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난 아르헨티나의 축구 영웅 디에고 마라도나의 마지막 배웅 길에 100만명 이상의 아르헨티나 국민이 몰릴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BBC, 아르헨티나 현지 매체 등이 26일(현지시간) 전했다.
마라도나의 시신은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대통령궁에 안치돼 있다. 이날 오전 6시께 일반인들의 조문이 시작됐다. 조문이 시작되기 전인 밤부터 이미 대통령궁 앞에는 팬들이 자리를 잡고 줄을 섰고, 조문객 숫자는 더 늘어났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EFE통신에 따르면 대통령궁 주변에는 수만 명의 추모 인파가 3km 넘게 줄을 늘어섰다. 아르헨티나 당국은 마라도나를 위한 국가 애도 기간인 3일 동안 100만명에 이르는 이들이 이곳을 방문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마라도나의 관은 아르헨티나 국기와 그의 등 번호 10번이 쓰인 유니폼으로 덮여 있다. 관 주변으로 수많은 유니폼이 산더미처럼 쌓였다. 모두 추모객들이 마라도나를 기리며 던져두고 떠난 옷들이다.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도 조문 행렬에 참석해 마라도나의 관 위에 그의 첫 프로축구선수 입단 팀이었던 아르헨티나 주니어 팀 유니폼을 덮었다.
AP통신에 따르면 일반 조문객의 발길이 이어지기에 앞서 마라도나의 전 부인과 자녀들, 팀 동료와 축구선수들도 그를 배웅했다. 전처인 클라우디아 비야파네와 두 딸 달마, 지아니나와 함께 마라도나와 작별의 인사를 나눴다. 또 다른 전처인 베로니카 오헤다와 아들 디에기토 페르난도가 조문했다. 1986년 월드컵 우승팀 당시 동료였던 오스카 루게리 등 과거의 동료들도 마라도나 추모 행렬의 맨 앞에 섰다.
현지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이날 조문 과정에서 추모를 위해 모인 군중이 두 차례 충돌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아르헨티나의 축구 영웅 '신의 손' 마라도나는 지난 3일 뇌수술을 받은 뒤 회복 중이었다. 지난 25일 부에노스아이레스 교외의 자택에서 60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