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알츠하이머 치료제 4~5년내 개발 기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5면

26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디멘시아포럼엑스(DFx) 코리아’에서 야콥 할그렌 스웨덴 대사가 실비아 왕비의 축전을 읽고 있다. 임현동 기자

26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디멘시아포럼엑스(DFx) 코리아’에서 야콥 할그렌 스웨덴 대사가 실비아 왕비의 축전을 읽고 있다. 임현동 기자

“현재는 알츠하이머 치료의 ‘터닝포인트’(전환점)다. 많은 신약이 개발되고 있어 미래가 밝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자유대의 필립 셸튼 알츠하이머센터장의 말이다. 그는 2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국제 치매포럼 ‘디멘시아포럼엑스(DFx) 코리아’에 온라인으로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셸튼 센터장은 최근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 현황을 소개했다. 그는 의료 전문가·기관의 순위를 매기는 ‘익스퍼트스케이프(Expertscape)’에서 알츠하이머 전문 지식인 6위에 오른 인물이다.

국제 치매포럼 DFx 코리아 개최 #최신 치료제 개발 동향 등 논의 #“세계 치매 환자 올해 5000만명 #10~20년 안에 급속히 증가할 것”

셸튼 센터장은 이날 영상 인터뷰에서 “기존에 알츠하이머 치료를 주도하던 미국·유럽 외에 한국·중국 등이 새로운 치료 기법으로 도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알츠하이머 신약 개발이 수십년째 제자리걸음인데 4~5년 안에 치료제가 나오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한국의 젬백스앤카엘이 개발 중인 알츠하이머 치료 후보물질(GV1001)에 주목했다.

셸튼 센터장은 “최근 임상시험 2상에서 GV1001을 투여한 환자군에서 의미 있는 호전을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게 희망적이고 중요한 이유는 그동안 알츠하이머 중증환자에서 이런 결과를 보인 적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GV1001은 성공할 가능성이 큰 약물”이라며 “앞으로 유럽에서 진행할 임상시험에서 도움을 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현재 치매 치료제 후보로 가장 앞서 있는 것은 미국 바이오젠의 ‘아두카누맙’이다. 셸튼 센터장은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신약 허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기존에는 치매 치료법으로 뇌에 생기는 찌꺼기를 없애는 데 주력했다. 이 찌꺼기는 치매의 원인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환자에게서 아예 찌꺼기가 생기지 않게 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원래는 항암제로 개발했던 GV1001에서 연구자들은 항염·항산화와 세포보호 효과 등에 주목하며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이날 포럼에서 전문가들은 “치매가 세계 공동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국제알츠하이머병협회(ADI)의 파올라 바바리노 대표는 “세계적으로 치매 환자는 올해 기준 약 5000만 명”이라며 “치료 비용은 1조 달러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그는 “문제는 이 수치가 10~20년 안에 급속하게 증가할 것이란 점”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응하느라 치매 진단율이 낮아졌다. 치료와 지원도 덩달아 늦어졌다”고 전했다.

치매를 이기는 가장 좋은 방법은 조기 발견을 통한 치료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스웨덴은 일찌감치 국가치매책임제를 실시하고 있다. 스웨덴의 실비아 왕비는 1996년 왕립 치매센터인 ‘실비아헴메트’를 설립했다. 스웨덴 왕실은 치매센터에서 축적한 경험과 노하우를 해외에도 전달하기 위해 ‘스웨디시케어인터내셔널’(SCI)을 세웠다. DFx는 스웨덴 왕실 후원으로 2년마다 스톡홀름에서 개최했다. 2018년에는 일본, 올해는 한국에서 행사를 열었다.

실비아 왕비는 영상으로 보내온 축전에서 “이번 DFx 코리아가 치매 극복의 성과를 공유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27일까지 이어진다. 홈페이지(k-dementia.com)에서 사전등록하면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