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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도나, 이 경기로 '축구의 신'과 '신의 손' 별명 함께 얻었다

중앙일보

입력

1986년 멕시코월드컵 당시 아르헨티나 마라도나(왼쪽)가 잉글랜드와 8강전에서 손으로 골을 넣고 있다. AP=연합뉴스

1986년 멕시코월드컵 당시 아르헨티나 마라도나(왼쪽)가 잉글랜드와 8강전에서 손으로 골을 넣고 있다. AP=연합뉴스

'아르헨티나 축구 영웅' 디에고 마라도나가 25일(현지시간) 심장마비로 별세했다. 향년 60세.

라나시온 등 현지 언론은 마라도나가 이날 오후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근교 티그레의 자택에서 숨졌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9대의 구급차가 현장에 도착했으나 마라도나의 심장을 다시 뛰게 하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마라도나는 전 세계 가장 위대한 축구 선수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고국 아르헨티나에서는 전설로 불렸다. 특히 1986년 멕시코 월드컵 결승전에서 팀을 우승으로 이끌며 국민 영웅 반열에 올랐다.

디에고 마라도나가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리고 있다. AP=연합뉴스

디에고 마라도나가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리고 있다. AP=연합뉴스

마라도나는 아르헨티나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A매치 91경기에 출전해 34골을 넣었다. 34차례의 골 중 가장 많은 관심과 논란을 일으킨 골도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나왔다.

마라도나는 잉글랜드와 맞붙은 8강전 후반 6분, 상대 골키퍼와 1대 1 경합을 벌이다 손을 들어 올려 골을 넣었다. 헤더골로 선언됐으나 실제로는 마라도나의 왼손에 맞은 핸드볼 반칙이었다.

마라도나는 해당 골을 넣은 지 4분 후 추가 골을 성공시키며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후 마라도나는 의도적으로 손을 뻗었다면서 "내 머리와 '신의 손'이 함께 만들어낸 골"이라고 시인했다. 축구에서 '신의 손'이라는 용어가 언급된 것은 이때가 최초였다.

마라도나는 국제축구연맹(FIFA)이 비디오판독(VAR·Video Assistant Referees) 시스템을 도입하자 2017년 지지 의사를 밝히며 "VAR이 도입됐을 때 그때 일이 떠올랐다"며 "당시 VAR이 있었다면 그 골은 무효처리 됐을 것이다"이라며 ‘신의 손’ 사건을 재차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사실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소련과의 경기에서도 공을 처리할 때 손을 사용했는데 주심이 보지 못해 넘어갔다"라며 "이제는 이런 모습들이 경기에서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고백했다.

디에고 마라도나가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디에고 마라도나가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축구의 신’ 마라도나는 은퇴 이후에도 '신의 손'이라는 호칭에서 자유롭지 못했고 이날 별세 소식에도 국내외 언론은 "'신의 손' 마라도나, 신의 곁으로 가다"식의 보도를 내놓았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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