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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 걸린 수능 시험장 방역…서울 중고교 교원 재택근무 돌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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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나흘 앞둔 29일 오후 자가격리자 수험생을 위해 별도 시험장으로 준비된 서울 오산고등학교를 방문, 수능 방역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칸막이가 설치된 수험생 책상에 직접 앉아보고 있다. [사진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나흘 앞둔 29일 오후 자가격리자 수험생을 위해 별도 시험장으로 준비된 서울 오산고등학교를 방문, 수능 방역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칸막이가 설치된 수험생 책상에 직접 앉아보고 있다. [사진 청와대사진기자단]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사흘 앞두고 수험생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일부 지역에서 중·고교 전면 등교 중단 등 특단의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수능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우려는 커지고 있다.

30일 박유미 서울시 방역통제관은 코로나19 온라인 브리핑에서 이날 기준 서울의 수험생 확진자는 12명, 자가격리자는 57명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가 빠르게 퍼지고 있는 서울에서는 학생 확진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남아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진단검사를 받고 결과를 기다리는 학생은 총 1193명(27일 기준)에 이른다.

수험생의 코로나19 감염은 전국에서 일어나고 있다. 지난 27일에는 전남 여수와 세종시, 지난 24일에는 충북 청주에서 고3 학생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코로나19 확진 수험생은 총 21명으로 파악됐다. 현재는 신규 확진자가 늘어 누적 확진 수험생은 더 늘어났을 것으로 보인다.

지자체·교육청 수능 방역 비상…서울, 모든 교사 재택근무

30일 오후 부산 동래구 금정고등학교에서 방역업체 관계자들이 소독하고 있다. 연합뉴스

30일 오후 부산 동래구 금정고등학교에서 방역업체 관계자들이 소독하고 있다. 연합뉴스

확산이 심상치 않다고 판단한 정부는 지난 29일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2+@(알파) 단계로 올리고, 비수도권도 1.5단계 적용을 발표했다. 하지만 전주·군산·제천 등 지방자치단체마다 선제적으로 나서 2단계 격상에 나서고 있다. 부산시는 수능 때까지 3단계에 준하는 거리두기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각 시·도교육청도 강화된 대책을 내놓으며 수능 방역에 나서고 있다. 지난 29일 오후 5시쯤 서울시교육청은 관내 중·고교에 오늘(30일)부터 수능 다음날인 다음달 4일까지 모든 교원이 재택근무하도록 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당초 교육당국은 수능 감독관과 예비 감독관으로 투입되는 교원을 중심으로 재택근무를 권고하려했으나, 대상을 모든 교원으로 확대한 것이다. 지난 23일 서울시교육청은 모든 중학교에 오늘부터 원격수업 전환을 지시했다. 이에 앞서 고교는 26일부터 등교를 중단했다.

방역의 초점은 주로 시험 당일에 맞춰져 있지만, 시험 이후 확진자가 확인돼 감독관이나 학교 시설을 통해 코로나19가 확산할 가능성도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런 문제를 막기 위해 수능 이후 검사를 원하는 감독관과 모든 교원에게 무료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제공한다. 서울에 사는 수능 응시 수험생과 학부모의 진단검사 비용도 지원할 계획이다.

수능 후 대학별고사도 고비…"수능 방역 최선 다하겠다"

30일 서울 중구 서울종합방재센터에서 신열우 소방청장과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시행 지원 사항을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30일 서울 중구 서울종합방재센터에서 신열우 소방청장과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시행 지원 사항을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와 시·도교육청이 수능 방역에 나서고 있지만, 수험생들의 불안감을 여전하다. 수험생들이 수능발 감염을 우려하는 건 다음 달에 연달아 이뤄지는 대학별고사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대다수 대학은 코로나19 확진자의 대학별고사 응시를 제한한다. 실기의 비중이 높은 예체능 계열의 경우 자가격리자의 응시 기회도 제한하는 곳이 많다.

방역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교육부는 일정대로 수능 시행을 준비하고 있다. 오늘 전국 86개 시험지구로 수능 문제지와 답안지가 배부가 시작됐다. 확진자와 자가격리자를 위한 별도 시험장도 현재로써는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이날 교육부 관계자는 "일각에서 수능 연기를 주장하고 있지만, 오히려 혼란을 키울 뿐"이라며 "방역을 완벽히 하며 차질없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남궁민 기자 namg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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