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렐루야. 성도 등록증이 없는 분은 출입할 수 없습니다.”
29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순복음교회 앞. 교인들이 예배에 참석하기 위해 2m씩 거리를 띄운 채 줄을 늘어섰다. 버스에 타고내릴 할 때처럼 ‘성도 출석시스템’ 단말기에 성도 등록증을 태그한 교인만 교회 건물 내부로 들어갈 수 있었다. 교회 측은 본당으로 들어가는 중앙 출입구를 폐쇄했다. 측면 출입구 두 곳만 열어둔 채 발열 체크 등을 실시했다. 외부인 출입을 통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을 사전에 막기 위해서다.
“순복음교회, 대성전 1000명만 입장”
지난 23일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올린 뒤 맞은 첫 주말 교회는 방역에 총력을 다 하는 모습이었다. 마포구 홍대새교회 등 교회 발(發) 집단감염이 이어진 점도 한몫했다. 종교시설에 전체 좌석의 20% 인원만 입장할 수 있도록 하고, 예배 외 모임·식사를 할 수 없도록 한 지침을 지켰다.
여의도 순복음교회는 정부 지침보다 강화한 기준을 자체적으로 적용했다. 교회 관계자는 “대성전 수용인원은 1만 2000명이다. 정부 지침에 따르면 20%에 해당하는 2400명이 입장할 수 있지만 1000명만 입장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회는 식당으로 가는 길목도 바리케이드로 막았다.
또 다른 대형교회인 종로구 새문안교회 역시 방역수칙을 준수한 채 예배를 진행했다. 이 교회 관계자는 “대면 예배엔 480명이 참석 가능한데, 실제 참석자는 약 300명이었다”며 “오전 11시쯤 유튜브로 중계하는 예배를 1400명 넘게 시청했다”고 말했다.
천주교·불교도 방역 강화
천주교·불교 역시 방역수칙을 지키려고 노력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이날 낮 12시 중구 명동성당에서 ‘성(聖)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 탄생 200주년 희년 개막 미사’를 열었다. 인원이 몰리는 걸 방지하기 위해 유튜브로 미사를 생중계했다. 조계사는 이날 대웅전 법당에 스님 등 사찰 관계자와 신도를 합쳐 50명만 입장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원불교는 총 52개 시설 중 28곳에서 법회를 비대면으로 진행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는 이날 오전 “주말 종교활동 및 연말모임을 최대한 자제해달라”는 안내 문자 메시지를 발송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 19 확산을 막기 위한 모임 자제를 당부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 19 잠복기 등을 고려하면 거리두기 2단계 격상효과는 1~2주쯤 뒤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현재는 역학조사가 못 쫓아갈 정도로 코로나 19가 확산하고 있다. 사우나·헬스장·군대 등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있는 만큼 모임을 최대한 자제해달라”고 주문했다.
29일 0시 기준 코로나 19 신규확진자는 450명이다.
김지아 기자 kim.ji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