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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살에 키 179cm 체중 75kg···3살때 이식한 심장, 더 힘찼다

중앙일보

입력

소아흉부외과 임홍국 교수, A군, 소아청소년과 김기범 교수의 모습. 사진 서울대병원

소아흉부외과 임홍국 교수, A군, 소아청소년과 김기범 교수의 모습. 사진 서울대병원

10년 전 심장 기능 저하로 사망 직전까지 갔던 3살 아기가 심장 이식 수술을 받고 건강하게 성장해 의료진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올해 13살이 된 A군은 서울대병원에서 소아일 때 이식 수술을 받은 후 장기 생존에 성공한 최초의 환자다.

A군은 2010년 11월 20일 수술을 받았다. 심장의 기능이 떨어져 신체에 혈액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는 ‘심부전’으로 심장이식이 필요한 상태였다. 비슷한 연령의 심장 공여자가 나타나는 경우가 드물어 생명이 위태로웠지만 우연히 공여자가 나타났고 A군은 수술대에 올랐다.

수술은 성공적이었고, A군은 수술 후 집중적으로 맞춤형 치료를 받았다. 10년이 지난 올해 11월 20일, 키가 훌쩍 자란 13살 소년은 다시 서울대 어린이병원을 찾았다. 소아 흉부외과에서 외래 진료와 심장 초음파 검사를 받기 위해서다. 수술 당시 체중은 14kg. 평균 수준이었다. 지금은 179cm, 75kg으로 자랐다.

지난해 병역판정검사 현황에 따르면 검사를 받은 성인 남성의 평균 키는 173.8cm였다. 이제 13세인 A군은 또래 학생보다 훌쩍 크게 자란 셈이다. 검사 결과 심장 기능도 정상인과 동일하게 안정적이었다.

해외 연구에 따르면 세계 심장이식 수술의 1년 생존율은 80%, 3년 생존율은 70~75%, 10년 생존율은 50% 정도다. 특히 소아 심장이식 수술의 경우 일반적으로 더 어렵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해 196건의 소아 심장이식 수술이 이루어졌다.

A군의 아버지는 “어린 아들이 그런 커다란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에 너무 안타깝고 가슴이 아팠다”며 “평범한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밝혔다.

당시 수술을 진행한 임홍국 교수는 “당시 팔뚝만 한 아이가 어느덧 이렇게 건강하게 자라 매우 대견하다”며 “소아 심장이식 수술의 장기생존 가능성을 직접 확인한 것으로 소아 심장이식 수술에 두려움을 갖는 부모님과 환아에게 희망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수술 후 맞춤형 치료를 진행한 김기범 교수는 “우리의 소아 심장이식 치료 수준이 세계 최고 수준임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이태윤 기자 lee.tae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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