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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소뱅이 1조 넣은 그 미국 바이오 회사에 2200억원 투자

중앙일보

입력

혁신 기술로 항암·난치병 치료제 개발 

SK㈜가 혁신 바이오 기업으로 각광받고 있는 미국 로이반트(Roivant Science)에 2억 달러(약 2200억원)를 투자해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고 7일 밝혔다. 2014년 설립된 로이반트는 최소 10년 이상 걸리는 신약개발 과정에 인공지능(AI)과 데이터 전환(DT) 기술 등을 활용한 플랫폼을 적용해 신약 개발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기업으로 유명하다. 이미 지난 2017년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로부터 단일 바이오 벤처로는 사상 최대인 11억 달러 규모(1조21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SK㈜는 이번 제휴를 통해 로이반트가 자회사로 설립 예정인 표적 단백질 분해 연구 전문 자회사의 2대 주주로 공동 경영에 참여할 예정이다. 지분율은 공개하지 않았다. 한국 기업이 미국의 ‘표적 단백질 분해(Targeted Protein Degradation)’ 치료제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SK㈜가 최초다. 이번에 SK㈜와 파트너 관계를 맺은 로이반트는 AIㆍDT 플랫폼과 임상개발 전문가 그룹 등을 활용, 10년 이상 소요되는 신약 개발 과정을 획기적으로 줄인 사업 모델로 혁신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3일 SK㈜와 로이반트 사이언스는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을 위한 협약식을 화상회의로 진행했다. SK㈜ 장동현 사장(오른쪽)과 로이반트 사이언스 비벡 라마스와미(Vivek Ramaswamy) 사장은 이날 표적 단백질 분해 플랫폼 구축을 시작으로 신약개발 등 다양한 협력을 이어가기로 합의했다. 사진 SK(주)

지난 3일 SK㈜와 로이반트 사이언스는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을 위한 협약식을 화상회의로 진행했다. SK㈜ 장동현 사장(오른쪽)과 로이반트 사이언스 비벡 라마스와미(Vivek Ramaswamy) 사장은 이날 표적 단백질 분해 플랫폼 구축을 시작으로 신약개발 등 다양한 협력을 이어가기로 합의했다. 사진 SK(주)

표적 단백질 분해 치료제는 질병의 원인인 단백질을 원천적으로 분해하는 기술이다. 기존 신약들은 이 단백질의 기능을 최소화하거나 억제하는 방식을 찾는 데 주력해왔다. 때문에 ‘표적 단백질 분해 치료제’는 신약 개발 기술의 ‘게임 체인저’로 주목받고 있다. 원인 단백질 자체를 분해하는 방식인 만큼 내성 문제도 없다.

표적 단백질 분해 신약 개발을 위해선 수많은 이종(異種) 단백질에 대해 빠르고 정확한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 AI 플랫폼이 필수 요건으로 여겨지는 이유다.

새 항암제 개발해 내년 임상 진입 

SK㈜ 관계자는 “로이반트는 선도 바이오 기업 중 유일하게 AI 개발 플랫폼을 갖추고 있다”며 “현재 6개의 질병 단백질에 대해 AI를 활용한 단백질 분해 신약을 개발 중”이라고 소개했다. SK㈜와 로이반트는 이미 이 기술로 새로운 항암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르면 내년에 임상 진입이 예상된다.

계획대로라면 SK㈜ 입장에선 뇌전증 등 중추신경계에 국한돼 있던 제품 포트폴리오를 항암과 난치병 등의 영역으로 넓히게 된다.

한편 표적 단백질 분해 신약은 투자 업계에서도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이 분야 1세대 격인 아비나스(Arvinas), 카이메라(Kymera), C4, 누릭스(Nurix) 등 4개 나스닥 상장사의 시가총액은 6조7000억원에 달한다. 화이자(Pfizer), 바이엘(Bayer), GSK 등 글로벌 제약사들도 이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연구를 진행 중이다.

장동현 SK㈜ 사장은 “SK와 로이반트가 함께 구축하고 있는 단백질 분해 신약 플랫폼은 AI 기술을 활용해 신약개발 과정의 비효율성 문제를 개선하고, 이를 통해 사회적 가치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며 “파트너십 체결을 시작으로 두 회사는 글로벌 바이오 제약 시장에 더 큰 혁신을 가져올 수 있도록 협력을 강화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벡 라마스와미 (Vivek Ramaswamy) 로이반트 사장도 "우리 두 회사는 유망 신약 개발을 통해 수많은 사람을 치료할 수 있기를 희망하며, 이것을 가능하게 할 혁신 신약 플랫폼 구축에 함께하는 것은 정말 뜻 깊은 일”이라며 “SK㈜와 장기적인 비전을 함께 공유하며 파트너십을 이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수기 기자 lee.sook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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