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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중국산 백신 접종설…일각선 "외교관 접종 첩보 와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 정부가 제공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백신을 접종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美 전문가, 日 당국자 인용 "김정은 중국산 백신 접종" #접종 날짜나 백신 종류는 공개하지 않아 #10월말부터 "北 외교관 접종 위해 중국 접촉" 첩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9일 평양 노동당 본부청사에서 열린 노동당 정치국 확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9일 평양 노동당 본부청사에서 열린 노동당 정치국 확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싱크탱크인 국익연구소(CNI)의 해리 카지아니스 한국담당 국장은 30일(현지시간) 웹사이트 ‘1945’에 기고한 글에서 “김 위원장을 비롯해 김씨 일가와 북한 지도부 내 다수 고위층이 최근 2~3주 동안 중국이 공급한 백신을 접종해 왔다”고 밝혔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익명을 원한 일본 정보 당국자 2명을 인용해 이런 주장을 했는데, 김 위원장의 백신 접종 날짜와 종류에 대해선 공개하지 않았다. 그는 “중국의 어느 업체가 북한 지도부에 제공된 백신을 제조했는지는 (일본) 소식통도 확인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중국은 백신 개발기업 시노백과 캔시노바이노를 비롯해 3~4개 업체에서 백신 개발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3상 임상 시험 결과가 공개되지 않는 등 중국산 백신의 안전성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카지아니스 국장도 중국의 백신 개발이 기록적인 속도인 것은 분명하지만, 3상 임상시험 자료가 공표되지 않아 백신의 효과와 안전성에 관한 의문이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에선 김 위원장의 건강과 안전 문제를 가장 중시하고 있다”며 “안전성이 200% 확인돼야 김 위원장에게 접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 정보 당국은 북한이 10월 말부터 중국 측에 백신 제공 가능성을 타진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주목해 왔다고 한다.

다른 정부 관계자는 “왕이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을 비롯해 중국 고위 관계자들이 자국에서 생산한 백신을 접종했다는 얘기가 있다”며 “북한도 이를 참고해 대외 활동을 하는 외교관들을 대상으로 중국산 백신 접종을 검토했던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이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안전성이 완벽하게 확보되지 않은 백신을 접종했다면 북한의 코로나 19 상황이 그만큼 엄중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그렇지 않다면 국경을 봉쇄한 상황에서 반드시 중국 등과 대면 접촉에 나서야 하는 일부 당국자들이 중국산 백신을 접종한 게 잘못 전달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매년 신년사 작성을 앞두고 중국과 비공개 접촉을 해 왔는데, 특히 내년 1월 당대회를 앞둔 상황에서 코로나 19의 국내 확산을 극도로 경계하는 북한이 중국과 협의를 위해 중국산 백신을 들여갔을 수 있다는 얘기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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