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서빙하고 수건 배달…로봇이 열일 하네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호텔·리조트 업계도 비대면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곤지암리조트는 스마트 로봇을 도입했다. 식당에서 음식을 나르고, 빈 그릇을 치우는 일을 로봇이 대신한다. 임현동 기자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호텔·리조트 업계도 비대면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곤지암리조트는 스마트 로봇을 도입했다. 식당에서 음식을 나르고, 빈 그릇을 치우는 일을 로봇이 대신한다. 임현동 기자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사회 전 분야에서 비대면 서비스가 강화된 요즘, 호텔·리조트 업계도 다양한 비대면 실험을 하고 있다. 키오스크로 체크인하고, 모바일로 객실 정비를 요청하고, 드라이브스루 방식으로 음식을 받기도 한다. 급기야 경기도 광주 곤지암리조트는 지난달 11일 업계 최초로 스마트 로봇을 도입했다.

곤지암리조트의 비대면 서비스

주차 차량 등록, 체크아웃도 척척

객실 용품을 나르는 ‘배송로봇’, 음식 서빙을 담당하는 ‘서브로봇’, 체크아웃을 돕는 ‘미니봇’(왼쪽부터).

객실 용품을 나르는 ‘배송로봇’, 음식 서빙을 담당하는 ‘서브로봇’, 체크아웃을 돕는 ‘미니봇’(왼쪽부터).

“제 머리를 터치해주세요. 체크아웃과 차량 등록을 도와드려요.”

픽사 애니메이션 ‘월-E(2008)’의 미래 로봇 ‘이브’를 닮은 로봇이 리조트 로비에서 투숙객을 맞는다. 곤지암리조트는 이 ‘웰컴로봇’을 비롯해 객실 배달 서비스를 맡는 ‘배송로봇’, 레스토랑에서 음식을 나르는 ‘서브 로봇’, 체크아웃과 주차 차량 등록을 돕는 ‘미니봇’ 등 모두 네 종을 투입했다.

리조트의 일상은 대략 이렇게 바뀌었다. 로비에 도착하면 사탕 선물을 싣고 다니는 웰컴 로봇이 손님을 맞는다. 로비 가장자리의 미니봇을 통해 차량을 등록하고, 레스토랑이나 객실로 이동한다. 식당 주문은 사람이 받지만, 음식 서빙은 로봇의 몫이다. 객실에서도 추가 수건·샴푸·생수 등을 요청하면 로봇이 배달에 나선다. 전화로 “로봇을 보내달라”고 요청하면 된다. 물론 배달비는 없다.

로봇 서비스 직접 받아보니

지난달 24일 곤지암리조트에서 로봇 서비스를 직접 이용해봤다. 일단 식당에서 일하는 서브로봇은 뜨거운 음식이든, 국물 요리든 흘리지 않고 테이블로 가져왔다. 한 번에 테이블 3곳까지 음식을 날랐고, 손님이 자리를 뜨면 빈 그릇을 실어 주방으로 돌아왔다.

객실 배달 서비스는 가로 50㎝ 세로 50㎝ 높이 130㎝의 배송로봇이 맡았다. 최대 15㎏까지 실을 수 있는 이 로봇은 엘리베이터도 알아서 잡아타고 내렸다. 이동 중에는 스스로 사람을 피해 움직였다. 1층 컨시어지에서 보낸 수건이 7층 객실까지 오는 데 5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로봇이 리조트 내부를 활보하고 다니는 모습은 안전 여부를 떠나 보는 재미가 컸다.

곤지암리조트 정현 상무는 “언택트 차원에서 로봇을 도입했지만, 볼거리 차원에서도 고객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곤지암리조트는 시범 운영을 마치는 대로 전 업장으로 로봇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슬로프에서도 거리두기

‘슬로프 정원제’를 도입해 스키와 스노보드를 여유롭게 즐길 수 있다. [사진 곤지암리조트]

‘슬로프 정원제’를 도입해 스키와 스노보드를 여유롭게 즐길 수 있다. [사진 곤지암리조트]

코로나 시대엔 스키장도 거리두기가 최선이다. 곤지암리조트는 2008년 개장 때부터 한정된 인원만 이용할 수 있는 일명 ‘슬로프 정원제’를 고수했다. 규모가 비슷한 다른 스키장의 절반 수준인 7000명까지만 접수를 받았다.

올해는 규정을 더 강화했다. 정원을 3500명으로 확 줄였다. 눈썰매장도 동시간대 이용 인원을 100명으로 제한하고, 이용권도 1시간 단위로 세분화해 판매한다. 이용객이 한꺼번에 몰리는 걸 막기 위해서다. 어린이 스키 강습도 5명 이하 소규모 프로그램만 진행한다. 모바일 서비스도 진화했다. 코로나 관련 문진표 작성, 리프트권 발권, 장비 대여 등을 스마트폰으로 해결할 수 있다.

스타 야구선수들의 사인과 각종 굿즈로 꾸며진 ‘LG 트윈스 룸’.

스타 야구선수들의 사인과 각종 굿즈로 꾸며진 ‘LG 트윈스 룸’.

객실은 10월 리뉴얼을 마쳐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120인치 스크린이 놓인 ‘시네마 룸’을 비롯해 ‘LG 트윈스 룸’ ‘지인 힐링 룸’ 같은 개성 있는 객실이 생겼다. LG 트윈스 룸의 경우 박용택, 김현수 등 스타 선수의 사인이 적힌 유니폼과 각종 굿즈로 꾸며 벌써 인기가 높다.

백종현 기자 baek.jonghyu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