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시대 새롭게 다가오는 FTA] 스마트팜 육성, 융복합 산업으로 지속 가능한 농업의 새 미래 열자

중앙일보

입력 2020.12.07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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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FTA 전략 전문가에게 듣는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한국 농업의 비전과 발전 전략

지성태 서울대학교 국제농업기술대학원 교수

지성태 서울대학교 국제농업기술대학원 교수

지성태 서울대학교 국제농업기술대학원 교수


코로나19 사태가 우리 사회의 많은 부분을 바꿔놓았다. 온라인 주문과 가정간편식 수요가 증가했다. 특히 식품 안전 문제와 무관할 수 없어 친환경 농산물 구매가 늘었다. 소비자가 직접 베란다에서 채소를 길러 먹는 ‘베란다 농업’이 유행하기도 했다.

노동력 부족, 인건비 농가에 부담
기술 집약적 스마트농업 등 주목
농업 민감성 반영 FTA 추진해야
농촌 공간에 대한 새 해석도 필요

 농업에도 코로나19 사태가 영향을 미쳤다. 노동력 부족이 대표적이다. 외국인 노동자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인건비가 많이 늘어 농가에 부담이 됐다. 자연스럽게 기술 집약적인 스마트농업과 정밀농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19뿐만 아니라 긴 장마로 인해 생산량이 확 줄면서 전반적으로 농산물 가격이 올랐다. 최근 김장 시즌을 앞두고 ‘금배추’로 불릴 만큼 확 오른 배추 시세에서 알 수 있다. 벼 작황도 안 좋아 쌀값도 오를 전망이다.

 이렇다 보니 국민의 농업·농촌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최근 여론 조사 결과를 보니, 식량안보의 중요성에 대해서 동의하는 비중이 75%나 됐다. 농업·농촌의 공익적 기능에 대해선 69.5%, 농업의 중요성에 대해선 67%가 동의했다.

 무역과 관련해선 1~9월 수입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0.5% 감소로 큰 차이가 없다. 반면 코로나19 사태가 농산물 수출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수출액은 6.5% 증가했다. 특히 라면은 36.3%, 김치는 38.5%가 늘었다.

 올해 초 코로나19 사태가 막 발생했을 때 미국·중국·유럽 등 주요 국가에선 사재기 현상이 있었지만 한국은 없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에도 국내에선 식품의 수급이 원활했다는 것을 증명한다. 즉 한국은 농식품의 생산 및 유통의 시스템이 잘 작동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국의 경우 대외무역이 전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7%(2018년 기준)나 된다. 그래서 FTA가 중요한데, 현재 한국은 56개국이 관련된 16건의 FTA를 체결했다. 한국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FTA 체결 대상국의 확대가 불가피하다.

 문제는 FTA로 인해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되는 농업이다. 한국 농업은 쌀농사 중심의 영세농 및 과수·축산을 겸하는 복합영농이 다수라 국제 경쟁력이 취약하다. 그래서 농업 부문에 대한 민감성을 반영한 FTA 추진이 필요하다. 개방하더라도 농업 부문만큼은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 국민 정서이자 농정 기조이기 때문에 이를 반영한 한국의 높은 농산물 관세율(평균 양허세율 59.3%)은 FTA 추진에 부담이 되기도 한다.

 FTA 협상을 할 때 각 국가는 전략적으로 접근한다. 농업은 경제·사회·정치적으로 민감한 분야이기 때문에 협정 체결 시 민감 품목에 대해 과세 철폐 예외, 15~20년 장기간 이행 기간 설정, 농업 세이프 가드제 도입 등 일정한 보호막을 설치하는 추세다. FTA 체결로 관세가 철폐되더라도 동식물 위생 검역 조치에 따른 수입 규제를 하기도 한다.

 현재 농업은 글로벌 경제의 통합으로 무한경쟁 시대를 맞았다. 또 한국이 고령화사회로 진입하면서 노동력 부족으로 농촌 경제가 위축되고 있다. 글로벌 기후변화에 따른 생산력 저하와 국제 식량 가격 급등의 우려도 있다.

 이런 이슈들은 농촌·농업에 위협이면서 기회이기도 하다. 핵심은 농업의 경쟁력 강화다. 이를 위해선 농업이 전통적인 생산성 위주에서 탈피하고 가공·유통·수출까지 전 단계에 걸친 혁신적인 농정 설계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기술 혁신이 중요하다. 과학기술을 적용한 스마트팜 육성에 나서고, 문화 및 관광산업 연계한 융복합 산업으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해야 지속 가능한 농업의 미래가 열린다.

 코로나19 사태와 밀접한 이슈일 수도 있는데, 농촌 공간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 필요하다. 외출이 어려워지면서 ‘세컨하우스’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늘었다. 가족이 안전하게 머무를 수 있는 공간으로서 농촌이 주목받을 수 있다. 농촌은 국민의 휴양 공간, 체험 공간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무엇보다 농업·농촌이 발전하고 변화하기 위해서는 결국엔 주체인 농민이 바뀌어야 한다.

 정리=중앙일보디자인 김재학 기자 kim.jaih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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