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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법의 수호자’ 경찰이 궁금하다면 오늘 하루 경찰로 변신해보자

중앙일보

입력

제복 갖춰 입고 거수경례 수갑 채워보고 사격 연습하며 실제 경찰 된 기분 맛봤죠

 경찰 직업 일일체험을 위해 서초 청소년경찰학교를 찾은 소중 학생기자단. 왼쪽부터 문제원(대전 도안초 5)·안강(경기도 관문초 5)·박지민(서울 신동중 1)·한서진(서울 반원초 4)· 학생기자. 사진=이상윤(오픈스튜디오)

경찰 직업 일일체험을 위해 서초 청소년경찰학교를 찾은 소중 학생기자단. 왼쪽부터 문제원(대전 도안초 5)·안강(경기도 관문초 5)·박지민(서울 신동중 1)·한서진(서울 반원초 4)· 학생기자. 사진=이상윤(오픈스튜디오)

영화·드라마에 자주 등장하는 직업이자 오랫동안 청소년 장래 희망 상위권을 차지한 직업, 바로 경찰관입니다. 도로 위 교통경찰부터 강력범을 검거하는 형사, 위험한 상황을 진압하는 특수경찰까지. 경찰은 범위와 종류가 매우 다양한 직업군이죠. 경찰의 제복이 각양각색인 이유는 무엇일까요. 또 경찰은 평소 어떤 무기를 휴대할까요. 순찰차 안은 일반 승용차와 왜 다를까요. 경찰이 되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요. 소중 친구들의 경찰에 대한 여러 가지 궁금증을 서초 청소년경찰학교에서 직접 체험하며 알아봤습니다.

글=성선해 기자 sung.sunhae@joongang.co.kr, 사진=이상윤(오픈스튜디오), 동행취재=안강(경기도 관문초 5)·박지민(서울 신동중 1)·문제원(대전 도안초 5)·한서진(서울 반원초 4) 학생기자

청소년경찰학교는 현장감 있는 경찰 직업 체험과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경찰청과 교육부가 함께 2014년 설립한 기관이에요. 일방적인 주입식 교육이 아닌, 체험 중심 프로그램이 특징이죠. 청소년경찰학교는 2020년 11월 현재 서울 8개, 인천·경기 11개, 강원 3개, 세종·대전·충남 5개, 충북 2개, 대구·울산·경북 7개, 부산·경남 8개, 전북 3개, 광주·전남 4개, 제주 1개를 운영 중입니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찾은 곳은 2015년 8월 서울 서초경찰서 방서치안센터에 문을 연 서초 청소년경찰학교에요.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춰 경찰장비·과학수사 실습 등 직업 체험 프로그램과 학교폭력 역할극·심리상담 등 체험형 학교폭력 예방교육을 실시하는 곳이죠. 미취학 아동부터 고등학생까지 참여할 수 있고 연령대에 맞춰 경찰 제복·장구 착용, 시뮬레이션 사격, 유치장·순찰차 체험, 학교폭력예방교육·역할극 등의 구성을 달리합니다. 예를 들어 사격 체험은 초4 이상만 참여 가능하죠. 과학수사 체험은 아쉽게도 코로나19로 중지됐고요. 학생기자단은 경찰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직업 체험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참여했어요. 서초 청소년경찰학교장 임재광 경사와 정희진·이진주 경장이 이들을 맞이했죠.

경찰 제복 착용실에서 전의경 기동대원들이 쓰는 방석모를 착용해 본 안강 학생기자.

경찰 제복 착용실에서 전의경 기동대원들이 쓰는 방석모를 착용해 본 안강 학생기자.

“경찰이란 단어가 무슨 뜻인지 아는 사람 있나요?” 임재광 경사의 질문에 네 명의 학생기자가 짐작이 가지 않는다는 듯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며 고개를 갸웃거렸어요. “경찰은 경계할 경(警)과 살필 찰(察)이란 한자로 이뤄져 있죠. 잘 경계하고 살핀다는 의미예요.” 경찰은 경찰관·경찰공무원으로도 불리며 국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 범죄의 예방·진압·수사, 사회 공공질서 유지가 주요 임무입니다.

박지민 학생기자가 승용차 형태 순찰차의 앞 좌석에 탑승해 차 안 마이크를 들고 있다.

박지민 학생기자가 승용차 형태 순찰차의 앞 좌석에 탑승해 차 안 마이크를 들고 있다.

대한민국 경찰 조직은 경찰청장을 중심으로 1차장 8국 9관 32과 18담당관(2020년 기준)으로 구성됐어요. 업무 범위가 워낙 넓기 때문에 부서의 종류와 역할도 매우 다양하죠. 생활안전국·수사국·교통국·외사국은 민생치안을, 경비국·정보국(정보심의관)·보안국은 사회질서 유지를 담당해요. 또 대변인·기획조정관·경무인사기획관·감사관·정보화장비정책관은 행정지원을 각각 담당하죠. 넓게 보면 경찰대학·경찰인재개발원·중앙경찰학교·경찰수사연수원 등 4개의 교육기관과 책임운영기관인 경찰병원도 경찰의 부속기관이에요. 흔히 ‘경찰’ 하면 떠오르는 경찰관은 전국 18개 지방경찰청 소속이며, 257개의 경찰서·595개의 지구대·1438개의 파출소에서 근무합니다.

소중 학생기자단의 일일 경찰 직업 체험을 책임진 서초 청소년경찰학교 교장 임재광 경사.

소중 학생기자단의 일일 경찰 직업 체험을 책임진 서초 청소년경찰학교 교장 임재광 경사.

경찰은 청소년들의 선망 직업 중 하나죠.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2018년 초·중등 학생·학부모·교사 등 4만7886명을 대상으로 한 진로교육 현황조사 결과 경찰관은 초등학생 희망직업 6위(4.3%), 중학생 희망직업 2위(5.2%), 고등학생 희망직업 3위(4.5%)를 기록했죠. 올해 경찰공무원 시험 경쟁률은 무려 18:1이었습니다. 경찰이 되는 방법은 순경공채(경찰공무원 시험), 특채, 경찰간부후보생 선발, 경찰대학교 졸업 등 여러 가지예요. 임 경사는 순경공채 출신이죠. “순경공채를 거쳐 경찰이 되면 파출소나 지구대 업무부터 시작해요. 이후 경찰서 각 과에서 인재를 모집하면 자원해서 필요한 인원이 경찰서로 충원되죠.”

영화나 드라마에서 경찰이 멋진 제복을 입고 경례를 하는 장면을 한 번쯤 봤을 거예요. 그런데 도로에서 만난 교통경찰과 경찰서 앞에 선 경찰, 뉴스 속 시위대와 대치 중인 경찰의 제복은 디자인이 각각 다르죠. 하는 일과 상황에 따라 입는 제복의 종류가 정해져 있기 때문인데요. 경찰 제복은 크게 근무복·정복·기동복·교통복 등으로 나뉩니다. 최근 디자인은 경찰 창설 70주년을 맞아 2016년 변경한 것입니다. 예를 들어 근무복은 상의가 연회색에서 신뢰와 보호·청렴·치유를 상징하는 청록색으로 바뀌었죠. “제가 입은 근무복은 시민과 직접 접촉할 일이 많은 파출소·지구대에 근무하는 경찰이 주로 입어요. 영화·드라마에서 경찰이 표창을 받을 때 입는 제복은 정복입니다. 경찰에 중요한 행사가 있거나 입직·퇴직할 때 입는 멋진 옷이에요. 여러분이 부모님 차를 타고 갈 때 사거리에서 수신호를 하는 교통경찰 봤죠. 멀리서도 눈에 잘 띄는 흰색 교통복을 입어요. 집회·시위 현장에선 청바지처럼 질기고 강한 재질로 만든 제복을 입죠. 활동하기 편해서 기동복이라고 불러요.”(임)

안강·박지민·한서진·문제원(왼쪽부터) 학생기자가 각각 기동복·정복·근무복을 착용했다. 안강 학생기자가 든 방패는 시위 진압용이다.

안강·박지민·한서진·문제원(왼쪽부터) 학생기자가 각각 기동복·정복·근무복을 착용했다. 안강 학생기자가 든 방패는 시위 진압용이다.

“여기서 문제를 하나 낼게요. 도로 위에서 교통경찰관이 하는 수신호와 신호등 속 신호가 다를 때 어떤 지시를 따라야 할까요?” 교통복에 대해 설명하던 임 경사가 질문을 던졌어요. 곰곰이 생각하던 소중 기자단이 일제히 “수신호!”라고 답했습니다. 정답입니다. 문제원 학생기자가 “신호등이 고장난 상황일 가능성이 높아요”라고 추가 설명까지 했죠.

경찰 제복에 대한 설명을 들었으니 이제 직접 입어볼 차례입니다. 2층 제복 착용실에 들어서니 경찰이 평소 착용하는 근무복부터 교통복·정복·기동복, 격렬한 시위에 대비해 헬멧과 방패까지 갖춘 진압복 등 다양한 종류의 제복이 즐비했어요.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만 보던 경찰 제복을 실제로 본 소중 기자단의 눈이 동그랗게 커졌죠. “입고 싶은 제복을 하나씩 골라주세요.” 정희진 경장의 말에 문제원 학생기자가 근무복, 박지민·한서진 학생기자가 정복, 안강 학생기자가 기동복을 망설임 없이 집어 들었어요. “카라를 잘 정리하고 단추를 잠그세요. 모자를 쓰는 것도 잊지 말고요.” 정 경장이 학생기자단의 옷매무새를 꼼꼼히 살폈습니다. 제복은 경찰의 신분을 드러내는 옷인 만큼 단정하게 착용해야 하기 때문이죠. 제복을 갖춰 입은 뒤엔 경례하는 법을 배웠어요. 경찰 경례는 오른손을 들어 손바닥을 곧게 펴고, 경찰모의 챙 끝에 손가락 끝이 위치해야 합니다. 몇 번 연습하던 학생기자단의 손끝이 점점 그럴듯한 모양을 갖추기 시작했어요. “충~성!” 경찰 경례 구호에 맞춰 카메라 앞에서 경례 포즈를 취하자 청소년경찰학교에 왔다는 사실이 실감 나네요.

임재광(가운데) 경사가 문제원(왼쪽)·안강 학생기자에게 수갑을 채우고 푸는 법을 설명했다.

임재광(가운데) 경사가 문제원(왼쪽)·안강 학생기자에게 수갑을 채우고 푸는 법을 설명했다.

근무 중인 경찰은 제복 착용 외에도 각종 장구(裝具·어떤 일을 하려고 몸에 지니는 기구)를 소지해요. 수갑은 경찰을 상징하는 대표적 장구 중 하나죠. 철제나 두랄루민(알루미늄 합금의 일종)으로 만든 수갑과 연결 부위가 막대인 고정식 수갑, 입원한 피의자에게 쓰는 한손수갑 등으로 나뉩니다. 임 경사가 수갑을 사용할 때는 일정한 조건과 절차를 갖춰야 한다고 설명했어요. 수갑을 채우려면 범죄 요지와 체포 이유, 변명의 기회, 변호사 선임 등 피의자의 권리를 설명하는 미란다의 원칙을 함께 밝혀야 합니다. 모든 자물쇠에는 그에 맞는 열쇠가 있죠. 그 모양도 각각 다르고요. 그렇다면 수갑은 어떨까요? “같은 종류의 수갑이라면 하나의 열쇠로 모두 열 수 있어요. 만에 하나 자신이 사용한 수갑의 열쇠를 잃어버리더라도, 다른 경찰이 열어줄 수 있어야 하니까요. 모든 수갑은 일련번호를 음각으로 표시해 관리합니다.”(임)

그때 안강 학생기자가 “한 번만 채워주세요~”라며 눈을 반짝였어요. 임 경사의 시범 후 학생기자단도 수갑 채우고 풀기를 직접 해봤습니다. 수갑을 채울 때도 다 요령이 있죠. “수갑을 손목에 대고 고리 안쪽의 뭉툭한 부분을 팔에 댑니다. 그리고 순간적인 힘으로 밀어주세요. 다시 빠지는 걸 방지하기 위해 검지로 수갑을 차는 사람의 팔목에 맞게 조절해주면 됩니다.” 설명을 들은 문제원·안강 학생기자와 박지민·한서진 학생기자가 짝을 이뤄 수갑 채우기에 도전했어요. 문제원 학생기자가 채운 수갑으로 졸지에 손이 묶인 안강 학생기자가 팔을 위아래로 흔들며 “이러면 정말 손을 잘 못 쓰겠네요”라고 말했죠.

호신용경봉(삼단봉) 역시 경찰이 휴대하는 주요 장구입니다. 펼치기 전엔 짧은 막대처럼 생겼죠. 휴대성을 높이기 위해 세 번 접히게 만들었어요. 손목의 움직임을 이용해 삼단봉을 바닥을 향해 빠르게 ‘휙’ 내리치면 펼쳐집니다. 예를 들어 신고를 받고 출동했을 때 범인의 손에 흉기가 있다면 경찰이 삼단봉으로 손목을 내리쳐 떨어뜨리는 거죠. 임 경사가 한 번에 삼단봉을 ‘휙’ 펼치자, 학생기자단이 일제히 “우와” 소리쳤어요. 열광적인 분위기에 임 경사가 “삼단봉은 뽑을 때가 멋있죠”라며 웃었어요. 다시 접을 때는 삼단봉을 거꾸로 잡고 손에 힘을 준 채 수직으로 땅바닥에 내리꽂으면 됩니다. 임무 수행 중 삼단봉이 갑자기 접히는 걸 방지하기 위해 상당한 힘이 가해져야 접히도록 설계됐어요. 한서진 학생기자가 삼단봉 펼치고 접기에 도전했습니다. 마음처럼 쉽게 되지는 않았지만, 몇 번의 도전 끝에 결국 해내자 기쁨의 미소가 번졌습니다. “정말 잘했어요. 박수 한 번 주세요!”

문제원(왼쪽)·안강 학생기자가 사격 체험실에서 3.8 구경 권총으로 시뮬레이션 사격에 열중하고 있다.

문제원(왼쪽)·안강 학생기자가 사격 체험실에서 3.8 구경 권총으로 시뮬레이션 사격에 열중하고 있다.

범인이 격렬하게 저항하거나 무력을 사용하면 삼단봉만으로는 제압이 어려운데요. 그럴 때는 가스분사기(가스총)를 사용합니다. 권총의 형태를 한 분사기에서 가스가 발사되는 무기죠. 주로 눈과 얼굴 등에 분사해 상대방을 제압하는 데 사용해요. 임 경사가 가스분사기 사용 시 유의해야 할 사항이 무엇일까 퀴즈를 냈어요. “불?” “전기?” “물?” “바람?” 다양한 답이 나왔습니다. 정답은 바람이죠. “가스는 바람의 영향을 잘 받기 때문에 잘못 조준하면 오히려 경찰관이 맞을 수도 있어요. 그래서 경찰관은 가스분사기를 사용할 때 조금씩 방향을 바꿔 움직입니다.”(임)

테이저건(전기충격기)을 사용해 상대방을 제압할 때도 있어요. 테이저건은 순간 전압 5만 볼트를 발생시키는 범인 진압용 전기충격기입니다. 2004년 8월 범인 검거 중 경찰관 피살사건을 계기로 경찰관 안전 도모와 효과적인 검거를 위해 총기보조장비로 다음 해 10월 도입됐죠. 테이저건을 발사하면 두 개의 전자침이 진압 대상을 향해 날아갑니다. 전자침이 몸(옷)에 걸리면 인체에 흐르는 전자 파장(파동)을 교란해 일시적으로 근육운동을 정지시켜 움직일 수 없게 만들죠. 임 경사는 테이저건을 실제로 맞아본 경험이 있어요. “경찰이 되면 충북 충주에 있는 중앙경찰학교에서 교육을 받아요. 보통 한 학기에 2000~3000명의 교육생이 있는데, 전교생이 모두 테이저건을 맞아봅니다. 범인이 아닌 경찰교육생이 테이저건을 맞는 이유가 뭘까요? 테이저건은 체력과 정신력이 강한 사람도 1초 버티기 힘들 정도로 강력한 경찰 장구이기에 남용하지 말라는 의미에서 그 위력을 체험해보는 거죠.”

이날 서초 청소년경찰학교에서는 소중 친구들을 위해 금속탐지기를 추가로 보여줬어요. 공항 검색대에서 많이 보던 장비죠. 임 경사가 “금속탐지기는 수갑이나 삼단봉처럼 경찰이 일반적으로 소지하는 장구는 아니지만, 경기장이나 중요한 행사 등 여러 사람이 모이는 장소에서 검문·검색을 위해 사용합니다”라며 금속탐지기를 자신의 어깨에 가져다 댔습니다. 그러자 “삐빅” 소리가 났어요. 경찰 제복 어깨 부분에 붙인 견장(肩章·직위나 계급을 밝히는 표장)에 금속이 쓰였기 때문이죠.

시뮬레이션 사격게임에 참여한 한서진(왼쪽)·박지민 학생기자. 사격 체험에 사용되는 3.8 구경 권총은 안전을 위해 발사 장치를 제거했다.

시뮬레이션 사격게임에 참여한 한서진(왼쪽)·박지민 학생기자. 사격 체험에 사용되는 3.8 구경 권총은 안전을 위해 발사 장치를 제거했다.

다음 순서는 소중 기자단이 가장 기대하던 시뮬레이션 사격체험입니다. 서초 청소년경찰학교에서는 발사 장치를 제거한 실제 3.8구경 권총으로 시뮬레이션 사격을 해볼 수 있어요. 3.8 구경 권총도 우리나라 경찰의 무기 중 하나죠. 안강 학생기자는 “평소에 사격 게임에 관심이 많아서 꼭 해보고 싶었어요”라며 기대감을 드러냈어요. 묵직한 권총의 무게에 박지민 학생기자의 얼굴에 긴장감이 서렸습니다. 정 경장이 시뮬레이션 게임을 시작하기 전 정확한 권총 조준 자세와 파지법(把指法·어떤 기구나 물건을 손으로 움켜쥐는 방법)을 단계별로 설명했습니다. “오른손으로 권총을 잡고 왼손으로 총의 아랫부분을 단단히 받쳐주세요. 다리는 어깨너비로 벌리고, 안전장치(고무파킹)를 해제한 뒤 한쪽 눈을 감고 조준하면 됩니다. 총을 쏘면 반동이 심하니 손이 다치지 않게 조심해야 해요.” 설명에 따라 한쪽 눈을 감고 조준 자세를 취한 소중 기자단의 표정이 자못 진지합니다.

문제원·안강 학생기자가 뭉친 1팀과 박지민·한서진 기자가 결성한 2팀으로 나눠 사격 체험장에 들어섰어요. 임 경사가 안전을 위해 자세 지도를 이어갔습니다. 다섯 발 연습사격 뒤 본격적인 사격게임이 시작됐죠. 건물 안에서 움직이는 사람 형태의 과녁을 맞히는 시뮬레이션 게임입니다. 각각 9점과 8점을 기록한 2팀에게 승리가 돌아갔죠. “연습 게임에서는 좀 더 잘했었는데~!” 안강 학생기자가 아쉬워했어요. 문제원 학생기자는 “권총의 반동이 사실적이어서 신기했지만 무게가 묵직해서 오래 들면 팔이 아플 것 같아요”라고 말했죠.

경찰관의 발로 활약하는 순찰차에 대해 알아본 문제원·안강·박지민·한서진(왼쪽부터) 학생기자. 지붕 위 경광등부터 수배 차량 판독기와 내부에 설치된 칸막이까지 일반 차량과는 다른 장비들이 눈에 띈다.

경찰관의 발로 활약하는 순찰차에 대해 알아본 문제원·안강·박지민·한서진(왼쪽부터) 학생기자. 지붕 위 경광등부터 수배 차량 판독기와 내부에 설치된 칸막이까지 일반 차량과는 다른 장비들이 눈에 띈다.

사건 현장으로 출동하기 위해 경찰은 차량을 중심으로 한 기동장비를 사용합니다. 일반적으로 ‘경찰차’ 하면 떠오르는 승용차 형태의 순찰차 외에도 SUV 형태의 다목적 순찰차도 있어요. 모두 경찰을 상징하는 백색·청색·황색으로 도색되고 보닛과 양측 앞문에 경찰 로고, 차 상단에는 긴 사각형 형태의 경광등이 달렸죠. 이외에 형사순찰·과학수사·호송·사고조사 등에 쓰이는 승합차량, 화물·물자를 수송하는 화물차량, 경찰수송·경찰작전에 동원되는 중·대 승합차량, 교통·방범용으로 쓰이는 모터사이클(오토바이) 등이 있습니다.

소중 기자단은 승용차 형태의 순찰차에 탑승해봤어요. 차량 안 마이크도 손에 들어보고, 경광등도 울려보니 영화 속 경찰이 된 기분이었죠. 순찰차 내부를 찬찬히 살피다 보니 일반 승용차와 다른 점이 보였어요. 순찰차 뒷좌석에는 문고리가 없고, 시트는 반질반질한 코팅 재질입니다. 중간에는 칸막이가 설치돼 있어요. 한서진 학생기자가 그 이유를 묻자 순찰차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한 이진주 경장이 답했어요. “순찰차 뒷좌석에는 용의자나 범인 외에도 주취자(酒醉者·술에 취한 사람)도 많이 탑승해요. 주취자가 추운 날씨에 길에 쓰러져 있다는 신고가 들어오면 경찰이 순찰차에 태워 지구대에 데려와 보호하죠. 칸막이는 뒷좌석에 탄 사람의 방해와 공격으로부터 경찰을 보호하기 위한 용도입니다.” 이외에도 순찰차에는 놀라운 기능이 숨겨져 있는데요. 주위에 수배 차량이 있으면 순찰차에 설치된 차량 판독기가 자동으로 이 사실을 경찰에게 알립니다. 영화나 드라마 속 범인들이 순찰차의 경광등 소리만 들어도 도망치는 이유예요.

서초 청소년경찰학교에 설치된 체험용 유치장 안에 함께 들어가 본 소중 학생기자단.

서초 청소년경찰학교에 설치된 체험용 유치장 안에 함께 들어가 본 소중 학생기자단.

서초 청소년경찰학교의 경찰 체험 프로그램 마지막 일정은 유치장 체험입니다. 순찰차에 태워 경찰서로 데려온 용의자·범인을 임시로 가둬두는 장소죠. 유치장 내 시설은 ‘인권보호를 위한 유치장 설계 표준규칙’에 따릅니다. 유치실 외에 보호유치실·접견실·신체검사실·샤워장·물품보관실·조사실·화장실·세면대 설치는 물론, 침구류·생필품도 지급해야 해요. 환기·냉난방·비상구·경보벨·폐쇄회로·텔레비전 등도 갖추고, 노약자·장애인 유치인을 위한 목발·휠체어 등을 구비하기도 합니다. 피의자 신분이긴 하지만 인간으로서 기본적인 인권을 보장해야 하기 때문이죠. 여기서 퀴즈. 유치장은 어디에 설치될까요? “경찰서! 지구대! 법원! 파출소!” 이 경장의 물음에 학생기자단이 제각각의 답을 내놨습니다. 구속영장이 신청되기 전 피의자가 머무는 유치장은 경찰서와 해양경찰서에만 있는 시설입니다. 구속영장을 받은 피의자 및 피고인(검사에게 공소를 제기 받은 사람)을 수용하는 시설은 구치소죠.

방서치안센터 1층 한쪽에는 체험용 유치장이 마련돼 있습니다. 학생기자단이 좁은 입구를 지나 조심조심 유치장 안으로 걸음을 옮겼어요. “범죄 혐의가 있어서 경찰서로 입건됐으나, 아직 검찰에 의한 공소 제기가 되지 아니한 사람을 피의자라고 해요. 경찰에 체포된 피의자는 법원에서 재판을 받기 전 구속영장을 신청해야 해요. 이를 위해 그 사람이 어떤 범죄를 저질렀는지 검찰·법원에 보고하는 사이 피의자가 도주할 수도 있고, 자신을 신고한 사람에게 보복할 수도 있죠. 그런 일을 방지하기 위해 유치장에 잠시 가둬두는 겁니다.”(이) 협소한 유치장 안에 모인 소중 학생기자단. 생전 처음 와보는 곳이 낯설지만 신기하기도 합니다. “안에 있으니 기분이 어떤가요?” 이 경장의 질문에 안강 학생기자가 “답답해요. 살려주세요”라고 장난기 섞인 답을 했어요. 경찰의 의미부터 사용하는 장구, 경찰차와 유치장까지 소중 학생기자단의 경찰 체험이 이렇게 막을 내렸어요.

임재광(가운데) 경사가 소중 학생기자단의 질문에 답하며 경찰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줬다.

임재광(가운데) 경사가 소중 학생기자단의 질문에 답하며 경찰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줬다.

한 취업 포털이 직장인·자영업자 총 2798명을 대상으로 ‘2020 일자리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현재 일자리에 대한 만족도가 가장 높은 직종 1위는 ‘경찰·소방공무원’(79.1점)이었어요.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기에 사명감이 필수인 직업이죠. 소중 기자단의 일일 경찰 체험을 담당한 임재광 경사 역시 “경찰은 활동적이고 보람찬 직업”이라며 자신에게 경찰은 “한번 무너지면 일어설 수 없는 척추와 같은 일”이라 자부심을 표현했습니다. 이 정도면 청소년에게 오랫동안 선망받는 직업이 될 만하죠? 사회 질서 유지를 책임지는 경찰관은 이를 어지럽힌 사람에게는 두려운 존재지만 선량한 국민에게는 법의 수호자이자 든든한 이웃입니다. 앞으로 경찰을 마주친다면 너무 어렵게만 바라보지 말고 감사한 마음을 담아 인사를 건네보는 건 어떨까요. 집 주변에 있는 청소년경찰학교를 찾아 체험해보는 것도 경찰과의 심리적 거리를 좁히고, 해당 직업에 대해 좀 더 알아가는 방법이겠죠?

경찰이 되는 방법

 경찰이 되는 방법은 매우 다양해요. 순경공채와 경찰대학교 졸업 등 대표적인 채용 경로 다섯 가지를 소개합니다.
1. 순경공채(경찰공무원 시험): 필기시험, 신체·체력·적성검사, 면접을 거쳐 선발. 합격하면 순경으로 임용된다.
2. 경찰대학교 졸업: 경찰간부 육성을 위해 설립된 4년제 특수대학 경찰학교를 졸업하면 경위로 임용된다.
3. 경찰행정학과 특채: 2년제·4년제 대학에서 경찰행정학전공을 이수한 자를 대상으로 하는 채용 시험. 합격하면 순경이 된다.
4. 전·의경 특채: 경찰청 소속 '전투경찰순경'으로 전역한 자 또는 전역 예정인 자를 대상으로 한 채용. 합격 시 순경이 된다.
5. 경찰간부후보생 시험: 1·2차 필기시험부터 6차 면접까지 공개경쟁을 통해 선발하며, 합격하면 경찰대학에 입소해 52주간 교육을 받고 모든 과정을 마치면 경위로 임용된다.

미란다의 원칙이란?

“당신은 묵비권을 행사할 권리가 있으며 당신의 모든 발언은 법정에서 사용될 수 있습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범인을 체포할 때 경찰이 말하는 이 문장은 경찰이나 검찰이 피의자를 구속하거나 자백을 받기 전에 피의자의 권리(변호인 선임권·진술 거부권 등)를 알려주는 미란다의 원칙 중 일부입니다. 현재 우리나라 헌법 제12조 제5항에서 “누구든지 체포 또는 구속의 이유와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있음을 고지받지 아니하고는 체포 또는 구속을 당하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어 용의자 체포 시 그 내용을 반드시 말해야 합니다.

특수경찰의 종류  

경찰의 임무는 사회질서 유지와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죠. 이를 위해 교통·경비·수사·생활안전 등 다양한 일을 합니다. 도로에서 자주 보는 교통경찰부터 흉악범을 잡는 형사까지 모두 경찰 본연의 임무를 수행 중인 것이죠. 여기서 조금 더 세분된 임무를 수행하는 경찰들도 있는데요. 바로 특수경찰입니다.
1. 경찰특공대(S.W.A.T) : 테러·총기 인질 사건의 진압과 요인 경호 등 특수 임무를 담당하는 대테러 특수경찰.
2. 관광경찰대 : 관광지 범죄예방, 불법행위 단속, 관광불편사항 처리, 관광안내 등 다양한 관광서비스를 제공.
3. 항공경찰 : 다양한 종류의 헬기를 활용해 범죄 추적 및 검거, 실종자 수색, 인명구조 등을 수행.
4. 경찰악대 : 정부·공공단체 및 학교순회, 어린이·노약자를 위한 연주회는 물론 경찰 위문공연을 수행.
5. 22경찰경호대 : 국가원수와 그 가족에 대한 행사장 경호 및 방한하는 외국 국가원수·행정수반에 대한 경호업무를 수행.
6. 한강경찰대 :한강에서 범죄예방 및 단속, 익사방지와 인명구조, 시신 인양, 안전유지, 경비업무 등을 수행.
7. 경찰산악구조대 : 각종 조난사고와 산악범죄를 예방하고 등산로를 비롯한 연관시설 점검 등 등산객의 안전을 책임지는 경찰.
8. 독도경비대 : 우리 국토의 최동단 독도를 수호하는 경비대. 일본 순시선 등 외부세력의 침범에 대비하여 24시간 해안을 경계.

학생기자단 취재 후기

취재 전 경찰은 권위적이고 딱딱한 이미지였어요. 평소 경찰관을 자주 마주치지 않다 보니 직업에 대한 오해와 편견도 조금 있었습니다. 하지만 경찰학교에 취재를 가서 수갑을 채우는 시뮬레이션도 하고, 순찰차에 타보고, 경찰 제복을 입는 등 다양한 체험을 하면서 경찰이라는 직업과 친해진 느낌이었어요. 인터뷰하면서 경찰의 업무가 다양하다는 것도 배웠습니다. 그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매우 힘드실 것 같았어요. 안전한 사회를 위해 힘써주시는 경찰관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지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박지민(서울 신동중 1) 학생기자

경찰이 하는 일과 장비에 관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어 유익했어요. 특히 순찰차를 자세히 살펴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순찰차 안의 여러 장치 중에서 뒷문에 손잡이가 없다는 것이 인상적이었어요. 또한 다양한 경찰 제복을 살펴보았는데요. 하는 일에 따라 제복이 달라지는 것을 보고 경찰이 하는 일이 아주 많다는 것을 알게 됐죠. 가장 흥미로운 것은 사격체험이었습니다. 실제로 경찰이 사용하는 총의 발사 장치를 없애 만든 시뮬레이션 사격 체험은 정말 재미있었죠. 다만 총이 꽤 무거워 조준하기 좀 어려웠어요. 이런 무거운 장비들을 가지고 매일 일하시는 경찰관들에게 감사합니다.
문제원(대전 도안초 5) 학생기자

전체적으로 흥미로웠어요. 평소 추리나 수사물을 좋아하던 저에겐 좋은 경험이었죠. 사격이 제일 재밌었어요. 총이나 사격선수를 보면 총을 쏘는 게 어떤 기분일지 항상 궁금했는데, 그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었어요. 다음 날 팔이 많이 쑤셔서 웃었습니다. 제복도 한 번 입어볼 만했어요. 저는 정복을 입었는데, 되게 예쁘고 멋지더라고요. 다만 과학수사 체험을 못 해서 좀 아쉬웠어요. 미국 드라마 '라이투미'나 영국 드라마 '셜록' 같은 드라마를 보며 과학수사가 무척 멋지다고 생각했거든요. 코로나19 때문이니 이해했어요. 나중에 경찰이나 수사 관련 취재에 다시 한 번 가보고 싶네요.
한서진(서울 반원초 4) 학생기자

서울 서초 청소년경찰학교 방서치안센터에서 현직 경찰관들과 여러 체험 교육 프로그램을 함께했어요. 시뮬레이션 사격 체험에 사용되는 총은 진짜 권총을 개조한 것이라서 제게는 조금 무거웠죠. 처음에 움직이는 과녁을 맞히는 부분은 비교적 쉬웠지만 제한 시간이 있다 보니 나중에는 어려웠죠. 시뮬레이션 사격 체험 후에는 순찰차에 타서 마이크도 써보고 경광등도 울려봤어요. 현직 경찰관에게 경찰이 되려면 갖춰야 할 자질과 경찰이 되는 경로에 관해 물어보기도 했습니다. 어린이들이 선망하는 직업인 경찰의 세계에 대해 새로운 사실들을 알게 돼 즐거웠어요.
안강(경기도 관문초 5) 학생기자

글=성선해 기자 sung.sunhae@joongang.co.kr, 사진=이상윤(오픈스튜디오), 동행취재=안강(경기도 관문초 5)·박지민(서울 신동중 1)·문제원(대전 도안초 5)·한서진(서울 반원초 4)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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