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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서 이슬람 무장단체 습격…주민 최소 44명 학살

중앙일보

입력

29일(현지시간) 나이지리아 자바르마르에서 보코하람에 피살된 주민들의 장례식이 열리고 있다. AP통신=연합뉴스

29일(현지시간) 나이지리아 자바르마르에서 보코하람에 피살된 주민들의 장례식이 열리고 있다. AP통신=연합뉴스

나이지리아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보코하람이 한 농장을 습격해 지역 주민 최소 44명이 숨졌다.

AP통신에 따르면 공격은 28일(현지시간) 나이지리아 북부 보르노주(州) 가린 콰셰베 지역의 한 쌀 농장에서 일어났다. 농장을 점령한 보코하람 무장 단원들은 주민들을 한 자리에 모은 뒤 사살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사건으로 지역 농부와 어부 최소 44명이 숨지고 농장이 불탔다. 아흐메드 사토미 나이지리아 의원은 AP에 “농부와 어부들은 무참하게 살해됐다. 60명이 넘는 농부들이 있었는데, 여태까지 농장에서는 44구의 시신만 수습했다”고 전했다.

나이지리아 당국은 일부 지역 주민이 보코하람에 금품을 납품하기를 거부하자 이들이 보복성 학살극을 단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지 당국자는 AP에 보코하람 단원들이 자주 지역 주민들에게 금품이나 가축, 곡물 납품 등을 강요해왔으며, 일부 주민들이 최근 이에 저항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AP에 “한 총을 든 보코하람 단원이 마을에 와 농부들에게 돈을 내놓고 음식을 내오라고 하면서 괴롭혔다. 이 단원이 음식을 기다리고 있는 동안, 농부들은 그가 화장실에 들어가는 순간을 포착해 그의 총을 빼앗고 그를 묶어뒀다”며 “농부들은 이 단원을 군에 넘겼다. 하지만 군은 농부들을 지켜주지 않았고, 보코하람에게 도전한 데 대한 보복으로 보코하람이 단원을 소집해 이들의 농장을 습격한 것”이라고 말했다.

28일 한 나이지리아 남성이 투표용지를 집어넣고 있다. AFP=연합뉴스

28일 한 나이지리아 남성이 투표용지를 집어넣고 있다. AFP=연합뉴스

또 이날은 13년만에 처음으로 나이지리아 지방의회 선거가 실시된 날이기도 했다. AP통신은 다수의 주민들은 투표 자체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무함마두 부하리 나이지리아 대통령은 “보르노주에서 테러리스트들에 의해 열심히 일하는 농부들이 살해당한 것을 규탄한다. 이런 무분별한 살해 행위로 온 나라가 상처를 입고 있다. 슬픈 때다. 유족들에게 애도의 뜻을 표한다”고 밝혔다.

부하리 대통령은 또 나이지리아 국민과 영토를 방어하기 위해 군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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