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백신 3종 이상 산 나라 12개…한국은 1종만 구매 계약

중앙일보

입력 2020.12.07 02:00

업데이트 2020.12.07 06:11

지면보기

종합 01면

수도권(서울·인천·경기)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8일 0시부터 2.5단계로 격상된다. 3주 뒤인 28일 자정까지다. 노래방·헬스장 등 운영 중단 시설을 늘리고 문을 열더라도 오후 9시 이후에는 영업할 수 없게 하는 ‘부분 봉쇄’에 가까운 조처다. 수도권 이외 지역도 거리두기를 2단계로 일제히 상향한다.

한국은 아스트라제네카 1종뿐
영국·캐나다는 7종 계약 완료
화이자 백신 18개국에서 구매
“1종 의존하다 문제 땐 접종 못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 방안을 6일 발표했다. 중대본은 “수도권의 코로나19 확산이 본격적인 대유행 단계로 진입했다”며 “전국적인 대유행으로 팽창하기 직전”이라고 밝혔다. 당국은 이런 조치로 수도권의 하루 확진자 규모를 150~200명 수준으로 낮추겠다고 설명했다.

중대본은 일부 조치는 3단계 조치를 선제적으로 시행한다. 직장인과 방학을 맞은 학생들의 외출과 이동을 최소화하기 위해 재택근무 및 원격수업을 확대하고, 수도권 학원(교습소 포함)은 집합 금지한다. 2.5단계에서 학원은 오후 9시 이후 운영을 중단하게 돼 있는데, 8일부터 3단계 조치인 집합 금지를 적용한다. 2021학년도 대학 입시를 위한 교습과 직업 능력 개발 훈련 과정만 제한적으로 허용한다.

코로나19가 대유행 단계에 진입했지만 정부가 구매 계약을 맺은 백신은 국내 위탁 생산 예정인 영국 아스트라제네카 한 종류뿐이다. 미국·영국 등이 6~7가지 백신을 확보한 걸 고려하면 한국은 백신 확보전에서 뒤처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듀크대 글로벌보건혁신센터의 국가별 코로나19 백신 구매 현황(4일 기준) 등에 따르면 최소 12개 국가가 세 가지 이상 백신 구매를 확정지었다. 영국·캐나다가 일곱 가지, 미국·유럽연합(EU)·인도네시아가 여섯 가지, 호주·멕시코가 네 가지, 일본·인도·브라질·칠레·에콰도르가 세 가지 백신을 구매 계약했다.

지금까지 최소 12개국이 3가지 종류 이상의 백신을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연합뉴스]

지금까지 최소 12개국이 3가지 종류 이상의 백신을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들 국가는 어떤 백신이 안전하고 효과가 높을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복수의 백신을 확보해 놓는 입도선매 전략을 편 것으로 보인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어떤 백신이 더 효과적인지, 어떤 백신이 먼저 도착하는지에 상관없이 국민에게 수천만 개의 백신을 확보할 수 있다는 확신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우리는 모든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않고 있으며 전문가들이 추천하면 백신을 추가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의 경우 자국이 개발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있는데도 미국 화이자·모더나 백신을 포함해 총 일곱 가지 종류를 확보했다. 캐나다는 임상 3상 결과가 나온 아스트라제네카·화이자·모더나 백신은 물론이고, 3상을 진행 중이거나 앞둔 존슨앤드존슨(미국)·사노피(프랑스)·메디카고(캐나다)·노바백스(미국)의 백신을 구매했다. 지금까지 인구 1인당 9.5회분을 구매 계약했다.

코로나19 백신을 전 국민에게 무료 접종하기로 한 일본은 아스트라제네카·화이자·모더나 백신을 구매 확정했다.

종교활동은 비대면이 원칙…노래방·헬스장도 영업 중단 

뉴질랜드·방글라데시·이스라엘·이집트·아르헨티나는 각각 2가지 백신을 확보했다.

국내의 경우 아스트라제네카의 3상 최종 결과가 나온 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사용을 승인하는 데 걸리는 시간과 물량 공급 시기 등을 고려할 때 일러야 내년 3분기에 접종이 가능할 전망이다. 더욱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지난달 3상 중간 결과 발표 뒤 연구진의 실수가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져 신뢰성 논란이 일며 추가 임상을 진행해야 한다. 한국이 아직 구매 계약을 맺지 않은 화이자 백신을 구매 확정한 국가는 이스라엘·뉴질랜드·레바논 등 18개국(지역 포함)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신중하게 시작하더라도, 예상치 못한 문제에 대비해 복수의 백신을 확보해둬야 한다고 조언한다. 박은철 연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물량을 5~6개 백신으로 분산 구매해야 한다”며 “한두 개 백신에만 의존할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자칫 접종 중단 사태가 발생할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mRNA(화이자·모더나), 바이러스 벡터(아스트라제네카), 단백질 재조합(노바백스) 등 제조 방법이 다른 백신을 골고루 구매해 놓으면 한 백신에 문제가 생겨도 플랜B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구매 순서대로 공급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우리는 현재 구매한 백신의 종류와 양이 부족하고, 물량을 공급받는 시점도 다른 나라들에 비해 늦을 수 있다”며 “내년 1~2월이면 미국·영국 등의 접종 결과를 알 수 있기 때문에 백신을 미리 확보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임선영·황수연 기자  youngcan@joongang.co.kr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