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왕과 하룻밤 보낸 승은 궁녀, 출세길 활짝

중앙일보

입력 2020.12.06 13:00

[더,오래] 이향우의 궁궐 가는 길(31)

조선시대 정부직제의 직책에 의한 구분을 품계(品階)로 나타냈는데, 품계란 관리의 등급으로 위계(位階) 또는 관계(官階)라고도 한다. 조선시대에는 여성에게도 품계에 따른 지위의 구분이 있었다. 왕비는 국왕의 배우자이며 여성 품계를 다스리는 국가 수장이며 만백성의 어머니다. 왕비는 국왕처럼 품계가 없다. 왕비의 공식적인 업무는 후궁 중 빈에 해당하는 정1품부터 상궁, 나인 등 궁내의 모든 여성 품계인 내명부와 종친이나 관리들의 부인이 받는 외명부의 품계까지 관장하는 일이었다.

조선시대 내명부와 외명부

고위관료나 사대부 여인들의 지위인 외명부(外命婦)는 남편의 지위에 따라 그 품계가 정해졌다. [사진 pixabay]

고위관료나 사대부 여인들의 지위인 외명부(外命婦)는 남편의 지위에 따라 그 품계가 정해졌다. [사진 pixabay]

내명부는 궁중에서 봉직하는 여관(女官)으로 품계가 있는 여인을 총칭하는 말이다. 세종 10년(1482)에 여관의 제도와 직분을 상정해 조선시대 여관제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내전품계(內殿品階)인 조선시대 내명부는 크게 나누어 내관과 궁관으로,『경국대전』에 따르면 내관은 정1품의 빈에서 종4품의 숙원(淑媛)에 이르는 여관으로, 왕의 측실(側室)이다. 궁관은 정5품의 상궁에서 종9품의 주변궁(奏變宮)에 이르는 여관으로, 그 칭호에 따라 직책이 나누어져 있었다. 정 5품 상궁은 궁관의 가장 높은 위치에서 궁내 사무를 총괄하는 조선시대 전문직 여성인이었다.  내명부 중에 품계는 있으나 그 직무가 없었던 후궁의 품계는 정1품∼종4품까지였다. 정1품과 빈과 종1품 귀인(貴人), 정2품 소의(昭儀)와 종2품 숙의(淑儀), 정3품 소용(昭容)과 종3품 숙용(淑容), 정4품 소원(昭媛)과 종4품 숙원(淑媛)이 있다. 그 아래 내명부는 정5품의 상궁부터 왕과 왕비 등 왕족을 보필하며 왕족이 생활에 필요한 일을 통솔하고 지휘했다.

그리고 고위관료나 사대부 여인의 지위인 외명부(外命婦)는 남편의 지위에 따라 그 품계가 정해졌다.

나인은 직책에 따라 지밀나인, 침방나인, 수방나인, 세수간나인, 생과방나인, 소주방나인 세답방나인으로 나누어 궁중의 안살림을 분담해 처리했다. 궁궐에서 왕족의 시중을 드는 정5품 상궁 아래 궁인직 여인을 나인이라고 부르며 이들은 보통 7~8세의 나이에 입궁하여 어릴 때는 애기나인이라 부른다.

이들이 18세 이상이 되면 신랑 없는 관례를 올리고 나인이 되었다. 그녀들은 궁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왕의 여인으로 부름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혼인할 수 없었다. 궁녀는 궁관(宮官)으로, 맡은 바 직무가 있었고 정5품을 넘는 품계에는 오르지 못했다. 그러나 궁녀가 왕의 승은을 입으면 승은 궁녀로 칭하고 그때부터 왕의 자식을 낳을 수도 있으니 일단 일반 궁인과는 신분을 구분해 보장하는 장치이기도 했다. 그리고 왕의 자식을 낳은 경우에 다시 종4품 이상의 품계를 받게 된다.

명성황후 민씨가 완화군(고종의 서장자)의 생모 귀인 이씨를 궁궐에서 내쫓아버린 일이나, 고종의 다섯째아들 의친왕의 생모 귀인 장씨가 의친왕을 낳자마자 궁에서 쫓아낸 일은 분명 왕후가 내명부의 기강을 다스린 권한의 조치였다. [사진 KBS 드라마 '명성황후']

명성황후 민씨가 완화군(고종의 서장자)의 생모 귀인 이씨를 궁궐에서 내쫓아버린 일이나, 고종의 다섯째아들 의친왕의 생모 귀인 장씨가 의친왕을 낳자마자 궁에서 쫓아낸 일은 분명 왕후가 내명부의 기강을 다스린 권한의 조치였다. [사진 KBS 드라마 '명성황후']

왕비의 입장에서 보면 궁인은 모두 언제 왕의 승은을 입고 후궁의 반열에 오를 수 있는 연적이었다. 사극 드라마나 소설 속에 등장하는 왕비의 질투는 극의 재미를 위한 장치이다. 그러나 실제로 조선의 왕비는 절대로 투기를 하면 안 되는 도덕성을 강요받았다. 성종의 왕비였던 폐비 윤씨는 투기를 해 왕비의 자리에서 쫓겨난 경우고 숙종의 계비 인현왕후가 궁 밖으로 퇴출당할 때의 명분도 투기였다.

그런데도 왕비는 내명부를 다스리는 실권을 가지고 있었으므로 자신의 처소에서 그들을 벌주거나 처벌하는 경우가 있었다. 인현왕후가 후궁 숙원 장씨(장희빈)가 왕의 총애를 등에 업고 오만방자하다는 이유로 통명전 처소에서 회초리로 종아리를 친 사건도 실은 내명부를 다스리는 왕비의 직무를 수행 한 것이었다. 그리고 명성황후 민씨가 완화군(고종의 서장자)의 생모 귀인 이씨를 궁궐에서 내쫓아버린 일이나, 고종의 다섯째아들 의친왕의 생모 귀인 장씨가 의친왕을 낳자마자 궁에서 쫓아낸 일은 분명 왕후가 내명부의 기강을 다스린 권한의 조치였다.

◦ 정1품 - 빈(嬪)
◦ 종1품 - 귀인(貴人)
◦ 정2품 - 소의(昭儀)
◦ 종2품 - 숙의(淑儀)
◦ 정3품 - 소용(昭容)
◦ 종3품 - 숙용(淑容)
◦ 정4품 - 소원(昭媛)
◦ 종4품 - 숙원(淑媛)

◦ 정5품 - 상궁(尙宮),상의(尙儀)
◦ 종5품 - 상복(尙服),상식(尙食)

외명부는 조선시대 특수층의 여인과 봉작을 받은 일반 사대부 여인을 통칭하는 말이다. 즉 종친의 처, 딸 및 문무관의 처로서 남편의 지위에 따라 봉작을 받은 사람을 지칭하는 말이다. 특수층의 여인은 왕실의 내명부를 제외한 왕의 유모, 왕비의 모, 왕녀와 왕세자의 딸을 지칭하며, 일반 사대부 여인은 종친의 처와 문무백관의 처 등을 말한다. 외명부는 대전유모(임금의 유모)와 같이 자신의 공로에 의해 봉작을 받기도 하였으나, 대부분 아버지와 남편의 신분 및 관직에 상응해 봉작을 받았다. 왕비는 이들 궁궐 밖 왕실 종친 여성이나 대신의 처를 궁궐에 초대하여 음식을 나누고 담소하며 잔치를 열기도 했다. 당연히 왕을 보필하는 안주인으로서 사대부의 처들도 내조를 잘해 왕을 잘 보좌하게 하라는 응원이기도 했다.

〈왕실〉
◦ 공주(公主), 옹주(翁主) -무계(無階)
◦ 부부인(府夫人: 왕비의 어머니) -정1품
◦ 봉보부인(奉保夫人: 임금의 유모) -종1품
◦ 군주(郡主: 왕세자의 적녀) -정2품
◦ 현주(縣主: 왕세자의 서녀) -정3품

〈종친의 처와 문무관의 처〉
◦ 부부인(府夫人: 대군의 처)/ 정경부인(貞儆夫人) -정1품
◦ 군부인(郡夫人: 왕자군의 처)/ 정경부인(貞儆夫人) -종1품
◦ 현부인(縣夫人)/ 정부인(貞夫人) -정2품, 종2품
◦ 신부인(愼夫人) /숙부인(淑夫人) -정3품 당상관

조각가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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