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이리 늦었노"···청어도 없어 러 수입, 과메기가 돌아왔다

중앙일보

입력 2020.11.30 05:00

업데이트 2020.11.30 05:26

꽁치 실은 어선들 부산항에 입항 시작

경북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한 해안에서 꽁치로 만든 과메기가 건조되는 모습. 연합뉴스

경북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한 해안에서 꽁치로 만든 과메기가 건조되는 모습. 연합뉴스

과메기의 원료인 꽁치를 가득 실은 배가 포항으로 속속 들어오면서 어민들이 웃음을 되찾고 있다.

꽁치 어획량 급감…과메기 귀해져
청어도 없어, 러시아산 수입해 말려

 포항시는 "지난 24일부터 원양어선들이 부산항에 들어와 대만산 꽁치 등 북태평양에서 잡아올린 꽁치를 하역해 포항으로 속속 보내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포항시는 또 "다음 달 중순까지 3300여t의 꽁치가 포항에 들어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포항시에 따르면 3000t이 넘는 꽁치 규모는 올해 포항 과메기 생산에 차질이 없을 만큼의 양이다.

 본격적인 과메기 철(11월∼이듬해 2월)인 이맘때면 포항 바닷가 덕장이나 과메기 가공 업체 곳곳엔 늘 잘 익은 과메기로 장관을 이룬다. 그런데 올해는 포항에서 유독 '과메기'를 보기가 쉽지 않았다. 이유는 과메기의 원료인 꽁치가 부족해져서다.

 포항시 등에 따르면 올해는 수입산 꽁치 어획량이 크게 감소했다. 북태평양 수온이 올라가면서 꽁치 먹이인 크릴새우가 줄고 대만·중국·일본 어선의 무분별한 남획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해양수산부 수산정보포털에 따르면 올 1~9월 꽁치 수입량은 1229만8175㎏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026만735㎏)보다 39.3% 감소했다.

 꽁치를 대신하는 청어 과메기도 예년만 못한 상황이 벌어졌다. 청어 어획량도 급감한 탓이다. 포항 과메기는 국내산 청어를 주로 쓰는데, 올해는 어획량이 감소해 러시아산 청어까지 수입할 정도였다. 지난해 국산 청어 생산량은 732t이었지만 올해 9월까지는 472t 수준에 머물렀다.

"예년보다 한달 늦게 꽁치 잡히기 시작"  

경북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한 해안에서 꽁치로 만든 과메기가 건조되는 모습. 연합뉴스

경북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한 해안에서 꽁치로 만든 과메기가 건조되는 모습. 연합뉴스

 정종영 포항시 수산진흥과장은 "지구 온난화 등의 영향 탓인지 원래 9월쯤 잡혀서 포항에 10월쯤부터 들어와야 하는 꽁치가 한 달 이상 늦은 11월 말, 12월에야 들어오게 된 것"이라며 "12월이 가까워진 현재도 먼바다에서는 꽁치가 잡힌다고 한다"고 말했다.

 예년보다 한 달가량 늦었지만, 포항 덕장에 과메기가 하나둘 들어차면 과메기 가격도 차츰 안정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포항 과메기는 생산은 줄고, 값은 올라서 지난해 3만 원대(90여 마리)에 형성됐던 가격이 두 배 가까이 올랐다.

 포항시는 12월부터 본격적인 과메기 홍보행사를 열 방침이다. 11월로 예정했던 포항 과메기 축제를 12월 중에 디지털 비대면 방식으로 다시 열기로 했다.

 과메기는 바다와 인접했고, 찬 바람까지 잘 부는 포항 구룡포가 대표적인 주산지다. 구룡포엔 과메기를 생산하는 조합만 200여곳이 모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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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소한 맛이 일품인 과메기는 꽁치를 짚으로 엮은 뒤 바닷가 덕장에 매달아 찬바람에 얼렸다 녹이기를 반복해 존득존득하게 말린 것이다. 속살이 곶감처럼 불그스레한 게 특징이다. 요즘은 꽁치 배를 반으로 가른 뒤 내장을 꺼내고, 사나흘 건조한 '배지기' 과메기도 많이 만든다.

 일반적으로 외지인들이 먹는 과메기와 달리 구룡포 현지인은 '통마리' 과메기를 더 선호한다. 꽁치 내장을 제거하지 않고 그대로 말린 과메기다. 비린내가 배지기 과메기보다 강하지만, 더 고소한 식감을 내는 게 특징이다.

 과메기는 혈관 건강에 이로운 DHA·EPA 등 오메가-3 지방 함량이 많다.

포항=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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