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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경 "올겨울 최대 고비…이대로면 1~2주내 신규 1000명"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30일 오후 광주 광산구의 한 중학교에 설치된 선별진료소에서 학생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30일 오후 광주 광산구의 한 중학교에 설치된 선별진료소에서 학생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수장인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청장)이 “지난 1월부터 11개월간 코로나 대응을 하면서 많은 위기를 겪어 왔지만 올 겨울이 최대 고비”라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30일 충북 오송 질병청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춥고 건조한 동절기에 (코로나19 전파) 환경 여건은 더욱 나빠지고, 지역사회에 잠복된 무증상·경증 감염자는 증가해 그 어느 때보다 전파 위험이 가장 높은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방대본에 따르면 30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환자는 438명 발생했다. 국내 지역사회에서 414명, 해외 유입이 24명이다. 전날(450명)에 이어 이틀 연속 400명대를 기록했다.

11월 들어 코로나19 3차 유행이 시작된 가운데 정점을 언제, 몇 명까지 보느냐는 질문에 정 본부장은 “1주 내지 2주 후에 700명~1000명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그는 “지난주(11월 22~28일) 감염 재생산지수가 1.43으로 분석됐다”며 “코로나 확진자 1명이 1.43명을 계속 감염시킨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단순계산을 해보면 1주나 2주 후에 700명에서 1000명까지 환자가 발생할 수 있는 수치”라고 설명했다.

감염 재생산지수는 1이하로 떨어지지 않는 한 코로나 감염 유행의 크기가 계속 커진다고 보면 된다. 감염 재생산지수는 11월 둘째주 1.12에서 셋째주 1.52로 올라간 뒤 지난주 1.43으로 다소 떨어졌다.

30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한산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수도권 2단계, 전국 1.5단계가 유지·강화되면서 연말 특수를 노리던 자영업자들의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 뉴스1

30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한산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수도권 2단계, 전국 1.5단계가 유지·강화되면서 연말 특수를 노리던 자영업자들의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 뉴스1

정 본부장은 “지난 24일부터 수도권은 거리두기 2단계가 시행됐고 비수도권도 12월 1일부터 1.5단계로 강화된다”며 “사람 간 접촉이 줄어들고, 마스크 착용 등으로 감염 재생산지수를 떨어트리면 확진자 수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코로나 유행 수준이 지속되면 1~2주 내에 하루 확진자가 최대 1000명까지 발생할 수 있지만, 방역 수칙 준수에 따라 줄어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당국은 거리두기 상향 효과가 1~2주 뒤 나타나는 만큼 이번주와 다음주 내에 신규 환자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긴하다.

8월 이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8월 이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정 본부장은 감염 재생산지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마스크 착용, 사람 간 접촉, 조기 진단 등 세 가지를 꼽은 뒤 “이 세 가지 노력이 합쳐져야 재생산지수를 1 이하로 떨어트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11월 코로나19 유행 양상에 대해선 “김장모임, 동창, 동호회, 친척 모임 등 방심하기 쉬운 가까운 사람들 간의 만남을 통한 전파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2~3월 대구·경북의 1차 유행과 8~9월 수도권의 2차 유행은 특정 교회, 집회 등 한 두곳 정도의 유행 집단이 전체 유행을 주도했다. 하지만 지금은 일상생활에서 소규모로 감염이 만연돼 확산 형태가 매우 다르다고 분석했다. 정 본부장은 “3차 유행은 1·2차 유행과 달리 당국이 신속하게 자가격리나 검사를 할 수 없어 역학조사에 어려움이 크다”고 토로했다. 연령대도 8∼9월 유행 대비 11월 유행의 경우 50대 이하 젊은 층 확진자 비율이 9월 58.9%에서 11월 74.6%로 크게 증가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청장)이 23일 오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본부에서 코로나19 국내 발생 현황 및 확진 환자 중간조사 결과 등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청장)이 23일 오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본부에서 코로나19 국내 발생 현황 및 확진 환자 중간조사 결과 등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방대본에 따르면 기존 감염사례에서 확진자 규모가 계속 커지고 있다. 30일 낮 12시 기준, 서울 강서구의 댄스·에어로빅 학원 관련해 13명이 추가로 양성 판정을 받아 누적 확진자가 189명으로 늘었다. 여기엔 감염 연결고리가 확인된 강서구의 요양병원 관련 확진자 21명이 포함돼 있다.
경기 용인시 키즈카페 감염 사례도 확진자가 3명 더 늘어 총 89명이 됐고, 인천 연수구의 유흥주점 누적 확진자는 53명으로 늘었다.

충북 제천시의 김장 모임 관련 사례에서는 확진자가 15명 더 늘어 총 55명이 됐다. 충북 34명, 강원 14명, 인천 5명, 대전 2명 등으로 퍼졌다. 방역당국은 김장 모임에서 감염이 발생한 이후 확진자 일가족이 방문한 식당, 유치원, 학교 등으로 전파가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경북 경산시에서는 음악대학에서 새로운 발병 사례가 나왔다. 지난 21일 첫 확진자가 나온 뒤 지인, 음악대학, 고등학교 등으로 추가 감염이 발생해 현재까지 총 25명이 확진됐다.

30일 오후 서울 강동구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 검체채취 키트 보관대가 가득 차 있다.연합뉴스

30일 오후 서울 강동구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 검체채취 키트 보관대가 가득 차 있다.연합뉴스

정 본부장은 “본격적인 겨울철에 들어서면서 실내활동 증가, 환기 부족, 유리한 바이러스 생존환경 등의 위험요인과 함께 연말연시 행사·모임 등 사람 간 접촉 기회가 계속 증가할 경우 전국적인 대규모 확산 위험이 매우 우려된다”며 “올 연말에는 대면 모임은 더 이상 없다는 원칙하에 각종 연말연시 약속, 성탄절 등 종교행사, 신년회까지도 비대면으로 진행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특히 수도권은 호흡기 증상을 보이는 환자가 코로나일 가능성이 높아졌다”며“집단모임 후 의심증상이 생기는 경우, 젊은층에서는 후각이나 미각 소실 등의 증상이 있는 경우 신속하게 검사를 받아달라”고 강조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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