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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티머스 로비스트 “이낙연 측근, 여러 기업서 돈 받아” 진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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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가 6일 국회 본청 앞에서 ‘사회적참사진상규명특별법 개정안’ 통과를 촉구하며 농성 중인 세월호 가족협의회 정성욱 진상규명부장을 격려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가 6일 국회 본청 앞에서 ‘사회적참사진상규명특별법 개정안’ 통과를 촉구하며 농성 중인 세월호 가족협의회 정성욱 진상규명부장을 격려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부실장 이모(54)씨의 사망을 둘러싼 의혹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씨는 지난 2일 서울중앙지검의 소환조사를 받다가 저녁식사를 하러 나간 뒤 연락이 끊겼고, 지난 3일 검찰청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검찰서 “월급 등 다양한 명목” 언급 #중앙지검 “후원금인지 단정 못해” #민주당 “망자에 대한 예의 지켜라” #야당 “윤석열 직속 특수단 구성해야”

앞서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조사부는 지난달 25일(2시간)과 지난 2일(8시간) 두 차례 이씨를 불러 조사했다. 이번 사건의 출발점인 옵티머스자산운용 관련 로비스트가 지난 10월 말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이낙연 민주당 대표실 부실장 이모씨가 여러 기업에서 월급 등 이런저런 명목의 돈을 받아 왔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과 관련해서다. 옵티머스 측으로부터 1000만원 상당 가구와 집기를 지원받았다는 의혹도 이 시기에 나왔다.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10월 이 대표 선거사무실 복합기 비용 대납 의혹과 관련해 이씨를 검찰에 고발했다.

‘월급 등 명목의 돈’과 관련해서는 이씨와 그 주변을 위한 정치후원금 성격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에 서울중앙지검 측은 “계좌추적 등을 통해 그러한 정황을 확인했다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확산하는 의혹과 보도에 대해 “망자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를 지키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6일 서면 논평에서 “고인의 생업을 당 대표와 불순하게 연관시키는 저의가 무엇인가. 추모도 다 못한 상황에서 모략을 이어가는 세력에 단호히 대처하겠다”며 “정치수사에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했다. 박수현 민주당 홍보소통위원장은 페이스북에 “한 사람의 죽음 앞에서도 검찰은 못된 버릇을 버리지 못하고 여전히 정치를 하고 있다. 무도한 짓”이라고 검찰을 겨냥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페이스북에 이씨를 추모하는 글을 6일 올렸다. 이 대표는 “이 사람아, 왜 거기 그렇게 있어? 영정 속의 자네는 웃고 있었네”라면서 “자네의 영정 아래서 나는 겨우 울음을 누르며 기도만 드렸네”라고 적었다. 지난 4일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이씨의 빈소에 조문한 이 대표는 이날 올린 글에서 “우리는 함께 일하거나 각자의 생활을 하며 20년을 보냈네. 자네는 착하고 성실한 동지였네”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제기된 의혹에 대한 강도 높은 수사를 촉구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옵티머스자산운용 사건과 관련해 여권 핵심 인사들의 연루 의혹을 뭉개고 있다는 비판이 만연했다”며 “선거사무실 복합기 대여료 기십만원 정도를 받았다는 지금까지의 혐의만으로 극단적 선택을 할 리 없다”고 말했다. 김기현 의원은 “윤석열 검찰총장 직속 특별수사단을 구성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민주당 의원들은 검찰의 강압수사 의혹을 제기하며 물타기에 나섰다.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죽음에서처럼 고인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며 사건 자체를 덮을 기세”라고 지적했다. 곽상도 의원은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정부 안에 ‘꼬리 자르기’ 식으로 죽음을 선동하는 어둠의 세력이 있는 게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 했다. 지난해 11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가족펀드 연루 의혹을 받던 참고인이 숨진 사건, 같은 해 12월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에 연루된 청와대 민정수석실 수사관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 지난 6월 윤미향 의원과 함께 정의기억연대의 회계부정 의혹에 연루된 마포 쉼터 소장이 자택에서 숨진 사건 등을 언급하면서다.

김민상·현일훈·정유진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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