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드론이 배달 해준다"···中·印 히말라야 혹한기 기싸움

중앙일보

입력 2020.11.30 05:00

업데이트 2020.11.30 06:57

최근 국경 분쟁 속에 치열한 ‘말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과 인도가 이번엔 혹한기 기 싸움에 나섰다. 인도군이 국경 주둔지의 막사를 대대적으로 재정비했다고 밝히자마자, 중국군은 각종 첨단 장비를 과시하면서 맞섰다.

인도군 병사들이 중국과의 국경 지역에서 ’이 곳은 인도의 영토이니 중국군은 돌아가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서 있다. [중국 웨이보 캡처]

인도군 병사들이 중국과의 국경 지역에서 ’이 곳은 인도의 영토이니 중국군은 돌아가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서 있다. [중국 웨이보 캡처]

28일 중국 인민해방군(PLA) 기관지인 해방군보(解放軍報)와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인민해방군은 히말라야산맥 산악지대에서 인도군과 대치 중인 자국 병사들에게 태양열 에너지를 이용한 특수 막사, 산소발생기, 외골격 로봇(exoskeleton robot) 등을 보급했다. 또 드론을 통한 음식 공급도 하고 있다.

해발 고도 4500m 이상의 고산지대인 히말라야 국경지대에서 만반의 월동 준비가 이뤄졌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곳은 한겨울 기온이 영하 30~40도 아래로 떨어지는 데다 고산지대 특유의 산소 부족까지 겹쳐 병력 주둔이 어려운 환경이다.

중국 정부는 첨단 시설이 히말라야에서 인민해방군의 생활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해방군보는 고산병 방지를 위해 해발 고도 3000m 이상의 모든 전초기지에 다양한 방식의 산소발생기가 갖춰져 있고, 해발 4000m 이상에 주둔하는 병사들의 경우 매일 한 시간씩 산소요법(oxygen therapy)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그리고는 “침상에서 산소발생기를 이용하는 것이 '뉴노멀'이 됐다”는 표현까지 담았다.

고산지대에서 순찰 활동을 하거나 짐을 운반해야 병사들을 위해 외골격 로봇 장비가 보급되기도 했다. 무게 4㎏의 이 장비를 착용하면 병사들이 느끼는 하중의 70%가량이 줄어든다. 이밖에 스마트 태양에너지 시스템이 적용된 막사가 설치돼 외부 기온이 영하 40도 이하로 떨어져도 내부 온도는 15도 이상이 유지된다고 한다.

중국군과의 국경 충돌 과정에서 숨진 한 인도군의 아들이 지난 6월 18일 아버지의 장례식에서 눈물을 흘리며 마지막 인사를 하고 있다. 반면 중국군 희생자에 대한 장례는 제대로 치러졌는지 알려지지 않아 중국 네티즌의 불만을 사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중국군과의 국경 충돌 과정에서 숨진 한 인도군의 아들이 지난 6월 18일 아버지의 장례식에서 눈물을 흘리며 마지막 인사를 하고 있다. 반면 중국군 희생자에 대한 장례는 제대로 치러졌는지 알려지지 않아 중국 네티즌의 불만을 사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언론의 이번 보도는 인도군에 대한 기선 제압의 의미로 해석된다. 앞서 인도군은 지난 19일 자국 매체를 통해 고산지대인 라다크와 인근 실질통제선(LAC) 막사에 난방 시설과 미국으로부터 조달한 특수 방한 장비 등을 공급했다고 밝혔다.

인도군이 예년과 달리 겨울철에도 이곳에 5만여명의 대군을 감축하지 않고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시사하자 중국이 맞불을 놓은 형국이다.

정식 국경선을 확정하지 못하고 3488㎞에 이르는 LAC를 임시 국경선으로 삼고 있는 양국은 지난 6월 15일 라다크 지역 갈완 계곡에서 집단 난투극으로 인도군 사망자 20명 등 수십명의 사상자를 낸 뒤 한 치 물러섬 없는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자국 언론을 통한 언어 충돌의 수위를 점점 높여가면서다.

인도 언론은 지난 9월 7일 양국 군인의 총격 시위 때 중국군이 관우의 청룡언월도 같은 중세 무기까지 들고 도발했다고 보도했다. 중국군의 야만성을 부각하려는 의도가 다분했다.

중화권 언론에는 인도군을 극초단파 무기로 무찔렀다는 영화 같은 얘기가 실리는 일까지 벌어졌다. 지난 16일 홍콩 명보(明報)와 중화권 인터넷 매체 둬웨이(多維) 등은 중국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부원장인 진찬룽(金燦榮) 교수를 인용해 “지난 8월 29일 중국군이 극초단파 무기로 점령당한 요충지를 탈환했다”며 “산 아래에서 극초단파를 발사하자 산 정상이 마치 전자레인지처럼 돼 고지에 있던 인도군이 불과 15분 만에 전부 구토하며 제대로 일어설 수 없을 정도였다”고 보도했다.

인도도 즉각 응수했다. 인도군 고위 관계자는 같은 달 18일 현지 일간지 더 타임스오브인디아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터무니없는 주장으로 심리전을 펼치고 있다”며 “중국군이 아직 충격에서 못 벗어난 거 같다”고 비꼬았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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