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측근 복합기 76만원 때문? 금품 관련 다른 혐의로 수사받아

중앙일보

입력 2020.12.05 05:00

업데이트 2020.12.05 08:59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오전 서울의 한 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이모 당대표 비서실 부실장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기 위해 장례식장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오전 서울의 한 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이모 당대표 비서실 부실장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기 위해 장례식장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옵티머스자산운용(옵티머스) 사건에 연루돼 수사를 받던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 인사가 숨지면서 검찰 수사에 파장이 예상된다. 더구나 이 인사는 기존에 알려진 선관위 고발 건이 아닌 별도의 금품수수 혐의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4일 검찰 등에 따르면 옵티머스 펀드사기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는 지난 2일 이모(54) 민주당 당대표 비서실 부실장을 서울시 선관위 고발 사건의 피고발인 신분으로 불렀다. 이씨는 변호인 참여하에 당일 오후 6시 30분까지 조사를 받은 뒤 종적을 감췄는데 다음날인 3일 오후 9시 15분쯤 인근 건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공공수사부 아닌 경제범죄형사부가 담당

이씨는 지난 4·15 총선에서 이 대표의 종로 선거 사무실에 상주하며 조직 관련 업무를 담당했다. 당시 옵티머스 관계사인 트러스트올이 지난 2∼5월 이 대표의 사무실 복합기 사용 요금 76만원을 대납했고 이씨가 여기에 관련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씨는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지난달 말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고발됐다.

이 사건은 선관위 고발 사건을 주로 처리하는 공공수사부(옛 공안부)가 아닌 특수수사를 맡고 있는 4차장 산하 경제범죄형사부가 담당했다. 옵티머스 수사는 지난 6월 강제수사가 시작될 때는 형사부 담당 차장 산하인 조사1부에 배당돼 ‘부실 수사’ 우려가 나왔다. 그러다 지난 8월부터 특수수사 전문 부서로 사건이 재배당됐다.

지난 8월 서울중앙지검이 형사·공판 지휘체계의 실질화 차원에서 형사·공판부를 1·2·3차장 산하에 분산 재배치하는 방식으로 발표한 직제 개편안. [연합뉴스]

지난 8월 서울중앙지검이 형사·공판 지휘체계의 실질화 차원에서 형사·공판부를 1·2·3차장 산하에 분산 재배치하는 방식으로 발표한 직제 개편안. [연합뉴스]

법조계에선 이씨가 수사를 받던 중 극단적 선택을 한 배경이 석연치 않다고 보고 있다. 복합기 사용 요금 76만원을 지원받은 것만으론 구속 사안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익명을 원한 법조계 관계자는 "선관위 고발 건은 약식기소나 불구속기소가 될 정도의 사안"이라며 "이씨가 선관위 고발 건이 아닌 다른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었다"고 말했다. 검찰은 최근 계좌추적 등을 통해 이씨의 금품수수 혐의를 캐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낙연 대표 측, 두 차례 옵티머스 연루 의혹 부인 

옵티머스 사건이 이낙연 대표와 연루됐다는 의혹은 지난 10월 처음 나왔다. 옵티머스로부터 복합기 임차료를 지원받았다는 보도가 나오자 이 대표 측은 “참모진도 지인이 옵티머스와 관련이 있는지 몰랐고, 이 대표도 당연히 모를 일”이라고 해명했다.

잠잠해지던 의혹은 지난달 조사를 받았던 옵티머스 브로커가 “이 대표 측에 1000만원 상당의 가구와 집기를 제공했다”고 진술하면서 다시 불거졌다. 이때도 이 대표 측은 “어떤 지원도 받은 사실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날 옵티머스 핵심 브로커로 활동한 전 연예기획사 대표 신모씨를 재판에 넘겼다. 신씨는 최근 구속기소 된 브로커 김모씨, 달아난 기모씨와 함께 로비하겠다는 명목으로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에게서 돈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는다.

옵티머스 로비스트로 활동한 전 연예기획사 대표 신모씨가 지난달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옵티머스 로비스트로 활동한 전 연예기획사 대표 신모씨가 지난달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옵티머스 관계자들에 따르면 신씨는 전남 장성 출신으로, 영광 출신인 이 대표와 측근 이씨에게 지역 인맥을 동원해 접근하기가 수월했다. 이씨는 2003~2010년 영광·함평 민주당지구당 사무국장 출신으로 이 대표를 17년 동안 보필한 최측근이다. 옵티머스 관계자들은 그를 “이 대표의 오른팔”이라고도 불렀다.

옵티머스 관계자는 “이 대표 측근 형편이 풍족하지 않았다”며 “대선을 준비하는 이 대표에게 불리한 상황이 나오자 책임을 안고 가겠다는 메시지 아니겠느냐”고 전했다. 이씨는 2014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권리당원을 확보하려고 당비 3278만원을 대납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1년 2월형을 선고받고 수감 생활을 했다. 당시 지역에서는 ‘이 대표를 대신해 처벌을 받은 희생양’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윤석열 "인권 침해 여부 철저 조사하라" 지시

이씨의 극단적 선택으로 현재 진행되는 수사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사망한 이씨는 '공소권 없음' 처리가 된다. 다만 금품수수의 경위와 다른 관련자, 최종 사용처 등의 수사가 계속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아울러 이성윤 지검장이 지휘하는 서울중앙지검이 제대로 수사를 했느냐는 논란이 불거질 수도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이날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에 “인권침해 여부를 철저히 진상 조사해 보고할 것”을 지시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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