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10위 충격 한화, 스토브리그 1착 출발

중앙일보

입력 2020.11.27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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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극한직업’이라고 적힌 팻말을 든 한화팬. 올 시즌 최하위 한화는 한창 쇄신 중이다. [연합뉴스]

‘극한직업’이라고 적힌 팻말을 든 한화팬. 올 시즌 최하위 한화는 한창 쇄신 중이다. [연합뉴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격동의 겨울’을 맞이했다. 박찬혁(48) 신임 대표이사와 정민철(48) 단장을 구심점으로 팀 혁신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가을야구 기간 물갈이 조기 돌입
선수 개인면담 통해 11명 내보내
감독에 밀워키 코치 출신 수베로
FA 시장서 추진력 보여줄지 관심

변화 폭이 무척 크다. 한화는 곧 창단 후 첫 외국인 사령탑을 맞아들인다. 카를로스 수베로(48) 전 미국 프로야구(MLB) 밀워키 코치가 신임 감독 내정자다. 수베로 전 코치는 선수 경력이 화려하지 않고, MLB 감독 경력도 없다. 대신 오랜 기간 마이너리그 팀 지휘봉을 잡고 선수 육성과 팀 리빌딩에 능력을 보였다. 그동안 유명 감독이나 팀 레전드 출신 사령탑을 선호했던 한화로서는 큰 결단이다.

예고됐던 개혁이다. 한화는 올 시즌을 최하위로 마쳤다. 창단 후 첫 10위였다. 시즌 도중 18연패에 빠져 역대 최다 연패 신기록을 수립하는 불명예도 남겼다. 한용덕 전 감독은 개막 30경기 만에 중도 퇴진했다. 시즌 막바지에는 한화 육성군에서 프로야구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와 곤욕을 치렀다. 그 과정에서 박정규 전 대표이사가 사임했다. 총체적 난국이 따로 없었다.

프런트와 선수단의 수장이 모두 자리를 비운 상황에서, 정 단장이 결단을 내렸다. 정규시즌 종료와 동시에 대대적인 팀 쇄신을 시작했다. 주전 외야수 이용규, 내야수 송광민, 투수 안영명 등 선수 11명에게 재계약 불가를 통보했다. 한화의 영구결번 레전드인 송진우, 장종훈 코치도 다른 코치 7명과 함께 재계약 불가 대상에 포함됐다.

정 단장이 읍참마속의 마음가짐으로 방출 대상 전원과 일대일로 면담했다. 타 구단 관계자는 “이 정도 규모로 선수단을 대거 정리하면, 어느 정도는 외부에 알려질 만한 진통이 일기 마련이다. 한화 레전드 출신인 정 단장이 직접 설득 과정을 거치면서 잡음을 최소화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한화는 박찬혁 대표가 16일 취임하자 곧바로 새 감독 선임에 속도를 냈다. 국내 인사와 외국인을 포함한 후보 6인을 신중하게 검토한 뒤, 최종 후보를 3명으로 압축했다. 정 단장이 21일 미국 행 비행기에 올라 이들 중 1순위 후보를 직접 인터뷰했다. 긍정적인 결과를 들고 26일 귀국했다. 한화는 아직 “확정된 건 없다. 압축된 후보 3인 중 최종 결정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야구계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들은 “수베로 전 코치가 이미 최후의 1인으로 남았다. 3년 계약에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외국인 감독은 대부분 수석 코치와 투수 코치만 대동하고 한국에 온다. 구단이 다른 보직 코치를 최대한 빨리 영입할 계획이다. 한국시리즈 종료 직후 조성환 두산 베어스 수비코치가 감독보다 먼저 한화에 합류했다. ‘강팀 DNA’를 수혈하기 위한 전략이다. 조 코치는 선수 시절 외국인 사령탑인 제리 로이스터(전 롯데 자이언츠) 감독과 함께 뛴 경험도 있다.

전력 보강도 중요한 과제다. 올해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유독 굵직한 선수가 쏟아져 나와 더욱 그렇다. 물론 지갑이 두둑한 건 아니다. 코로나19로 인한 무관중 시즌 여파로 구단들 금고가 동났다. 그러나 추진력 강한 박 대표와 정 단장이 합심하면, 기대 이상 결과를 끌어낼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화가 ‘진짜’ 달라지고 있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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