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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끌어올린 수출, 이 환율에도 괜찮을까…지켜볼 변수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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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관련 이미지. 셔터스톡

수출 관련 이미지. 셔터스톡

연일 사상 최고 기록을 새로 쓰고 있는 우리 증시의 배경엔 돌아온 외국인 투자자가 있다. 27일 코스피는 2633.45로 마감했는데 월 초(2일 2300.16)와 비교하면 지수는 14% 넘게 올랐다. 이달 외국인의 누적 순매수액은 7조4300억원이다.

최근 외국인이 우리 주식을 많이 사들이는 데엔 환차익 유인도 있지만, 해당 업종이나 종목의 수출 상승에 대한 기대도 크다.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다른 경제지표들과 마찬가지로 나락으로 떨어졌던 수출은 3분기 이후 괜찮은 흐름을 보였다. 특히 이달 들어 20일까지의 일평균 수출액은 지난해보다도 7.6% 많다.

수출기업들에게 향후 경기에 대한 주관적 판단을 묻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9월 이후 오르고 있다. 수출기업 중 앞으로 업황 실적 등이 좋아질 거라고 보는 곳이 늘어났다는 얘기다. 자료는 한국투자증권 27일 보고서 중 일부.

수출기업들에게 향후 경기에 대한 주관적 판단을 묻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9월 이후 오르고 있다. 수출기업 중 앞으로 업황 실적 등이 좋아질 거라고 보는 곳이 늘어났다는 얘기다. 자료는 한국투자증권 27일 보고서 중 일부.

“코로나19 재확산·환율 하락에도 한국 수출 회복세 계속”

수출 회복세는 내년에도 지속될 수 있을까. 우선 ‘미국과 유럽에서 재확산세가 심각한데, 그들을 상대로 수출이 계속 잘 될 수 있을까’란 의문이 들 수 있다. 자본시장연구원의 강현주 연구위원은 “일정 부분 영향은 있겠으나 직접적으로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26일 열린 내년 경제 전망에 대한 브리핑에서다. 그는 “선진국에서 3월과 같은 수준의 전면봉쇄가 다시 나타나지 않는 이상 경제 실질에 있어서는 재확산이 없는 상태와 다를 바 없다”고 설명했다.

통상적으로 원화가치 상승(원·달러 환율 하락)은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려 수출기업에 부담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27일 원화가치는 달러당 1103.2원까지 오르며 3일 연속 상승 마감했다(환율은 내림). 김효진 KB증권 연구원은 경기 회복이나 확장국면에서의 원화 강세는 꼭 수출기업에 악재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 김 연구원은 “환율 하락기인 2016년 3월~2018년 3월과 환율 상승기인 2018년 4월~2019년 8월의 수출증가율을 비교하면 하락기(+18.6%)가 상승기(-9.5%)보다 양호했다”고 분석했다.

달러보다 원화가치가 오르면 수출기업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경기 회복이나 확장국면에서의 원화가치 상승은 수출증가를 누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는 27일 KB증권 보고서 내용 중 일부.

달러보다 원화가치가 오르면 수출기업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경기 회복이나 확장국면에서의 원화가치 상승은 수출증가를 누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는 27일 KB증권 보고서 내용 중 일부.

단순히 원화와 달러만 비교할 게 아니라 우리와 경쟁하는 나라들의 통화가치도 함께 봐야 할 필요도 있다. 임혜윤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독 원화가치만 상승하는 것이 아니고 경쟁국 수출물가도 같이 오른다면 수출 둔화 가능성은 작다”고 했다. 달러화 대비 강세 폭은 위안화(+5.8%)·원화(+4.5%)·엔화(+3.9%) 순이다.

미국 제조업·소비 둔화는 변수…추가 부양책에 주목 

물론 앞으로의 수출 회복에 대해 낙관적 전망만 있는 건 아니다. 미국의 제조업 체감경기는 한국 수출의 미리보기 지표라고도 할 수 있는데, 당장 다음달 1일 발표될 미국의 11월 ISM제조업지수는 둔화될 거란 예상이 시장에선 지배적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에서도 코로나19가 맹위를 떨치고 있어 지수는 전보다 내려갈 수 있다”면서 “신규 주문과 재고지수 간 차이(스프레드)는 한국의 수출 증가율과 동일한 궤적을 그려왔기에 이 부분을 잘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미국이 얼마나 소비할 수 있느냐도 변수다. 전미소매협회는 올 연말(11~12월) 쇼핑시즌 소비가 지난해보다 3~5%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지만, 그 이후가 문제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경제활동인구의 감소 영향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연말 쇼핑시즌 이벤트를 지나면서 추가적인 부양 조치가 뒤따르지 않을 경우 미국 소비의 둔화 기울기가 가팔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문현경 기자 moon.h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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