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렘데시비르 효과 없던 중증환자, 혈장치료제로 첫 완치 판정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된 70대 중증환자가 혈장 치료제를 투여받은 뒤 완치됐다.

임상 중인 의약품 치료목적 승인받아 환자에 투여 #13건 승인받아 환자 치료에 써 "상당수 증세 호전"

6일 GC녹십자에 따르면 지난 9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70대 남성이 칠곡 경북대학교병원에서 GC녹십자의 혈장 치료제를 투여받은 후 지난달 18일 최종 음성 판정을 받고 격리해제됐다.

경기도 용인시 GC녹십자에서 직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혈장 치료제 개발을 위해 연구 활동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도 용인시 GC녹십자에서 직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혈장 치료제 개발을 위해 연구 활동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혈장 치료제(GC5131A)는 코로나 완치자의 혈장(혈액 액체 성분)에서 면역 단백질인 항체를 추출해 만든 의약품이다. 아직 임상 2상 시험이 진행 중이지만 지난 10월 칠곡 경북대병원 등에서 치료 목적 사용을 신청해 승인받은 바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생명이 위급하거나 대체 치료 수단이 없는 환자에게 임상시험용 의약품을 쓸 수 있도록 하는 치료 목적 사용승인 제도를 운용 중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환자에게 더이상 치료할 약이 없을 때 의료진이 품목 허가 승인을 받지 않은 임상 시험용 의약품을 특정인에게 써보겠다고 신청할 수 있고 사례별로 심사해 승인한다”며 “제약사가 다수를 대상으로 신청하기도 하는데 해당 사례는 의료진이 사용을 요청한 경우”라고 말했다.

경북대 의료진은 환자가 고령인 점 등을 고려해 중증환자 치료에 쓰는 렘데시비르와 덱사메타손 등을 투여했지만 별다른 차도가 없었다고 한다. 결국 마지막 수단으로 혈장 치료제 투여를 시도했다. 이 환자는 GC녹십자의 혈장 치료제 10g을 1차례 투여받은 후 20여일간 꾸준히 증세가 호전됐고 마침내 지난달 18일 최종 완치됐다.

대구 수성구 대구육상진흥센터에서 신천지예수교 대구교회 신도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의 신속한 개발을 위해 3차 단체 혈장 공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 수성구 대구육상진흥센터에서 신천지예수교 대구교회 신도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의 신속한 개발을 위해 3차 단체 혈장 공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GC녹십자의 혈장 치료제는 칠곡 경북대병원을 비롯해 순천향대 부천병원과 아주대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국내 주요 병원에서 치료 목적 사용승인 요구가 잇따라 현재까지 13건에 대해 치료용 승인을 받았다고 한다. 현재 개발되는 코로나 치료제 중 최다 승인이다. 칠곡 경북대병원의 70대 환자가 승인 이후 처음 실제 투여받은 사례이고, 혈장 치료제를 투여받은 다른 환자들 중 상당수도 증세가 호전되고 있다고 GC녹십자 측은 밝혔다.

GC녹십자는 이처럼 치료 목적 사용승인 요구 등에 대응하기 위해 최근 세 차례에 걸쳐 혈장 치료제를 생산했다. GC녹십자 관계자는 “1차 때는 전량을 임상 목적으로, 2차 때는 10~20% 정도의 임상용을 제외하고 치료 목적으로 만들었다”며 “3차 때는 전량 치료 목적으로 생산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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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 2상 시험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역설적으로 최근 코로나 확산세가 거세지며 위·중증 환자가 늘자 임상 대상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GC녹십자는 중앙대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12개 병원에서 고위험군 환자 60명을 대상으로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GC녹십자 관계자는 “연말이나 내년 초쯤이면 2상 임상시험에 대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본다”며 “2상이 끝나면 조건부 사용 승인을 신청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g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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