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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악해지지 말자'던 구글 악해졌다...AI 편향성 지적하자 해고

중앙일보

입력 2020.12.07 06:00

2019년 6월 열린 '구글 동맹 파업' 시위 모습. Google Walkout For Real Change 트위터.

2019년 6월 열린 '구글 동맹 파업' 시위 모습. Google Walkout For Real Change 트위터.

무슨 일이야?

구글 AI 윤리팀을 이끌던 팀닛 게브루 박사는 지난 3일 "구글 브레인의 여성 및 동료들에게 보낸 e메일 때문에 해고됐다"고 트위터에 올렸다.
· 게브루 박사는 "구글 검색AI 기술의 편향성을 우려하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하겠다고 했다가 해고됐다"고 주장한다. 구글은 그에게 논문에서 이름을 빼거나, 논문을 철회하라고 그에게 요구했다고 한다. 이를 게브루 박사가 거부하자 즉각 해고했다는 것이다.
· 구글 직원들은 ▶논문 사건에 관한 정보 전체를 공개하고 ▶연구 및 학문적 자유를 보장하는 내용을 구글의 AI 원칙에 포함하라며 회사에 공개 서한을 보냈다. 소셜네트워크에선 #IStandWithTimnit(나는 팀닛 편에 서겠다) #ISupportTimnit(나는 팀닛을 지지한다) 같은 해시태그 운동도 시작.

#나는팀닛을지지한다(#ISupportTimnit) 서명을 받고 있는 '구글 워크아웃 포 리얼체인지'페이지.

#나는팀닛을지지한다(#ISupportTimnit) 서명을 받고 있는 '구글 워크아웃 포 리얼체인지'페이지.

왜 중요해?

이번 사건은 '구글이 여전히 기술 전문가들의 유토피아인가' 하는 회의로 이어지고 있다. 전세계 기술 인재를 빨아 들이던 구글에 균열이 일어나고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 게브루 박사 해고로 드러난 문제는 3가지. ① 내부 비판을 해고로 대응한 구글식 일방주의 ② AI 편향성 등 기술적 문제를 함구하라는 압력 ③ 재확인된 실리콘밸리의 인종·젠더 차별.
· 게브루 박사가 사내 동료들에게 보낸 e메일에서 "구글이 책임있는 AI를 만들려면 비판 등 어려움을 이겨내야 하는데, 구글은 오히려 그런 목소리를 침묵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 게브루 박사는 대표적 흑인 여성 연구자다. 얼굴 인식 AI에서 유색인종 인종차별이 발생한다는 논문(2018년)으로 유명하다. 구글의 해고는 실리콘밸리의 약점, 인종·젠더 차별 문제를 건드렸다.
· 뉴욕타임스는 "구글이 투명성과 자유로운 토론이라는 전통에서 멀어지고 있다"며 "내부 반발은 유토피아로 여겨지던 구글의 명성이 추락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구글에 대한 비판

구글은 최근 몇 년 사이 내·외부의 비판에 자주 직면하고 있다.
· 2018년 2월엔 구글이 미 국방부의 비밀 드론 프로젝트(메이븐)에 참여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직원 3100여 명이 "전쟁기술 개발에서 철수하라"고 요구했다. 같은 해 8월엔 직원 1400명이 중국 정부의 검열 기준에 따라 검색엔진을 개발하는 '드래곤 플라이' 프로젝트에 반대하는 서한을 발표했다.
· 2018년 11월엔 안드로이드OS의 아버지로 꼽히는 핵심 전직 임원 앤디 루빈의 성희롱 사건이 터졌다. 전 세계 50개 도시 구글 직원 2만명이 비판 시위에 나섰다. 이후에도 노조설립 억압 논란 등이 불거지며 시위는 계속됐다.
· 미 언론 포춘은 "구글은 밀실에서의 의사결정, 일부 직원에 대한 부적절한 대우 등의 문제로 조직적인 사내 반발이 일상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구글 반대 캠페인에 사용된 로고들. Google Walkout For Real Change.

구글 반대 캠페인에 사용된 로고들. Google Walkout For Real Change.

구글의 입장

구글은 "게브루 박사는 해고된 게 아니라 합의에 따라 사직했다"고 주장한다..
· 게브루 박사 사건에 대해선 내부 e메일로 직원 단속에 나섰다. 구글 브레인을 이끄는 제프 딘 총괄이 "내부 절차를 지키지 않았고, 언어 모델의 편견을 완화하기 위한 최근 연구가 고려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의 해명 트윗엔 600개가 넘는 반박성 글이 달렸다.

앞으로는  

실리콘밸리의 테크기업과 기술직군의 갈등이 '테크래시(Tech-lash, 기술 역풍)' 형태로 표면화될 가능성이 있다.
· 구글은 2018년 논란 후 순다 피차이 CEO가 직접 '구글의 AI:우리의 원칙'이라는 윤리 원칙을 발표했다. 전쟁기술 개발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최근엔 AI 윤리 컨설팅을 클라우드 사업에 추가하며 'AI 윤리 전파'를 자임하기도.
· 마이크로소프트(MS)에서도 직원들이 전쟁기술 개발에 반대한다. 아마존에선 기후변화 문제로 경영진과 직원들 간 갈등이 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아마존·MS·세일즈포스에선 직원들이 경찰·세관에 얼굴 인식 기술을 제공하는 걸 반대한다"며 "테크래시가 기술기업 내부에서부터 시작됐다"고 지적했다.
· 복스(VOX) 미디어는 "기술 기업에서 AI 윤리를 연구하는 직원들과 AI 기술을 활용하려는 기업 사이에서 갈등이 커지고 있다"며 "연구자들이 회사 눈치를 보느라 중요한 연구를 외부에 발표하는 것을 두려워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원엽 기자 Jung.wonyeo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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