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농가 사육 수입산 반달가슴곰이 애물단지 된 사연

중앙일보

입력 2020.12.02 13:00

[더, 오래] 신남식의 야생동물 세상보기(24)

육상에 사는 식육목 동물 중 가장 덩치가 큰 것은 곰과 동물이다. 곰과는 북극곰(Polar bear), 불곰(Brown bear), 아시아흑곰(Asian black bear), 아메리카흑곰(American black bear), 말레이곰(Sun bear), 느림보곰(Sloth bear), 안경곰(Spectacled bear), 자이언트팬더(Giant panda) 등 8개 종이 있다. 가장 큰 종은 북극곰으로 수컷이 350~700㎏이며 가장 작은 종인 말레이곰은 25~65㎏이다. 안데스산맥에 서식하는 안경곰을 제외한 나머지 종은 북반구에 널리 분포한다.

대부분의 식육목 동물이 발가락으로 보행하는데 곰은 사람과 같이 발바닥으로 보행하는 척행성(蹠行性)이다. 곰이 두발로 서서 균형을 잘 잡는 것도 발바닥으로 지탱하기 때문이다. [사진 pickpik]

대부분의 식육목 동물이 발가락으로 보행하는데 곰은 사람과 같이 발바닥으로 보행하는 척행성(蹠行性)이다. 곰이 두발로 서서 균형을 잘 잡는 것도 발바닥으로 지탱하기 때문이다. [사진 pickpik]

곰은 튼튼한 다리, 둥글고 작은 귀, 긴 주둥이, 덥수룩한 털을 가진다. 대부분의 식육목 동물이 발가락으로 보행하는데 곰은 사람과 같이 발바닥으로 보행하는 척행성(蹠行性)이다. 곰이 두 발로 서서 균형을 잘 잡는 것도 발바닥으로 지탱하기 때문이다. 북극곰은 육식성이고 자이언트팬더는 대나무를 먹는 초식성이지만 그 외 종은 잡식성이다. 주·야간에 걸쳐 활동하고 짝짓기 시기와 어미가 새끼를 양육할 때 외에는 단독생활을 한다.

귀는 작지만 청각이 발달했고 색깔을 어느 정도 구분하지만 시력은 약한 편이다. 후각은 매우 발달하여 개보다 월등하고 포유동물 중 가장 예민하다 할 수 있다. 후각으로 먹이를 찾고 짝짓기 상대를 구하고 적과 동지를 판단하며 수 킬로미터 떨어진 사체의 냄새를 구분한다. 후각은 일상생활을 기억하게 하는 가장 중요한 감각기관이다. 큰 몸집에 뒤뚱거리며 걷지만 빨리 달릴 수 있고 잘 기어오르며 수영도 능숙하다.

북쪽 지역에 사는 흑곰, 불곰, 임신한 북극곰은 추운 겨울철에 동면한다. 동면 중에는 대사가 느려지고 체온이 떨어지고 심박 수는 1/2수준이 된다. 동면 중에는 큰 장애가 없으면 깨지 않으며, 먹거나 마시지 않고 배변과 배뇨도 하지 않는다. 임신한 암컷은 동면 중에 분만하고 새끼에게 젖을 먹여 기른다. 동면 전에 축적한 지방으로 살아가기 때문에 동면이 끝날 때는 체중의 20% 정도가 줄며, 새끼를 낳은 어미는 1/3까지 감소한다. 동면은 먹이의 감소와 기온의 하강과 관련이 있어 동물원에서 사는 곰들은 동면하지 않는다.

반달가슴곰은 아시아흑곰을 이르는 것으로 7개아종으로, 한국에 분포하는 종은 시베리아 남부, 중국 동북부에 서식하는 것과 같은 종(Ursus thibetanus ussuricus)이다. 가슴부위에 흰색의 큰 V자 또는 초승달 모양의 무늬가 있다. 체중은 수컷이 110~150㎏, 암컷이 65~90㎏으로 모색은 검거나 짙은 갈색이다. 보통 1500m 정도 높이의 산림이나 숲속에서 살며 잡식성으로 과일 열매 곤충 양서류 파충류 애벌레 버섯 알곡 동물 사체 등을 먹이로 한다.

짝짓기는 5~7월, 분만은 1~3월로 임신 기간은 7~8개월이다. 착상지연이 있으며 보통 굴속에 들어가기 전에 착상한다. 한배에 평균 2마리를 낳으며 생시 체중은 350g, 몸길이는 20㎝ 정도로 작다. 생후 4일째 기어 다니기 시작하고 1주일에 눈을 뜬다. 3개월이 되면 어미의 뒤를 쫓아다니고 4개월에 젖을 뗀다. 이후 어미와 같이 지내다가 2~3살이 되면 어미의 곁을 떠나 독립적인 생활을 한다. 새끼를 떠나 보내야 어미가 새로운 새끼를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임신주기는 2~3년이 된다. 평균수명은 25년이며 사육상태에서 최고기록은 44년이다.

반달가슴곰은 단군신화의 주인공으로 예로부터 한반도에 적지 않게 살았다. 1970년대 이후 야생에서 절멸 상태에 이른 가장 큰 원인은 과도한 포획이다. 일제강점기에 해수구제 명분으로 1000여 마리가 사라졌고, 웅담 채취 목적으로 밀렵이 계속된 결과다. 2000년대 들어 자연보전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멸종상태의 반달가슴곰을 야생에 복원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국내 농가에서 사육하는 반달가슴곰은 많지만 한반도에 살았던 종과는 유전자가 다른 아종으로 복원에 필요한 원종으로 이용할 수 없었다.

아시아흑곰을 이르는 '반달가슴곰'은 7개아종으로, 한국에 분포하는 종은 시베리아남부, 중국 동북부에 서식하는 것과 같다. 가슴부위에 흰색의 큰 V자 또는 초승달모양의 무늬가 있다. [사진 pixabay]

아시아흑곰을 이르는 '반달가슴곰'은 7개아종으로, 한국에 분포하는 종은 시베리아남부, 중국 동북부에 서식하는 것과 같다. 가슴부위에 흰색의 큰 V자 또는 초승달모양의 무늬가 있다. [사진 pixabay]

농가에서 사육하는 곰은 웅담이 고가로 거래되자 1980년대 들어 농가소득 증대목적으로 정부가 장려해 일본과 대만에서 수입한 것이다. 당시는 수입한 곰을 길러 웅담도 얻고 증식해서 재수출하려는 목적이었다. 이후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으로 수출 길이 막히고 동물보호의식이 높아져 지금은 애물단지로 전락한 상태다. 그동안 환경부에서도 사육곰의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불임시술 사업 등 관리에 많은 예산을 투입했으나 열악한 사육환경은 여전하다.

반달가슴곰 복원사업은 2004년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의 국립공원연구원에서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러시아 중국 북한 등지에서 원종을 도입하고 이를 증식하여 지리산국립공원 지역에 방사했다. 그간 방사한 개체 중 많은 수가 밀렵 도구에 희생되었고 일부는 적응을 못 해 회수되기도 했다. 현재 지리산 일대 야생에 60여 마리가 살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차 목표인 50마리를 초과한 것은 반달가슴곰의 개체군 안정과 복원에 청신호다.

최근 하동군에서 지리산 형제봉 일대에 관광목적으로 산악열차 모노레일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사업계획이 있다 한다. 국민이 자연경관을 편하게 즐길 수 있다는 장점도 있겠지만, 자칫 자연 생태계를 훼손하여 반달가슴곰을 비롯한 야생동식물의 보전에 악영향이 미칠까 걱정도 된다.

반달가슴곰은 천연기념물 제329호, 멸종위기야생동물 1급으로 지정되어 보호하고 있다. 전남 구례에 위치한 국립공원연구원 남부보전센터는 생태 학습장을 조성하여 일반인들이 반달가슴곰의 생태와 복원사업의 의미를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탐방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명예교수·㈜ 이레본 기술고문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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