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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의사와 로봇 손잡고 ‘환자 중심’ 인공관절 수술 실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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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면

힘찬병원 1000례 돌파

이광원 강북힘찬병원장이 3차원 수술 계획을 보며 마코 로봇을 이용한 인공관절 수술을 집도하고 있다.

이광원 강북힘찬병원장이 3차원 수술 계획을 보며 마코 로봇을 이용한 인공관절 수술을 집도하고 있다.

인공관절 수술은 퇴행성 관절염 치료의 ‘끝’이 아닌 ‘시작’이다. 관절염 환자 대부분은 고령·만성질환자로 활동량 감소로 인한 근육·체력 저하 속도가 가파르다. 근 감소증을 비롯해 면역력 저하로 인한 감염 등 전신 부작용의 위험 또한 크다. 퇴행성 관절염 치료에 수술만큼 빠른 재활과 통증 조절이 강조되는 이유다.

3차원 CT 토대로 수술계획 세워 #모의 수술로 정확도·안전성 높여 #출혈·통증 적고, 재활 기간 짧아

관절염 치료 새로운 길 개척

힘찬병원은 퇴행성 관절염의 ‘환자 중심’ 치료를 위해 첨단 기술에 주목했다. 지난 6월 목동을 시작으로 7월 부평, 11월 강북힘찬병원에 ‘마코 로봇 인공관절 수술’(이하 마코 로봇 수술)을 순차적으로 도입한 이래 최근 1000례를 달성하며 관절염 치료의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다.

마코 로봇 수술은 의사의 노하우와 로봇의 정교함이 만드는 합작품이다. 진단에서 수술까지 치료 전 과정에 인간과 로봇이 협업하며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다. 진단부터 일반 수술과는 차별화된다. 컴퓨터가

3차원 컴퓨터단층촬영(CT)을 토대로 환자 고유의 해부학적 구조를 반영해 수술 계획을 세우고, 이를 의사가 최종적으로 검토하는 ‘모의 수술’을 거쳐 정확도를 높인다. 의사의 숙련도나 당일 컨디션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가능성이 거의 없다.

실제 수술에는 의사가 로봇 팔을 잡고 수술 계획에 따라 뼈를 정교하게 깎아낸다. 사전에 입력한 범위를 넘어가면 자동으로 장비가 멈추는 ‘햅틱 기능’이 탑재돼 불필요한 조직 손상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강북힘찬병원 이광원(정형외과 전문의) 병원장은 “CT 등 영상장비로 알기 힘든 근육·인대의 상태는 의사가 수술 과정에 직접 파악해 실시간으로 수술 계획에 반영한다”며 “다리의 정렬과 균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환자 만족도를 끌어올린다”고 설명했다.

마코 로봇 수술의 장점은 분명하다. 최근 힘찬병원 관절의학연구소는 로봇과 일반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환자 각 500명씩 총 1000명을 분석했다. 건강 상태와 퇴행성 관절염으로 인한 관절 변형 수준이 비슷한 환자를 선별해 수술 후 예후를 비교했다. 그 결과, 수술 후 피주머니(헤모박)를 통해 배출되는 혈액량은 로봇 수술이 평균 198.4mL로 일반 수술(235.4mL)보다 10% 이상 적었다. 조직 손상→출혈→수혈로 이어지는 합병증의 연결고리를 로봇으로 끊어냈다는 의미다. 평균 교정 각도(로봇 7.4도 vs 일반 6.5도)와 10일 후 무릎 관절 가동 범위(로봇 120.4도 vs 일반 114.4도) 역시 로봇 수술 결과가 일반 수술보다 좋았다. 목동힘찬병원 남창현(정형외과 전문의) 원장은 “교정 각도가 높을수록 다리 정렬이 바르게 잡혀 체중이 한쪽으로 쏠리지 않고 인공관절을 오래, 편안히 사용할 수 있다”며 “무릎을 구부리고 펼 때 통증이 적어 대부분 수술 후 3일부터 본격적인 재활 운동에 나설 정도로 회복이 빠르다”고 말했다.

수술 후 3일째부터 본격 재활

마코 로봇 수술은 세계적으로 35만 건 이상 시행된 안전한 수술이다. 우리나라에서도 힘찬병원을 비롯한 다양한 의료기관에 도입·활용되고 있다. 마코 로봇 기기를 제공하는 한국스트라이커 심현우 대표는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의료진의 풍부한 경험과 해부학적 지식이 뒷받침될 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며 “그런 의미에서 힘찬병원의 1000례 달성은 세계적으로도 주목받는 성과”라고 말했다.


이수찬 힘찬병원 대표원장

이수찬 힘찬병원 대표원장

인터뷰 이수찬 힘찬병원 대표원장 
 “로봇 인공관절 수술 완성도 더욱 높일 것”
마코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가장 진화한 퇴행성 관절염 치료법으로 평가된다. 힘찬병원 이수찬(58·사진) 대표원장은 “로봇 인공관절 수술도 의사의 경험과 노하우가 쌓일수록 보다 정교해진다”며 “전국의 힘찬병원 어디서든 최상의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의료진 간 협업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코 로봇 수술을 도입한 지 5개월이 지났다. 어떻게 평가하나.  

“인공관절 수술은 정확도가 생명이다. 단 한 번의 수술로 평생 불편함 없이 인공관절을 사용하는 것이 모든 의료진의 목표다. 로봇을 활용하면서 종전에 의사가 전담하던 진단·수술 과정이 보다 정교해졌고 수술 성공률과 환자 만족도도 덩달아 상승했다. 이제 로봇 수술을 받은 환자가 지인에게 추천해 우리 병원을 찾는 경우도 꽤 많다.”

의료진 교육에도 적극적이다.

“3차원 CT와 로봇 팔 등 첨단 기술도 100% 완벽할 수는 없다. 인공관절 삽입 각도와 근육·인대 등 연부조직의 미세한 오차를 잡아내려면 의사의 경험과 노하우가 뒷받침돼야 한다. 병원 의료진이 서로의 교육자로 나서는 이유다. 이달 중 마코 로봇을 도입하는 부산·창원 힘찬병원 의료진도 목동을 찾아 수술 기술과 노하우를 배웠다. 정기적인 화상회의와 인적 교류, 빅데이터 구축 등 교육·연구 시스템을 체계화해 수술 완성도를 더욱 높여갈 계획이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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