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인사이드] ‘에어쇼도 사이버 개최’ 코로나 시대 앞서가는 선진국, 한국은?

중앙일보

입력 2020.11.29 09:00

지난 18일 서욱 국방부 장관과 남영신 육군참모총장이 한 차례 연기 후 강행된 대한민국 방위산업전을 찾아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8일 서욱 국방부 장관과 남영신 육군참모총장이 한 차례 연기 후 강행된 대한민국 방위산업전을 찾아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전 세계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많은 것이 바뀌었다. 사람들의 움직임이 끊기고, 하늘을 메우던 항공편도 멈추고, 수많은 전시 행사도 취소됐다.

첨단 기술 덕분에 대면 수업 대신 원격 강의를, 대형 전시장에서 열리던 행사는 사이버 공간에서 열게 됐다. 하지만 한국에선 유독 현장 전시회를 고집하고 있다. 외국의 사례와 비교하면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매년 전 세계에서는 다양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가 열리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많은 행사가 줄줄이 문을 닫았다. 6월 초에 예정됐던 유럽 최대 지상 장비 행사 유로사토리와 7월 말에 예정됐던 판보로 에어쇼도 대표적 사례다.

행사 취소를 공지한 유로사토리 홈페이지 안내문 [유로사토리 홈페이지]

행사 취소를 공지한 유로사토리 홈페이지 안내문 [유로사토리 홈페이지]

유로사토리는 90여 개국 2000여 개 방산기업이 참여할 예정이었다. 판보로 에어쇼는 파리 에어쇼, 싱가포르 에어쇼와 함께 세계 3대 에어쇼로 불리는 대형 행사였다. 이들 행사는 한국 업체도 참가를 위해 많은 준비를 해왔던 터라 아쉬움이 컸다.

해외 대형 전시회 ‘사이버’ 전환

하지만, 실제 전시회 대신 첨단 기술을 이용한 가상 전시회로 전환한 경우도 많았다. 10월에 열릴 예정이던 미 육군협회(AUSA) 전시회는 가상 전시회로 전환됐다.

10월에 열릴 예정이던 해군 관련 행사인 유로나발과 5월에 열릴 예정이던 베를린 에어쇼도 가상 전시회로 열렸다. 베를린 에어쇼의 가상 전시회는 시간 제약도 넘었다. 5월 13일부터 7월 31일까지 꽤 오랜 기간 개최됐다.

베를린 에어쇼에 참여한 한 업체의 가상 전시관[ILA 베를린 홈페이지]

베를린 에어쇼에 참여한 한 업체의 가상 전시관[ILA 베를린 홈페이지]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 전쟁에서 무인기의 위력을 자랑한 터키가 개최하는 방위산업 전시회인 사하 엑스포도 11월에 가상 전시회로 열렸다.

사하 엑스포는 전시회 사이트 방문과 기업간 거래(B2B)와 기업-정부 거래(B2G) 상담은 내년 4월까지 5개월간 계속 연다는 계획을 세우는 등 시간과 공간 제약이 없는 가상 전시회의 장점을 활용하고 있다.

가상 전시회로 열리다 보니 전시회의 부속 행사로 열리는 회의도 온라인에서 열리는 웨비나로 열린다. 체코에서 열린 ‘2020 나토의 날’ 행사도 유튜브로 중계되는 등 군사 훈련과 시범도 온라인으로 소개됐다.

국내 방위산업계도 분주한 움직임

국내 방위산업계도 비대면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가상 전시회 및 상설 사이버 홍보관 마련에 나섰다. 첫 스타트를 끊은 것은 국내 방위산업체들을 대표하는 한국방위산업진흥회다.

한국방위산업진흥회는 방위사업청과 함께 국내 160여 개 회사 850개 품목을 온라인 카탈로그, 3차원 영상(3D) 그리고 가상현실로 접할 수 있는 온라인 방산 전시관(defense-korea.com)을 구축했다.

창원시가 개최한 이순신 방위산업전 온라인 전시관 [이순신 방위산업전 홈페이지]

창원시가 개최한 이순신 방위산업전 온라인 전시관 [이순신 방위산업전 홈페이지]

방위사업청의 방위산업 혁신 클러스터 시범사업에 선정된 창원시도 ‘2020 충무공 이순신방위산업전’(YIDEX)이라는 방산 전시회를 처음 개최하면서 국내 최초로 온라인 방위산업전으로 치렀다.

YIDEX는 국내 최초로 온라인 기반의 방위산업 B2B 전문 전시회로 열렸다.

YIDEX는 온라인 플랫폼(yidex.net)을 지난 1일부터 다음 달 31일까지 열고 한국으로 입국이 어려운 해외 바이어들이 한국 업체들과 접촉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또한 오아시스라는 기업 홍보 전시용 스튜디오를 마련해 해외에서 유튜브를 통해 최신 국산 장비를 볼 수 있도록 했다.

‘현장’ 고집하다 위기에 빠질 수도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위기에도 불구하고 행사를 강행한 곳도 있다. 9월 초에 열린 폴란드의 MSPO, 10월 초 불가리아의 HEMUS 등이 현장(오프라인) 전시회를 열었다. 하지만, 이들 전시회는 열리긴 했지만, 예전보다 짧게 진행됐다.

지난 18일 DX 코리아 개막 행사에 모여든 참석자 [연합뉴스]

지난 18일 DX 코리아 개막 행사에 모여든 참석자 [연합뉴스]

한국에서도 현장 행사를 강행한 전시회가 있다. 대한민국 방위산업전(DX 코리아)는 당초 지난 9월 초 열릴 예정이었으나 한 차례 연기돼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열렸다.

우여곡절 끝에 열린 DX 코리아는 외국에서 초대된 관계자 가운데 확진자가 나오면서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이들은 입국 단계에서 확인돼 행사에는 참여하지 않았지만 많은 이들이 불안에 떨었다.

외국과 국내의 다수의 전시회가 취소되거나 가상 전시회로 전환했다. 여기에 참석하는 해외 입국자에게는 2주 자가격리 원칙을 적용했다. 하지만 DX 코리아 참가 외국 대표단에는 자가격리를 면제하면서까지 행사를 강행한 이유가 무엇인지 의문이다.

게다가 행사 자체도 이전에 비해 많이 축소됐고, 정작 한국 무기를 보러 와야 하는 외국 참관단도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행사 강행이 필요했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크다.

일상이 될 비대면 시대 대비해야

지난17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꿈의 오케스트라 창단 10주년' 공연 리허설을 진행했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주최로 열린 이번 공연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무관중 온라인 생중계 했다.   무대 위에 연주자가 아닌 1인 크기의 엘이디(LED) 화면 60개를 세우고 전국 거점기관 18곳의 아동·청소년 단원 200명이 화면 속에 등장해 관현악을 연주했다. [뉴스1]

지난17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꿈의 오케스트라 창단 10주년' 공연 리허설을 진행했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주최로 열린 이번 공연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무관중 온라인 생중계 했다. 무대 위에 연주자가 아닌 1인 크기의 엘이디(LED) 화면 60개를 세우고 전국 거점기관 18곳의 아동·청소년 단원 200명이 화면 속에 등장해 관현악을 연주했다. [뉴스1]

외국에서 코로나19 백신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지만, 해외 업체들과 바이어들이 참석하는 전시회는 감염의 고리 역할을 할 수 있는 여지는 여전하다.

내년에 한국에선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가 열릴 예정이다. 이 밖에도 크고 작은 행사가 여럿 예정돼 있다.

앞으로 많은 전시회가 가상 전시회로 개최되고 학술회의도 웨비나로 대체될 것이다. 한국은 첨단 정보통신 기술을 자랑한다. 전시회를 가상 전시회로 개최하고, 이를 위한 플랫폼을 구축해 비대면 시대의 전시회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유럽과 미국에는 앞서 언급한 가상 전시회를 만든 외국 업체가 분주하게 내년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전시 플랫폼도 수출이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해 비대면 시대의 전시회 전략을 준비해야 한다는 지적에 귀 기울여야 한다.

최현호 밀리돔 대표·군사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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