편의점들은 파티 음식밀 키트 등이 담긴 '홈파티 용품 세트'를 앞다퉈 팔고 있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거리 두기 강화로 온라인 매출에 주력하고 있다"며 "집 장식품이나 크리스마스트리 등 홈파티 용품이 적게는 10%, 많게는 300% 정도 매출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연말 송년회 대신 온라인 퀴즈쇼

기업들도 송년회 같은 연말 행사를 비대면으로 진행하고 있다. 취업포털 인크루트에 따르면 기업회원 663명 중 올해 연말 기업 행사를 취소한 기업은 전체의 91%다. 다만 송년회를 계획 중인 기업의 25%는 '비대면 송년회'를 기획하고 있다. 기업행사 대행업체 더팀컴퍼니의 유성 대표는 "밀리고 밀린 기업 공식행사를 비대면으로 진행해달라는 주문이 많이 들어온다"며 "올해 처음 도입한 비대면 송년회 프로그램은 '방 탈출 게임' '방구석 퀴즈쇼' 등으로 구성됐다"고 설명했다. 유 대표는 "생각보다 재밌었다는 반응이 많다"며 "코로나19가 끝나도 지속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올해부터 온라인 행사 기획을 시작한 10년차 기업행사 대행업체의 프로그램 [사진 더팀컴퍼니 제공]

올해부터 온라인 행사 기획을 시작한 10년차 기업행사 대행업체의 프로그램 [사진 더팀컴퍼니 제공]

"블랙아웃 연말…그래도 허전하고 답답"  

하지만 예년과 다른 연말 분위기에 답답함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서울 관악구에 거주하는 A씨(37·여)는 "밖에도 못 나가고, 기다리던 현장 콘서트가 취소되기도 하니 허전하다"며 "올해는 연말 기분이 들지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 IT업계 직장인 유모(28·남)씨는 "술자리를 좋아하는 편인데 전부 비대면으로 바뀌어 섭섭하기도 하다"며 "코로나19가 끝나면 직접 얼굴을 보고 친구나 동료들과 술을 한잔하고 싶다"고 전했다.

한편, 전국 지자체가 연말마다 진행하던 대규모 야외 행사도 대거 취소됐다. 1953년부터 매년 열리던 보신각 ‘제야의 종’ 타종행사가 올해는 코로나 19 여파로 온라인으로 열린다. 타종을 보려는 인파가 모이는 걸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또 울산, 창원시 등 각 지자체에서는 매년 열던 해맞이 행사도 취소했다.

편광현 기자 pyun.gw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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