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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스카르 데스탱 전 佛 대통령, 코로나로 사망…향년 94세

중앙일보

입력

발레리 지스카르 데스탱 전 프랑스 대통령. AP=연합뉴스

발레리 지스카르 데스탱 전 프랑스 대통령. AP=연합뉴스

발레리 지스카르 데스탱 전 프랑스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2일(현지시간) 사망했다고 AFP통신과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 등이 보도했다. 향년 94세.

데스탱 전 대통령의 가족은 AFP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그의 건강 상태가 점차 나빠지디가 코로나19로 인해 사망했다”며 “그의 유언에 따라 장례는 가까운 가족들끼리만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르몽드에 따르면 데스탱 전 대통령은 지난 몇 달간 폐 질환으로 인해 병원에 수차례 입원했다.

데스탱 전 대통령은 1926년 2월 2일 독일 코블렌츠에서 태어났다. 독일 점령기 시절 레지스탕스에 합류했고, 1944년에는 프랑스 제1군에 입대해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 복무했다. 프랑스 국립행정학교(ENA)를 1952년 졸업했고, 1956년 오베르뉴 퓌드돔주(州)에서 하원의원에 당선돼 정치 인생을 시작했다.

1969년 당시 프랑스 재무부 장관이었던 데스탱 전 대통령(왼쪽). AP=연합뉴스

1969년 당시 프랑스 재무부 장관이었던 데스탱 전 대통령(왼쪽). AP=연합뉴스

1962년에는 조르쥬 퐁피두 대통령 아래에서 재무부 장관에 임명됐다. 당시 36살이었다. 이후 세력을 모아 독립공화당을 창당하고, 샤를 드골 당시 프랑스 대통령이 직을 걸고 1969년 4월 실시한 프랑스 개헌 찬반 국민투표에서 ‘찬성하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혀 드골 대통령의 실각에 일조했다. 같은 해 재선한 퐁피두 대통령 아래에서 다시 재무부 장관에 임명됐고, 독립공화당의 2인자로 자리 잡았다.

1974년 퐁피두 대통령의 사망으로 여당 대선 후보로 출마했고, 사회당 프랑수아 미테랑 후보와 격돌한 끝에 대통령에 당선됐다. 당시 48세로, 1848년 이래 프랑스 역사에서 가장 젊은 대통령이었다. 재임 중에는 유럽경제공동체(EEC)를 강화해 유럽연합(EU)으로 발전하게 하는 기반을 만들고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 창설에도 역할을 했다. 1981년 대선에서는 미테랑에게 져 재선에 실패했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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