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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측근, 檢조사실 나와 10분뒤 아내에 전화 "미안하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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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숨진 채 발견된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부실장 이모(54)씨의 행적 조사 나섰다. 경찰은 4일 "타살 혐의점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아내에게 '미안하다'고 얘기한 통화 내용 외에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에 따르면 이낙연 민주당 대표의 측근인 이씨는 지난 2일 옵티머스 관계사 관련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검찰 조사를 받던 중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실종됐다. 이씨가 아내와 마지막으로 통화 한 시간은 지난 2일 오후 6시 40분이다. 이씨가 검찰 조사실을 빠져나간 지 10분 지난 뒤다. 당시 통화에서 이씨는 아내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통화 이후 이씨의 휴대전화가 꺼지자 이씨의 아내는 오후 9시 35분에 "남편이 연락되지 않는다"며 112 실종신고를 했다. 경찰 휴대전화 분석 결과 이씨가 아내 외에 다른 사람과 통화한 기록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씨는 다음날인 3일 오후 9시 15분쯤 서울중앙지방법원 후생관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실종 신고를 받은 경찰은 기동대 등을 동원해 소재를 파악하다가 휴대전화 위치를 추적해 숨진 이씨를 찾아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 과학수사대는 이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시신을 인근 병원으로 옮겼다. 이후 경찰은 주변인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수첩, 지갑, 휴대전화가 소지품으로 발견됐다"며 "'미안하다'는 통화 외에 유서나 유언으로 볼 만한 것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혹시 타살혐의점이 나올 수 있어 부검 여부를 검토하고 있기는 하다"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관계자 등을 불러 이씨의 행적을 조사하고 있다"며 "4일 새벽 유족들이 경찰서를 다녀갔으며 이후 이씨와 검찰에 동행했던 변호사 등을 불러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옵티머스의 ‘복합기 임대료 지원’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던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근이 사망 전 움직인 동선 추정도 [사진 카카오지도]

옵티머스의 ‘복합기 임대료 지원’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던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근이 사망 전 움직인 동선 추정도 [사진 카카오지도]

이씨는 4.15 총선 당시 이낙연 후보 선거사무실 있던 복합기 임차료를 옵티머스자산운용 관련 업체로부터 지원받은 혐의로 지난 10월 검찰에 고발당했다.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씨는 옵티머스는 관계사인 트러스트올을 통해 지난 2~5월 서울 종로구 이 대표 선거사무실에 복합기를 설치하고 렌트비 76만원을 대납한 혐의다. 정치자금법 제31조에 따르면 국내외 법인은 정치자금을 기부할 수 없다. 당시 이 대표 측은 “지역사무소 관계자가 지인을 통해 해당 복합기를 넘겨받았는데 실무자 실수로 명의 변경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씨는 이 대표가 국회의원이었을 때 10년 가까이 지역구 관리 등을 맡았던 최측근 비서관 출신이다. 2014년 이 대표가 전남지사 당내 후보 시절엔 권리당원 2만여 명의 당비 대납을 주도한 혐의로 구속돼 1년 2개월의 실형을 살고 나오기도 했다.

편광현 기자 pyun.gw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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