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가족] 진단부터 치료까지 신속하게 … 폐암 악화·전이 막아 생존율↑

중앙일보

입력 2020.12.07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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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성화센터 탐방
아주대병원 폐암센터

아주대병원 폐암센터 의료진이 모여 폐 기능 저하로 수술이 어려운 70대 폐암 2기 환자의 폐·흉부 CT 사진을 보며 최적의 치료법을 찾고 있다. 김동하 객원기자

아주대병원 폐암센터 의료진이 모여 폐 기능 저하로 수술이 어려운 70대 폐암 2기 환자의 폐·흉부 CT 사진을 보며 최적의 치료법을 찾고 있다. 김동하 객원기자

폐암은 ‘침묵의 살인자’로 불린다. 국내에서 위암·대장암보다 발병률은 낮지만 사망률은 1위다. 폐암 증상으로 내원하면 2기 이상 진행한 경우가 많다. 그만큼 ‘조기 진단’과 ‘빠른 치료’가 폐암 환자의 생사를 가른다. 아주대병원 폐암센터는 폐암의 진단부터 치료까지 빠르고 정확하게 진행하며 ‘환자 만족주의’를 추구한다. 흉부외과·호흡기내과·종양혈액내과·방사선종양학과·영상의학과 의료진으로 꾸린 이 센터는 폐암 환자의 치료 만족도와 생존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다각도의 진료 시스템을 갖췄다.

입원하지 않고 하루 만에 검사
최초 진료 후 2주 내 치료 개시
새로운 항암 치료 선제적 도입

절개 최소화한 흉강내시경 수술 우선

폐암 치료의 출발점은 ‘진단’이다. 이 센터는 폐암의 빠른 진단을 위해 입원 과정을 생략한 ‘원스톱 진료 시스템’을 도입했다. 통상적으로 조직검사를 실시하려면 환자가 입원해 퇴원하기까지 2~3일이 걸리지만, 이 센터에선 하루면 충분하다. 이는 외래 진료에 관찰실을 둬 검사 전후 환자는 안정을 취하고 담당의는 환자 상태를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게 된 덕분이다. 전문의가 포진해 언제든 검사 가능한 것도 이곳의 강점이다. 영상의학과 유슬기 교수는 “일부 폐렴·결핵의 경우 영상에서 폐암과 병변이 비슷해 보여 정확한 판독이 중요한데, 우리 센터는 폐 등 호흡기의 영상을 전문으로 판독하는 전문의가 빠르고 정확하게 폐암을 판독한다”고 강조했다.

폐암으로 진단된 경우 병기가 1~2기일 때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은 ‘수술’이다. 과거 폐암 수술엔 ‘개흉 수술’이 정석이었다. 개흉 수술은 늑골을 따라 15~20㎝를 절개한 뒤 늑골 사이를 벌리는데, 수술 후 환자에게 극심한 통증을 유발한다. 이 때문에 기침을 못해 가래가 쌓이고, 이는 폐렴의 원인이 되곤 했다. 또 수술 부위의 출혈과 감염, 심한 호흡곤란 등의 우려로 수술 후 하루 정도는 중환자실에 머물러야 했다. 하지만 이 센터에서는 절개 부위를 최소화한 ‘흉강내시경 수술’을 우선적으로 고려한다. 지난해엔 폐암 수술의 82%를 흉강내시경 수술로 집도했다. 늑골을 따라 4㎝가량만 절개하고, 늑골 사이를 벌리지 않은 채 기구만 넣어 수술하는 방식이다. 개흉 수술보다 수술 후 통증·합병증 위험을 크게 줄여 수술 후 중환자실을 거치지 않고 일반 병실로 이동한다. 회복 기간이 1~2일 더 짧아진 데다 외관상으로도 환자 만족도가 높다.

폐암이 3기 이상이거나 고령, 오랜 흡연 등으로 심장·폐의 기능이 저하된 경우 수술이 힘들 수 있다. 수술할 경우 남은 폐 부위가 정상적인 호흡 기능을 유지할 수 없어서다. 이럴 땐 항암제 투여나 방사선 치료로 암 크기를 줄인다. 아주대병원 종양혈액내과는 폐암의 새로운 항암 치료법을 찾기 위한 임상 연구 18건을 진행 중이다. 최근엔 차세대유전자 검사(NGS)를 시행해 폐암을 유발하거나 폐암으로 인해 돌연변이를 일으키기 쉬운 유전자에 대한 표적치료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유전자가 EGFR·ALK·ROS1·B-raf(비라프)다. 종양혈액내과 이현우 교수는 “폐암은 다른 암보다 표적치료가 필요한 유전자가 유독 많다”며 “이들 유전자는 기존 항암제에 20~30%만 반응하지만 표적치료제엔 이 수치가 70% 이상(비라프는 40~50%)으로 높다”고 설명했다. 최근 이 센터가 EGFR 돌연변이가 있는 폐암 환자의 표적치료제 ‘엘로티닙’의 치료 효과(2019)를 밝힌 연구결과가 국제학술지에 실려 주목받았다.

폐암 유발하는 유전자 공략 연구 박차

이 센터는 ‘기간 분리 방사선 치료’라는 맞춤형 방사선 치료 방식도 선제적으로 도입했다. 방사선종양학과 노오규 교수는 “지속적인 방사선 치료가 어려운 환자에게는 가령 2주 진행하고 2주 쉬며 회복할 시간을 기다리는 방식의 기간 분리 방사선 치료를 시행한다”며 “우리 센터의 차별화된 치료법”이라고 말했다.

폐암이 뇌나 주변 장기로 전이됐거나 치료법의 득실을 따져야 하는 경우 센터는 환자에게 최상의 치료법을 찾기 위해 다학제 진료를 한다. 치료 효과가 좋으면서도 안전한 치료법을 찾는다. 이처럼 폐암의 조기 발견과 빠른 치료를 위한 센터의 노력은 ‘생존율 향상’이라는 성과로 이어진다. 이 센터에서 비소세포폐암(폐암의 85%를 차지) 3기 수술 후 ‘방사선-항암 화학 요법 치료’를 받은 환자의 5년 생존율(2019)은 61.3%로, 세계 평균(30~40%)을 크게 웃돈다.

이러한 연구, 치료 실적을 바탕으로 아주대병원 폐암센터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폐암 적정성 평가에선 5회 연속 1등급을 받았다. 지난 6월 발표된 폐암 적정성 5차 평가에서 이 센터의 종합점수는 99.68점으로, 상급종합병원 평균(99.53점)을 상회했다. 또 이 센터는 지난해 ‘국가 폐암 검진 권역 질 관리센터’로 지정돼 경기도 권역 내 폐암 검진 기관의 체계적인 질 관리를 주도하고 있다.

정심교 기자 simk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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